이상엽의 '마음'으로 찍는 사진
By mywank
    2010년 07월 17일 09:1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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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전, 장롱 안에 고이 간직하던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는 경우란 대부분 졸업식이나 소풍 때였다. 이때 찍은 사진들은 앨범에 고이 간직되고 있는데, 사진에 담긴 인물들은 세월이 흘러도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며 우리를 추억에 빠지게 한다.

   
  ▲표지

하지만 이 사진들이 잘 찍혔는가는 다른 문제다. 아버지가 찍은 사진의 나는 사진 중앙에 서 있고 어정쩡한 자세를 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진을 찍을 때면 프레임 안에서 어떻게 구도를 잡을지 고민하고 사진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느낀다.”- 본문 중

최근 출간된 『사진가로 사는 법』(이매진, 13,000원)는 어떻게 하면 사진을 더 잘 찍을까 라는 ‘기법’에 관한 책은 수없이 나왔지만, 정작 ‘어떤 사진을 찍어야 하는가’를 성찰하게 하는 책은 드물다는 점을 지적한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상엽 씨가 쓴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진을 찍을 때 기술보다 ‘마음’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카메라 기종이 어떻고, 렌즈가 어떻고, 노출이 어떻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저자는 사진을 통해 고민하고, 이야기를 건네고, 나 자신을 드러내며, 피사체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라고 주문한다.

기술적으로 화려하게 찍은 사진보다, 서툴러도 가족들의 화목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 더 뭉클하게 와 닿는 것처럼, 이 책도 독자들로 하여금 단순히 좋은 광경을 향해 셔터를 누르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무엇을 렌즈에 담아야 하고, 사진이라는 매체가 어떤 구실을 하는지, 사진가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사색하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는 ‘사진가 이상엽의 리얼 포토 레시피’다. 사진을 끝없이 고민하고 탐구하는 것이 사진가로서 갖춰야 할 진정한 사진 기술이기 때문이다. 1부 ‘사진가의 노트’에서는 이상엽이 20년간 사진가로 살면서 빼곡히 적은 사진 노트를 들춰보고, 2부 ‘사서 고생하기’는 디카에 밀려 존재가 희미해진 필름 카메라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3부 ‘사진가가 사는 법’은 김옥선, 강영호 씨 등 12명의 사진가들이 무엇을 고민하며 사는지를 들려준다. 순수 사진, 상업 사진, 보도 사진, 영화 스틸 사진 등 각기 다른 현장에서 활동하는 개성 넘치는 사진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자신이 어떤 사진을 지향하는 사진가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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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이상엽

: 다큐멘터리 사진가. 8년 넘게 다큐멘터리 사진 전문 웹진 <이미지프레스>를 운영했고, 네이버 ‘오늘의 포토’ 심사위원을 지냈다. 지금은 <프레시안>에서 기획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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