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수신료 인상은 조중동 뇌물용"
        2010년 06월 30일 11:55 오전

    Print Friendly

    최근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2라운드’가 펼쳐지고 있다. 미디어법을 강행 처리하고 주요 언론사에 자신들의 측근을 포진시키더니, 이제 KBS 수신료 인상을 통해 종합편성채널에 진출하려는 조중동에 광고를 몰아주려고 한다. 또 ‘낙하산 사장’이 안착한 MBC에서는 지역 MBC 통·폐합(광역화)을 추진하면서 ‘사영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최근 언론 현안에 대해, 조준상 신임 언론개혁시민연대(이하 언론연대) 사무총장은 “이명박 정부에 언론정책이 있는지 모르겠다. ‘언론장악’도 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라며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국회 추천을 받아 사임한 양문석 전 사무총장에 이어, 지난 8일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임되었다.

    "현 정부 유일한 언론정책은 ‘장악’"

       
      ▲ 지난 8일 신임 언론연대 사무총장이 된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장 (사진=손기영 기자)

    현재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는 조 사무총장은 <한겨레>, <OBS>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실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미디어법 사태’ 당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에서 야당 측 위원으로 활동한 대표적인 언론전문가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KBS 수신료 인상 문제와 관련해, 조 사무총장은 “조중동에 뇌물로 바치려는 게 수신료 인상의 실체”라고 비판한 뒤 그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현재 KBS 수신료 인상은 조중동이 진출하려는 종합편성채널에 먹을거리를 만들어 주려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래서 수신료 인상의 목적을 KBS 2TV 광고 폐지에 두고 있는 것”이라며 “KBS 외부에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어, 거기에서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과 여부를 논의하는 게 맞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최근 언론연대는 미디어행동, 네티즌단체 등과 함께 ‘KBS 수신료 인상 저지 100일 행동’을 결정해, KBS 수신료 인상 반대 서명운동, KBS 앞 1인 시위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KBS 수신료 인상이 강행했을 때를 대비해 ‘수신료 거부 매뉴얼’도 만들고 있다.

    이 밖에도 ‘MBC 사태’와 관련해, 조 사무총장은 “‘MBC 장악’ 2라운드는 지역 MBC에 실효성 없는 광역화가 이뤄지면서 MBC가 ‘사영화’되는 것”이라며 “MBC에는 현 정권에 비판적인 상식 있는 언론인들이 많기에, MBC 사영화에 대한 정권의 의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진주, 마산 MBC에 대한 강제적인 통폐합 시도는 그 첫걸음”이라고 지적했다.

    조준상 언론연대 사무총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29일 오후 프레스센터에 있는 언론연대 사무실에서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되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최근 언론개혁시민연대(언론연대)의 신임 사무총장이 되었다. 언론연대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조준상 = “지난 1998년에 만들어졌다. 일반 시민단체, 언론운동단체, 언론현업인단체의 상시적인 협력을 위해서 만들어졌다. 이들이 상시적인 연대적인 틀로 묶인 것은 당시가 최초였다. 크게는 신문개혁, 방송개혁, 시민미디어 육성 등 3가지 분야로 나눠 활동해왔다. 신문법, 통합방송법 제정에 힘을 보탰고, 시민미디어와 관련해 RTV 탄생이라는 결실을 이뤄냈다.”

    – 노무현 정권 당시도 언론 운동단체들과 정권 사이에는 여러 가지 충돌이 되는 지점이 많았던 걸로 알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 정책 방향과 주요 내용 그리고 문제점을 말해 달라. 노 정권과 같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참여정부는 KTV 설립, 현 정부는 기성방송 장악

    조준상 = “참여정부와 가장 많이 부딪친 단체는 언론노조와 언론연대일 것이다. 우선 참여정부가 문제의식은 좋았지만 기자실을 (개방형) 브리핑룸으로 전환하려고 것에 대해 부딪혔다. 당시 언론연대는 정보공개청구법 개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미 FTA 문제와 관련해, 언론분야 개방에 대해서도 부딪힌 바 있다.

    이명박 정부에 언론정책이 있는지 모르겠다. ‘언론장악’도 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 정책이 없다고 본다. 참여정부와는 달리 이명박 정부는 언론을 도구주의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다. 참여정부의 언론정책은 신문 산업에 대한 진흥이 확고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든지, 참여정부든지 정권의 일반적인 속성은 자신의 정책을 비판하지 않고 잘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참여정부는 이런 욕망이 KTV 탄생이라는 모습으로 나타났지만, 이명박 정부는 언론을 ‘장악의 대상’으로 만들어 버렸다.”

    – 현재 언론 상황이 아주 안 좋은 것 같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매년 발표하는 언론자유지수는 2007년 39위에서 2009년 69위로 떨어졌다. 한국 언론 상황을 개괄적으로 평가해 달라.

    조준상 =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언론의 자유가 어디까지 후퇴했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다. 엄청나게 후퇴한 건 사실이다. 방송은 관제체제로 회귀했다. 주요 신문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정권의 노예가 되었다. 결국 국민들의 말하고 듣고 모일 권리도 위축되었다.

    즉 진실이 제대로 전달되거나 알려지기 위한 소통의 구조가 마비되어 버렸다.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게 6.2 지방선거 결과다. 국민들의 말하고 듣고 모일 권리가 위축되니까, 국민들은 자신들의 의사를 선거에서 표로 보여준 것이다.”

    – 최근 공공미디어연구소, 미디어행동, <한겨레>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80.2%, 언론전문가의 58.3%가 KBS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이 수신료 인상을 강행하려는 의도는 무엇이라고 보나?

    KBS 수신료 인상은 2TV 광고를 조중동방송에 주기 위한 것

    조준상 = “KBS의 수신료 인상은 공영성 강화가 1차적인 목적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수신료 인상은 조중동이라는 신문들이 진출하려는 종합편성채널(종편)에 먹을거리를 만들어주려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KBS 수신료 인상의 목적을 KBS 2TV 광고 폐지에 두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KBS 2TV 광고를 종편에 몰아주기 위해 ‘수신료 인상’이라는 외피를 두른 것이다. 결국은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조중동 방송’의 먹을거리를 지원하는 것이다. 국민들의 수신료를 조중동에 뇌물로 바치려 게 수신료 인상의 실체다.”

    – 최근 KBS 수신료 인상 논란에 대해 조중동은 침묵하고 있다. 하지만 2007년 참여정부가 KBS 수신료 인상을 추진했을 때, 조중동은 사설 등을 통해 KBS의 편향 보도와 방만 경영을 이유로 수신료 인상 시도를 비난한 바 있다. 당시의 모습과 대비가 되는데?

    조준상 = “그런 사례는 수신료 문제만이 아니다. 그래서 조중동은 기본적으로 언론이 아니다. 신문의 탈을 쓴 사익추구 집단인 것 같다. 예전에는 조중동을 수구신문 정도로 생각했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조중동의 모습을 볼 때, 이제는 그런 표현조차 맞지 않다고 본다.”

       
      ▲ 사진=손기영 기자

    – 공영방송의 존립 근거와 안정적 재원 마련 등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KBS 수신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조준상 = “참여정부 시절 KBS와 이명박 정부 시절 KBS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참여정부 시절 KBS는 공영방송이고 기자, PD들의 제작 자율성이 보장되었다. 반면 이명박 정부 들어 KBS는 관제방송이고, 기자 PD들의 제작 자율성이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KBS는 지난해에 약 700억 원, 올해 상반기에는 약 900억 원 흑자를 내고 있다. KBS가 하고 싶은 사업이 있으면 지난해와 올해의 흑자를 잘 활용하면 될 것이다. 디지털방송 전환 비용 역시 KBS가 국고 보조금을 신청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KBS 수신료 인상의 목적이 2TV의 광고를 폐지해 이를 조중동이 진출하려는 종편에 몰아주려는 것이기 때문에, 동의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또 수신료를 지원받는 곳의 이사회가 이를 심의·의결하는 현행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KBS 외부에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어, 거기에서 수신료 인상 필요성과 그 여부를 논의하는 게 맞다고 본다.”

    수신료 문제는 외부 기구에서 논의 결정해야

    – 현재 추진되고 있는 KBS 수신료 인상 움직임에 대한 언개련 차원에서, 혹은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 대응 계획이 있으면 밝혀 달라.

    조준상 = “최근 언론연대와 미디어행동은 네티즌들과 함께 ‘KBS 수신료 인상 저지 100일 행동’을 결정해 서명운동, KBS 앞 1인 시위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이전에 케이블방송 요금이 인상되었을 때 싸웠던 지역의 주민단체들과 공동행동을 하기 위한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KBS 수신료 인상이 강행했을 때를 대비해 ‘수신료 거부 매뉴얼’도 만들고 있다.”

    – KBS는 △2014년까지 1,100명 감축 △편성본부 편성센터로 축소 등 5부·3센터로 전환 △보도본부에 시사제작국 신설 등 기자·PD 직종 간 통폐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발표하자 구성원들의 반발이 크다. 향후 KBS에 어떤 문제들이 발생될 것으로 보나?

    조준상 = “가장 우려되는 점이 보도본부에 시사제작국을 신설한다는 내용이다. KBS는 이번 구조조정의 명분으로 ‘게이트키핑(뉴스를 취사선택하는 일)’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게이트키핑은 사실상 ‘검열’이다. 현 정권의 불리한 보도를 게이트키핑하겠다는 것이다.

    방송에서 신문사 기자와 가장 유사한 업무패턴을 보이는 게 시사교양 PD다. 그래서 (정부가) 보도본부에 시사제작국을 집어넣으려는 것이다. 이번 구조조정안은 저널리즘의 강화의 목적이 아니라, 심층탐사 보도를 할 수 있는 저널리즘을 옥죄기 위한 의도가 있다. 앞으로 KBS에서 관제방송화가 더욱 심해질 것 같다.”

    – 최근 MBC에서는 김재철 사장 퇴진 총파업에 나섰다는 이유로 이근행 본부장이 해고되고, 전국 MBC에서 1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대량으로 징계를 받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방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정권이 사측을 통해 강경책을 들고 나선 배경은 무엇으로 보나?

    MBC 장악 2라운드… 연대파업 가능성은 낮아

    조준상 = “이근행 MBC 본부장 해고 등 ‘MBC 장악’의 1라운드가 끝났다. 이제 2라운드는 지역 MBC에 실효성 없는 광역화가 이뤄지면서 MBC가 ‘사영화’되는 것이다. MBC에는 현 정권에 비판적인 상식 있는 언론인들이 많기에, MBC 사영화에 대한 정권의 의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진주, 마산 MBC에 대한 강제적인 통폐합 시도는 그 첫걸음이다.”

    – ‘김우룡 사태’ 이후, 방송문화진흥회에는 대통령과 고대 동문이자, 기업가 출신인 김재우 씨가 신임 이사장으로, 소망교회 집사이자 영남 출신인 임진택 씨가 신임 감사로 선임되는 등 ‘고소영 라인’이 구축되고 있다. 이명박이 주요 언론사에 측근들을 포진시키는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조준상 = “결국은 MBC를 장악을 하려는 것이다. 도구주의적인 관점에서, MBC를 장악하고 정권에 불리한 내용이 보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인 김재우 씨를 방문진 이사장으로 앉힌 것 역시, MBC를 사영화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의지가 변함이 없음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 언론노조가 MBC 본부 집행부 중징계가 이뤄질 경우 연대파업을 결의하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이며, MBC 본부도 총파업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또 KBS 본부는 오는 30일까지 임단협 협상이 결렬될 경우 곧바로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고, SBS 본부도 지난 3월 총파업 투표를 가결시킨 상태인데 ‘방송 3사 연대파업’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해 말해 달라.

    조준상 = “방송 3사 연대파업은 필요하지만, 현재 각 방송사 노조들이 ‘각개약진’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낮을 것 같다. 이와 별개로 KBS 본부의 총파업은 KBS 수신료 싸움과 관련해 변수가 될 것 같다. KBS 본부가 총파업을 벌이면서 ‘2TV 광고 폐지’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함께 내건다면 외부에서 수신료 싸움을 하고 있는 시민단체들과 연대 고리가 형성될 것이다.”

    – SBS가 올해 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이어,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독점중계’에서 나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평가해 달라.

    조준상 = “언론연대는 SBS 독점중계 대신 ‘단독중계’라는 표현을 쓴다. 스포츠 중계권 문제는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들의 진흙탕 싸움, 이전투구의 장이었다.

    스포츠 중계권이 처음으로 지상파 방송 이외의 곳으로 넘어간 건 지난 2006년이다. 당시 KBS는 올림픽·월드컵 축구 아시아지역 예선경기 중계권 즉 ‘AFC 패키지’를 코리아 풀을 깨고 스포츠 마케팅사인 ‘IB 스포츠’로부터 단독 재구매하는 등 약속을 어긴 적이 있다.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들 간에) 그런 사례는 비일비재했다.

    SBS의 단독중계로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중복편성 문제가 없어졌다. 시청자들이 편성의 자유를 누리게 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SBS는 지나치게 상업적인 모습을 보였다. 호텔 등에서 월드컵 중계방송을 틀려면 돈을 내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SBS는 단독중계를 통해 이득을 챙겼지만, SBS라는 브랜드 이미지는 크게 훼손된 것으로 본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