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민주 야권통합' 탄력 받나?
        2010년 06월 30일 11:4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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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선거 이후 진보진영에서 다양한 정치세력 재편논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 ‘보편적 복지’를 기반으로 한 ‘비민주 야권통합’을 추진하는 모임이 눈길을 끌고 있다. 민주당을 제외하고, 개혁과 진보를 내세우는 정당들이 합쳐 당을 만들자는 구상으로, 이 모임에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의 주요 인사들도 참여해 주목된다. 

    "11월, 진보통합 추진대회 예정"

    복지국가소사이어티와 사회민주주의연대는 지난해부터 ‘시민회의’를 구성해 준비해왔으며, 여기에 2010연대를 이끌었던 인사들과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신필균 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노혜경 시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7월 말 진보 진영의 인사 200~300명이 주축이 된 발기인 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주대환 사민주의연대 대표는 이 모임에 “두 단체 외 정계 원로와 지식인, 비민주 군소 야4당의 간부들, 시민운동가 등이 참여하고 있다”며 “시민회의가 정당을 만들기 위해 조직된 단체는 아니고, 야권 정계개편을 돕고 방향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대표는 “정당 간의 통합은 당사자들이 하는 것으로 우리가 촉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넓은 시각으로 4당의 공통분모인 ‘역동적 복지국가’를 중심삼아 야당이 모두 모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출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시민회의는 ‘담론’을 생산하는 단체 정도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향후 시민회의가 ‘비민주 야권연대’에 주체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상현 2010운영위원은 최근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5+4’는 이제 진보대통합 논의에 맞게 ‘4+1 연석회의’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회의가 ‘1’로서 야권통합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시민회의 측에서는 오는 11월 ‘진보대통합 추진대회’까지 연다는 계획이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주대환 대표는 “아직 향후 어떤 계획도 잡혀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발기인대회 이후 내부 토론을 통해 향후 계획 등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인 자격?

    주목되는 것은 이 시민회의에 4당의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이수호, 최순영 최고위원, 진보신당 정종권 부대표,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국민참여당 김영대 최고위원이 이 단체에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개인 자격’ 참석을 강조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정당 지도부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면 시민회의가 야권 정계개편 추진체로서의 입지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대환 대표는 “현재 준비위원회 30여명 중 개인적으로 참여한 야4당 간부들과 당원들이 10여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모두 이와 관련돼 당의 공식적인 논의나 결정을 내린 바 없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언론보도를 보고 (시민회의를)알았다”며 “개인 자격으로 포럼에 참석하는 것까지 당이 말릴 수 없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도 “당의 공식적 결정을 통해 시민회의에 정 부대표가 참여한 것은 아니”라며 “대표단 내에서 보고사항으로 공유가 된 수준이며, 아직 시민회의의 정확한 입장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당도 거기에 대한 어떠한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는 “진보신당만의 성장 발전이든, 진보정치의 연합과 재편을 통한 발전이든 그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밝혀왔다”며 “시민회의가 이제 수면 위로 올라올 만큼 진보신당은 당 노선 관련 논쟁 가운데 이에 대한 공식적 논의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회주의적인 민주당을 넘어서"

    진보통합을 강조해 온 정성희 혁신과 소통연구소장은 “이수호 최고위원 등이 진보의 외연을 넓히고 조직하는 것은 긍정적이며 이것은 지난 민주노동당 중앙위에서 결정된 당의 진보대통합 방침과 전혀 어긋나지 않는다”며 “노동중심성을 강화하고 복지뿐 아니라 자주, 평등, 평화, 생태 등 다양한 가치를 제시해야 하지만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역시 지난 달 <프레시안>기고를 통해 “역동적 복지국가를 중심으로 민주당을 제외한 야4당이 새로운 야당을 형성해 한나라당에 맞서야 한다”며 “‘역동적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은 진보정치세력이 절박한 민생불안을 해결하고 기회주의적인 민주당을 넘어 집권세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6.2 지방선거가 끝난 뒤 2012년과 이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진보개혁진영의 ‘정계 개편’ 논의가 수면 위아래에서 다양한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실체를 지닌 ‘단위’가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회의’의 움직임은 주목받을 만하다.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도 ‘진보적 자유주의’, ‘복지 국가’ 등의 담론을 내세우며 진보개혁진영의 범야권 통합을 주장하고,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진보 양당의 통합의 필연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하고 나오는 등 범야권의 재편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각 당 내부 뜨거운 논쟁될 듯

    특히,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그리고 진보신당 등 주요 정당들이 지도부 선거에 돌입해 있거나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야권의 재편 논의가 당내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이는 이른바 ‘연합정치’ 논쟁이 보다 대중적으로 확산될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경우 주요 당직자들과 상당수 당원들이 당의 독자성 강화를 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연합정치에 대해 비판적이거나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각 당의 내부 논의 과정에서 뜨거운 논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진보신당 홈페이지에는 당원들이 정 부대표의 ‘시민회의’ 참여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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