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우롱하는 발레오, 세계적 망신"
By 나난
    2010년 06월 14일 10: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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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라시옹, 뤼마니테 등 현지 주요 언론사 발레오투쟁 연일 보도

원정투쟁 37일차, 노숙농성 20일차를 진행하고 있는 지난 11일 원정단의 투쟁소식이 프랑스 유력 일간지들에 연일 보도되고 있다. 프랑스 5대 일간지 중 하나인 리베라시옹 6월 11일자에 “한국의 화난 노동자들이 파리에서 대화를 요구한다”란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농성장의 사진을 전면에 배치한 기사에는 “교섭을 요구하는 한국의 노동자들이 19일째 발레오그룹 본사 앞에서 야영을 하고 있다”고 전한 뒤 “발레오본사가 위치한 파리 17구역 부자동네에서는 놀랄만한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들은 한국의 발레오 해고노동자들이 모금한 돈으로 이곳에 왔으며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정단의 일원인 이대우동지의 인터뷰를 인용해 “올해 46세, 이대우는 고등학교 졸업 후 첫 직장인 발레오에 들어와 해고되기 전까지 한국발레오공장에서 20년 이상을 근무했다. 그는 미래를 암담하게 느끼고 있으며 그래서 투쟁 중이다.”라고 실었다.

주변 상인들의 반응까지 상세하게 취재한 기자는 발레오본사 앞에 있는 꽃집주인 제시카의 말을 인용해 “한국노동자들의 행동에 동의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일할 권리를 위해서 싸우는 것이며 그 투쟁은 옳은 것이다”고 전했다.

   
  ▲ 발레오원정단의 소식이 실린 6월 11일자 뤼마니테지.(사진=원정투쟁단)  

리베리시옹은 지면보도 뿐 아니라 신문사 웹싸이트에 기사와 함께 농성장과 원정단을 촬영한 동영상을 게시했는데 댓글이 60개 이상이나 달렸다. 리베라시옹은 프랑스의 좌파신문의 대표라 불리우며 학생과 지식인의 독자층이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6월 11일자, 뤼마니테는 “발레오는 세계 어디에서나 법을 우롱하고 망신시킨다”란 제목으로 발레오원정단의 기사를 실었다. 한국공장의 청산과정에서 발레오그룹이 자행한 행태를 비교적 상세히 보도한 뒤 CGT금속의 자동차담당인 미쉘의 인터뷰를 인용해 발레오그룹이 한국에서 노동조합 죽이기를 진행하고 있다며 경주공장의 예를 전했다.

이에 덧붙여 “발레오그룹에도 다른 기업들처럼 윤리강령이 있는데 이것은 화장품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발레오자본의 행태를 꼬집으며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고 존중 받기 위해 투쟁하는 한국 발레오노동자들의 투쟁을 CGT금속을 비롯해 프랑스 노동조합들은 아낌없이 지지한다”고 전했다.

또한 신문은 “OECD다국적 기업 가이드라인과 국제노동기구(ILO)의 원칙, 노동조합의 자유, 세계 노동자들의 권리가 존중되어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뤼마니테지는 과거 프랑스공산당의 기관지였지만 현재는 독립체제로 전환, 운영되고 있으며 기자의 70%가 공산당원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독일 발레오공장 전체에 뿌려진 한국발레오노동자들의 투쟁소식

지난 5월 27일, 독일 뮌헨에서 가진 유럽발레오종업원평의회 노동자대표 악셀도로시와의 면담에서 진행하기로 약속했던 유럽발레오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선전물과 대자보가 제작, 배포되었다.

독일금속(IGM)과 유럽발레오종업원평의회 공동명의의 선전물에는 “왜 아무도 그들과 대화하지 않는가?”라고 물은 뒤 “발레오는 유럽뿐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에서 노동조합과 교섭을 해야 한다.”며 “발레오는 현재 본사 앞에서 매일 농성하고 있는 한국노동자들과 즉각적인 교섭을 통해 그들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독일금속(IGM)과 유럽발레오종업원평의회는 공동명의의 선전물을 제작해 유럽발레오노동자들에게 투쟁 상황을 알리고 연대의 뜻을 밝혔다. (사진=원정투쟁단)  

독일금속과 발레오유럽종업원평의회는 한국의 노동자들과 연대할 것을 밝히며 발레오그룹에 세 가지 사항을 촉구했다.

첫째, 발레오그룹은 한국공장청산의 이유를 즉시 설명하라. 둘째, 한국발레오노동자들과 당장 교섭하라. 셋째, 발레오그룹은 국제기본협약 등 고용에 관한 한국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주장했다.
이 선전물은 현재 독일 내에 있는 6개 발레오공장 전체에 게시되었으며 유럽금속노련을 통해 유럽 전역에 있는 발레오공장에 배포 게시될 예정이다.

38일차, 원정단의 월드컵보기

   
  ▲ 현지인 프래드릭의 도움으로 농성장에서 6월 12일 한국과 그리스의 월드컵 경기를 볼 수 있었다. (사진=원정투쟁단)  

물 한 방울, 전기 하나 들어오지 않는 농성장에 귀한 연대의 손길이 있다. 농성장 근처에 살고 있다며 2주 전부터 농성장에 아침, 저녁 문안인사는 물론 수시로 들나들며 원정단을 챙기는 동지(?)가 있다. 프랑스 현지인 49세 프래드릭. 여행을 좋아한다는 그는 한국에도 다녀간 적이 있으며 위도를 아름답게 기억하고 있었다.

여행을 많이 다닌 덕분인지 프래드릭은 짧은 영어를 구사하는 실력이 남다르다. 프래드릭은 영어와 프랑스어를 전혀 못하는 발레오원정단과 영어단어 한 마디로 모든 대화를 가능하게 만든다. 수시로 비가 내리는 파리의 날씨에 속수무책이었던 농성장에 어느 날, 프래드릭은 넓은 비닐을 들고 와 농성장이 비가 새는 것을 막아주었다.

   
  ▲ 든든한 동지역할을 자임하며 원정투쟁단에게 여러 도움을 주고 있는 프래드릭. (사진=원정투쟁단)  

그밖에도 자신의 집에 있던 시장볼 때 쓰는 바퀴달린 커다란 장바구니를 가져와 원정단에게 주었고 수시로 맥주와 음식 등 다양한 것들을 원정단에 제공한다. 지나가던 시민들이 농성장에 관심을 보이면 원정단보다 먼저 달려나가 열정적이고 진지한 모습으로 발레오투쟁을 설명한다.

토요일, 아무도 출근하지 않는 주말이면 농성장도 조금은 여유롭다. 특히 6월 12일, 오늘은 한국의 월드컵 첫 경기가 그리스와 있는 날이었다.

프래드릭은 경기를 보고 싶은 원정단의 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이른 아침부터 자신의 노트북과 예비용 밧데리를 가져와 무선으로 인터넷을 연결해서 원정단에게 월드컵을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인터넷 연결 상태가 좋지 않아 영상이 자꾸 끊겼지만 이렇게라도 월드컵 경기를 볼 수 있게 해준 프래드릭에게 정말 감사하다. 한국이 그리스를 통쾌하게 이기자 그는 바쁘게 어디론가 가더니 잠시 후, 샴페인을 들고 나타났다.

가끔은 충분한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안타까움과 피곤함도 있지만 원정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무언가를 들고 원정단을 찾아오는 프래드릭은 정이 많은 사람임이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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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 6일 프랑스 원정투쟁에 나선 충남 발레오공조코리아 노동자들이 직접 써서 메일로 보내 온 <프랑스 원정투쟁 소식>입니다. 금속노조의 인터넷 기관지 <금속노동자>에도 함께 실립니다.(http://www.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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