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계 "최저임금 36% 삭감 필요하나…동결"
    By 나난
        2010년 05월 28일 04: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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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총 등 재계가 최저임금위원회 심의에서 2011년도 최저임금 동결안을 제시했다. 심각한 근로 고용 불안 해소와 과도하게 상승한 최저임금 영향률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재계는 “노동생산성 측면에서 오히려 36.2% 삭감을 해야 하지만 제반여건상 동결안을 제시한다”고도 덧붙였다.

    노동계는 지난 3월부터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내년도 최저임금을 26% 인상한 시급 5,180원을 주장하고 있다. 주 40시간 월급으로 따지만 108만 2,620원이다. 노동계는 “저임금 취약계층의 기초생활보장과 최저임금 현실화 차원에서 인상이 필요하다”며, 재계의 동결 주장에 “5.9% 경제성장률 전망치에도 불구하고 동결을 요구하는 건 있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29일 민주노총(위원장 김영훈)은 “최저임금 동결 요구가 정녕 부끄럽지 않느냐”며 “한국사회 전체가 넘치는 돈을 주체할 수 없는 상황에 저임금 노동자만 일방적으로 고통을 감내하라는 건 도덕적 해이”라며 재계가 노동생산성과 고용안정 등을 거론하며 동결을 요구한 것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 자료=민주노총

    민주노총은 이날 재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안을 제시하며 심지어 “2000년을 기점으로 현재까지 매년 평균 9.5%의 고율 최저임금 인상이 누적됐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2000~2010년 사이의 명목임금상승률과 물가상승률, 최저임금인상률을 비교, 즉 특정시점의 단면만을 비교해 분석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한국에 최저임금제도가 도입된 지난 1988년 이후 지난해까지 명목최저임금은 7.33배 올렸지만 같은 기간 노동자 정액급여는 6.85배, 임금총액은 6.26배 올렸다. 그리고 국내총생산은 7.57배, 국민총소득은 7.65배 올랐다. 즉 제도시행 22년간 최저임금은 다른 경제지표와 비교할 때 과도하게 인상된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 재계가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은 현재 월 정액급여 대비 45.5%(주 40시간)으로 전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3월 발표한 ‘최저임금의 상대수준 비교(평균임금 대비)’ 자료를 증거로 제시하며 “세계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낮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한국의 최저임금은 전체 노동자의 정액급여에 비해 38.6%에 불과했고, 임금총액 대비로는 29.9%로 제도 시행 이후 계속 정체 상태”라며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에 따르면 상위 10%와 하위 10%의 시간당임금 격차는 2009년 8월 현재 5.25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 자료=민주노총

    한편, 재계는 최저임금 동결의 이유로 “고용안정”을 지적했다. “2000년을 기점으로 최저임금은 연평균 9% 이상의 고율로 인상으로, 주된 적용대상인 영세·중소기업들은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11년부터 4인 이하 사업장에 대한 퇴직급여 적용과 주 40시간제의 20인 이하 사업장 확대”될 계획인 가운데 최저임금마저 인상되면 중소기업이 부담이 가중될 것이기에 “높은 최저임금은 오히려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저임금의 지속적인 고율인상에 따라 최저임금 영향률도 2000년 2.1%(5만4,000명)에서 2010년 15.9%(250만 명 이상)으로 급정했다”며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영향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재계가) 호소하는 데는 일만의 진실이 있지만 이 역시 반쪽 진실”이라며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최저임금이 아니라 원청기업인 대기업의 납퓸단가 후려치기와 하도급 불공정거래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1년 사이 30% 이상 뛴 원자재 값 폭등으로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는데도 대기업은 강 건너 불 보듯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동결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위기의 핵심인 대기업에 맞서 하도급 거래 관행을 뜯어 고치는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힐난했다.

       
      ▲ 자료=민주노총

    특히 재계의 “높은 최저임금 영향률” 주장에 대해 “한국의 최저임금 영향률이 높은 것은 그만큼 저임금 노동자가 많다는 뜻”이라며 “아울러 제도시행 초기 10인 이상 사업장부터 점차 그 대상과 범위를 순차적으로 확대해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 야4당은 2011년도 최저임금 시급을 올해 4,110원에서 5,180원으로 올릴 것을 주장하고 있다. 노동부가 내놓은 올 전체 노동자 임금인상 전망치가 5.0%인데다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2%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5.9%까지 올려 잡은데다, 양극화로 벌어진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다.

    민주노총은 “한국사회에서 가장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는 근로빈곤층의 생존을 가름하는 최저임금은 정당하게 대우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사정 각 9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심의위원회는 오는 6월29일까지 2011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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