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나기도 하고, 격려도 받고"
By 나난
    2010년 05월 24일 08:3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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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희는 청년유니온이라고 합니다. 아르바이트생 임금을 시급으로 받잖아요. 이 시급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6월에 열립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현 실태를 조사해 위원회에 자료로 제출하려 합니다. 실태조사에 응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청년유니온입니다"

일요일이었던 23일, 청년유니온(위원장 김영경)이 신촌역 일대에서 편의점 현장 실태조사에 나섰다. 이번 조사를 통해 2011년 최저임금인상 공동 요구안의 근거를 만들기 위해서도. 청년유니온은 500부의 표본조사를 바탕으로 오는 6월 초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서울과 경기, 광주와 부산, 대전, 전주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청년유니온 조합원들은 개인 시간을 쪼개 방과 후나, 퇴근 후 개별로 설문지를 들고 각 지역의 편의점을 방문해 진행하고 있다. 설문지는 하루 근무시간, 아르바이트의 목적, 시급, 최저임금 인식 유무 등의 항목 등으로 이뤄져 있다.

   
  ▲ 청년유니온이 23일 신촌역 일대 편의점을 방문해 최저임금 관련 실태조사를 벌였다.(사진=이은영 기자)

23일 이날도 7명의 조합원들이 신촌역에 모여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청년유니온의 소개가 담긴 팸플릿과 내년도 노동계 최저임금 목표액인 5,180원의 요구가 담긴 포스트잇, 그리고 설문지를 양손에 들고 2인 1조로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신촌역을 중심으로 홍대 방향, 연대 방향, 이대 방향으로 흩어진 이들은 봄비를 맞으며 2시간여 동안 거리의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설문지를 내밀었다. 손님인 줄 알고 반갑게 인사하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은 이들의 방문 목적(?)을 알고 다소 당황하기도 했지만, 설문조사의 목적을 듣고는 대부분 흔쾌히 설문조사에 응했다.

이번 실태조사에 임하는 태도는 점주이냐 아르바이트생이냐에 따라 달랐다. 아르바이트생들은 대부분 내년도 최저임금 책정의 근거자료로 사용하려고 한다고 하면 흔쾌히 응해줬다. 또 대부분이 ‘알바생을 위해 바뀌어 져야 할 부분’에서 “임금 인상”을 선택했다.

격려도 받고, 내쫓기기도 하고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는 청년유니온 관계자들에 따르면 점주와 함께 있는 아르바이트생의 경우 점주의 눈치를 봤다. 어는 곳에서는 점주가 나서 “뭐하는 거냐”며 소리치거나, “나가라”며 내쫓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날도 이들은 편의점에 들어가기 전 나름의 기준으로 매장을 살펴보고 ‘아르바이트냐 점주냐’를 판단한 후 편의점에 들어섰다. 한 편의점에서는 아르바이트생인줄 알고 “아르바이트생 시급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요”라고 말을 꺼냈다, “내가 아르바이트생으로 보이나”는 예상치 못한 답변을 듣고 돌아서기도 했다.

물론 이번 실태조사를 벌이며 힘이 되고, 보람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강남의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고생한다”며 개인 돈으로 우유를 사 주기도 했으며, 수원의 또 다른 아르바이트생은 일반 조합원 가입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청년유니온 회원들이 실태조사에 나서기 전 설문지와 팸플릿을 나누고 있다.(사진=이은영 기자)
   
  ▲한 아르바이트생이 실태조사에 응하고 있다.(사진=이은영 기자)

현재까지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급 2,800원을 받는 곳도 있다. 올해 최저임금 4,110원보다 1,310원이다 적은 금액이다. 현재까지 약 400부의 설문지가 회수됐으며 이에 따르면 대부분 시급인 3,000원 이상 4,110원 미만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김영경 위원장은 “최저임금이 지켜지지 않는 곳이 많다”며 “2004년에 제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때 2,700원 받았는데 6~7년이 흘렀음에도 100원을 더 받는 곳도 있고, 3000원대를 받는 곳도 많아 놀랍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안 지키는 곳 많아

이어 그는 “2004년 당시 오전 7시부터 정오까지 일해 봤자 13,500원, 한 달이면 27만 원 밖에 되지 않았다”며 “그 돈으로 월세를 내고 생활을 해야 했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물가는 몇 배로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아르바이트 시급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 처음 실태조사를 하던 날 7곳의 편의점을 돌고 분개했다. 7곳 중 3곳이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고 있었다”며 “이 같은 현장은 지방으로 내려갈 수록 더 심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저임금을 아예 모르던 사람들에게 인식하게 하고, 또 이 결과를 토대로 내년도 최저임금이 오른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다”며 “조합원들이 일일이 지역을 돌아다니며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이 걸음이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청년유니온은 내년 최저임금으로 시급 5,180원, 한 달 1,082,260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편의점 아르바이트 실태조사는 물론 각종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최저임금 시급 5,180원 쟁취와 최저임금이 지켜지지 않는 곳에 대한 처벌 등 법 제도 요구’를 위한 서명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젊은 층의 관심을 보다 많이 끌기 위해 최저임금 노래와 캐릭터 발굴도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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