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정당, 겹치는 곳 어떻게?
        2010년 05월 21일 11: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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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14일 후보 등록이 마감되면서 2010 지방선거의 각 지역별 출마자들이 최종 확정되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특정 정당들 간 후보 단일화 논의가 이어지는 곳도 있지만, 최종 후보등록 이후에는 사실상 후보 조정이 어려워지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본선 경쟁 구도는 확정된 셈이다.

    이번 선거에 뛰어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사회당 등 진보정당들도 각각 452명과 175명, 23명의 후보를 냈다. 이중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전북, 광주, 울산의 광역단체장 후보를 비롯한 29곳에서 중복되고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이 2곳에 후보를 중복 출마시켰다.

       
      

    ‘물 좋은 곳’ 중복 출마 많아

    선거에 앞서 진보진영 간 후보단일화 논의가 곳곳에서 이루어졌지만, 선거구가 많고 지역별로 따로 논의가 이루어지는 만큼 진보정당 간 중복 출마지역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울산과 거제 등 진보정치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곳에서 진보정당 간 중복 출마가 많다.

    북구청장과 동구청장에서 후보단일화를 이루어낸 울산은 광역단체장과 북구의 시의원 1석이 단일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2~3명을 뽑는 기초의원 선거가 아니라 광역단체장과 시의원 선거에서 양당의 중복 출마는 표의 분산을 가져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울산지역에서 후보단일화 논의는 없는 상태다. 울산은 앞서 민주당과 국민참여당까지 포함한 야4당 선거연대를 모색해 왔으나 진보신당이 이탈하고, 이에 민주노동당이 야3당 연합을 주도하면서 선거연합이 뒤틀렸다.

    이후 선거연합 논의는 중단되고 현재는 양측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양당은 북구청장과 동구청장 단일화를 이루기는 했으나, 두 곳 모두 경선에서 패배한 진보신당으로서는 북구 시의원과 광역단체장에 대한 ‘패키지 딜’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민주노동당은 광역단체장과 시의원은 별도로 분리해 후보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 울산의 관계자는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얘기 정도만 오고갈 뿐, 그 이상 얘기는 안되고 있다”며 “지형상으로는 시장과 북구 시의원이 연계되어 있는데 민주노동당으로서는 두 부분을 연결시켜 얘기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역은 광역대로, 시의원은 시의원대로 각각 합리적인 방식으로 단일화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나의 길을 가련다"

    그러나 노옥희 진보신당 울산광역시장 후보는 “만약 단일화를 해서 승리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단일화를 해야겠지만 승리가 담보되지 않는다면 역동적으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어 “북구와 동구에서 우리가 질 경선에 참여했는데 민노당은 가진 게 없는 정당에 더 내놓으라고 한다”며 “김창현 후보가 결단하고 사퇴하면 단일화 되는 것 아니겠나”고 말했다.

    도지사 후보과 전주-군산 지역의 기초의원이 중복 출마한 전북과 시장 후보가 겹치는 광주도 단일화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이 지역들은 진보진영 간 후보단일화 논의가 이루어지고 전북의 경우 후보 조정도 일부 성과가 있었지만 단일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전북의 경우 도지사 후보에 대한 단일화 방식도 구체적으로 오갔으나 공식선거 일정이 시작되면서 유야무야된 상태다. 민주노동당 하연호 도지사 후보와 진보신당 염경석 도지사 후보 측은 여론조사의 시기와 문항설계 등에 있어 이견을 보여왔다. 현재 양 측은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적극적이지는 않다.

    염경석 진보신당 후보는 “현재까지 민주노동당과 5차례 정도 만나 도지사는 물론 기초의원까지 포함한 단일화 논의를 해 왔으나 이견이 있어 단일화가 되지 않았다”며 “당원들도 민주노동당이 ‘반MB연합’을 이룬 이후 민주노동당과 단일화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염 후보는 “창구가 닫혀있는 건 아니”라며 가능성을 열었다.

    하연호 민주노동당 후보도 “현재 상황은 후보단일화가 진행이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아니”라며 “하지만 우리는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며 지역에서 겹치는 기초의원 문제도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과정서 거부감 더 커져"

    광주의 경우, 진보신당이 민주당의 ‘4인 선거구’ 분할 이후 ‘반 민주당 연대’를 제안했지만 당시 4+4에 참여하고 있던 민주노동당은 이에 불참했고, 이후 양 측의 후보단일화 논의도 중단되었다. 광주 진보신당의 관계자는 “단일화 얘기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광주에서 단일화는 어렵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가장 후보가 많이 겹치는 지역은 경남 거제다. 거제는 시장후보부터 도의원, 시의원 후보까지 모든 선거구에서 양당의 후보가 동시 출마했다. 노동자의 도시 거제는 진보정치의 지지가 비교적 높게 형성되는 지역이지만 후보단일화에 실패함으로서 어느 한 곳의 당선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찌감치 양당의 후보가 확정된 거제는 지속적으로 후보단일화 논의가 이어져왔지만 시장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문항과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여기에 진보신당 측에서 민주노동당 후보가 경남 차원에서 논의되던 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 연대 단일후보로 선정되고, 이에 홍보활동을 벌인 것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단일화 논의가 뒤틀렸다.

    진보신당 거제의 한 관계자는 “결렬 선언이 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결렬과 같다”며 “양 측에서 더 이상 단일화 논의를 진행할 의지가 없는 만큼 우리는 완주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서는 꾸준히 단일화 압력이 들어오고 있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당원들이 느끼게 된 (민주노동당에 대한)거부감이 강하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거제 반민규 위원장은 “진보신당에서 하지 말자고 통보했으니 사실상 결렬된 것”이라며 “다른 경로를 통해서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와는 더 이상 협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이 지역 외에도 경기도 과천과 수원에서 기초단체장 후보가 겹치고 광역의원은 울산 북구3선거구, 경기 수원6선거구, 경남 거제2선거구가 겹친다. 기초의원은 서울 6곳 울산 5곳 등 총 20곳이 중복되며, 민주노동당과 사회당도 기초의원에서 서울 마포 나, 인천 남구 가 등 2곳에서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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