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 뭥미? 고용노동부?
        2010년 05월 20일 04: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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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천안함 사건 진실공방, 5.18 광주항쟁 30주년, 노무현 전대통령 추모1주기, 스폰서 검사 수사 등 지방선거를 축으로 각종 사안들이 얽히고 설킨 1주간이 지났다. 

    “북한 어뢰공격에 의한 침몰”로 공식화한 합동수사단의 천안함 수사결과 발표에 이은 26일 클린턴 미국무장관 방한 및 29~30일 한중일 정상회의와 23일 故노무현 전대통령 1주기 추모식 등 지방선거 한복판에서 맞닥뜨린 이른바 ‘북풍’과 ‘노풍’, 그리고 그 후폭풍이 선거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의 발언을 빌미로 ‘국가관’을 문제삼고 나왔고, 이에 질세라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대통령 사과와 내각총사퇴’로 맞불을 놓았다.

    눈에 띄는 비민생법안 두 개

    선거국면에서 각 정당간의 총력전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은 것이어서, 5월 임시국회는 매우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런데 때마침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되고 ‘호형호제’한다는 양당 신임 원내대표는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국회에 합의, 이달 말까지 임시국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루하루가 절박할 여야의 거대정당이 ‘민생을 위해’ 국회의 불을 밝히겠다니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정작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대표적 민생법안으로 거론된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 법안인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상생법 등은 유럽연합의 WTO제소 가능성을 이유로 한나라당이 반대함으로써 유예되었다. 그 빈자리를 슬그머니 채운 ‘비민생법안’ 중 눈에 띄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G20정상회의 개최시기에 예상되는 반세계화 시위를 테러행위와 동급의 위치로 놓으면서 시위자체의 원천봉쇄와 군대동원까지 가능하게 한 ‘G20 정상회의 성공개최를 위한 경호안전과 테러방지 특별법안’이고, 다른 하나는 노동부를 고용노동부로 명칭변경한다는 ‘정부조직법 일부 개정법률안’이다.

    전자는 이미 기사를 통해 몇 차례 다룬 바 있으므로, 노동부가 고용노동부가 된 사연을 간단하나마 살펴보기로 한다.

    이 개정법률안은 그 취지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노사분규, 근로감독 등 노사관계 업무와 함께 취업지원 및 직업능력개발 등 종합적인 고용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부의 기능을 명확하게 나타내고, 일자리 문제 등 고용정책의 중요성에 대한 국가적 의지를 천명하기 위하여 노동부의 명칭을 고용노동부로 변경하는 한편, 고용노동부의 정부 내 고용정책 총괄 부처로서의 역할을 분명히 하기 위하여 ‘고용정책의 총괄’기능을 명기하고, 산업재해 예방 및 근로자 건강보호 등 중요성을 고려하여 ‘산업안전보건’기능을 명기하는 등 그 관장사무 중 일부를 수정ㆍ보완하려는 것임”

    법 개정 취지에는 어느 정도 공감할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자리 문제는 삶의 질과 복지 문제에 깊이 연동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의문 때문에 고개가 갸우뚱하게도 된다. 그럼 지금까지 고용정책은 어디서 총괄했을까? 복지부? 교과부? 설마 재정경제부가?

       
      ▲ 출처: 대한민국 국회 홈페이지 의안정보시스템

    고용부? 고용자부?

    법률에 명시되지 않았을 뿐 고용정책은 노동부의 고유한 소관 업무였다. 정부조직법에 ‘총괄’이라고 명시되지 않았다고 해서 만약 고용정책을 도외시했다면 그것은 직무유기다. 하지만 파견법, 청년인턴제 등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른 고용정책이 노동부 주관으로 이루어진 것을 보면 이유는 좀 다른 데 있는 것 같다.

    임태희 장관은 19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 고용노동부라는 명칭을 쓰는 나라가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고용’은 세계적 추세이며, 4월 20-2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G20 고용노동장관회의’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는 다소 엉뚱한 대답을 내놓았다. 그리고 앞으로는 “고용부로 불러달라"는 주문을 덧붙였는데, 이 사안의 본질은 여기서부터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G20 국가 중 고용정책을 총괄하는 부서가 노동부가 아닌 다른 부서 혹은 다른 명칭으로 불리는지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대표적으로 미국은 노동부(Department of Labor), 영국은 노동연금부(Department for Work and Pension), 일본은 후생노동성(厚生勞動省)에서 고용정책을 주관하고 있고, 다른 나라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선진국의 노동정책은 고용정책과 함께 복지정책이라는 인식과 궤를 같이 한다는 것도 그 명칭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노동부가 아닌 고용부로 불러달라는 ‘노동부’ 장관의 발언에서 노동3권이 헌법에 명시된데 대한 불만을 서슴없이 내뱉었던 전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이 떠올려지는 것은 과도한 짝짓기일까? 하지만 어떻게 호명하느냐에 따라 사람에게 개념이 인지되고 형성된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앞으로 ‘고용부’의 행보가 단순히 고용정책의 총괄에만 머물 것 같지는 않다.

    대통령이 매달 주관하는 ‘국가고용전략회의’에 노동계가 배제되고 있다고 한다. 고용 창출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노동자가 아닌 고용을 위한 고용이 된다면, 고용부가 아니라 고용자부로 불릴 때도 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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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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