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MD 총아 ‘SM-3’도 사기인가?
    2010년 05월 18일 05: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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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3 발사장면(사진=위키미디어 공용)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미사일방어체제(MD)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스탠다드 미사일-3(SM-3)의 시험평가와 그 성능이 과장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17일자 <뉴욕타임즈>는 오바마 행정부가 “성능이 입증되었고 효율적인” 요격미사일이라고 주장해온 SM-3에 대해 미국 과학자들이 분석해본 결과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SM-3 미사일의 요격율이 84%에 달한다며, SM-3를 MD 체제의 핵심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해왔다.

SM-3는 이지스함에 장착되는 미사일로 주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 개발된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이 미사일의 성능을 개량·향상시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 및 지상 배치용으로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http://peacekorea.org/zbxe/md/44559)

그러나 MIT 대학의 데오도르 포스톨(Theodore A. Postol) 교수와 코넬대의 조지 루이스(George N. Lewis) 박사는 자체적인 분석 결과 실제 요격율이 10~20%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접근하는 미사일이 SM-3와 충돌해 비행경로가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탄두가 파괴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실험 결과는 재래식 탄두에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핵탄두는 여전히 폭발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즈>를 통해 지적했다.

이에 대해 펜타곤은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펜타곤 산하 미사일방어국(MDA)은 “그들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SM-3는 “국방부 프로그램이 달성하고자 하는 시험 성적에 도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포스톨과 루이스가 분석 대상으로 삼은 10번의 시험(펜타곤이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시험을 의미함) 가운데 4번은 모조 탄두도 장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시되었다는 것을 시인했다.

SM-3, 어디를 맞췄나?

이처럼 과학자들과 펜타곤 사이에 주장이 엇갈리는 핵심적인 이유는 SM-3가 시험평가에서 로켓의 몸통을 맞춘 것인지, 아니면 탄두를 요격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 차이에 있다. 이와 관련해 포스톨은 SM-3가 탄두를 직접 요격해야 실효성이 있다고 지적했고, MDA 사이트에서도 “요격미사일은 초고속으로 탄두와 충돌해 목표물을 파괴한다”고 나와 있다.

참고로 SM-3를 비롯한 현대식 MD는 적의 미사일을 직접 맞춰서 요격하는 ‘hit-to-kill’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포스톨과 루이스가 2002년부터 작년까지 펜타곤이 성공했다는 10차례의 SM-3 요격 시험 비디오를 분석한 결과 흥미로운 점이 발견됐다. SM-3의 요격체(kill vehicle)가 탄두를 맞춘 것은 한두 차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탄두보다 훨씬 커서 맞추기 쉬운 로켓 몸통과 충돌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탄두가 파괴되지 않으면 목표물을 향해 계속 날라가게 될 것”이라며 SM-3의 성능에 근본적인 의문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펜타곤은 포스톨과 루이스의 분석이 “결함이 있고 부정확하며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SM-3의 요격체는 목표점의 수인치(inch) 이내를 맞췄다”고 반박했다. 정확히 탄두를 요격하지는 못했더라도 그 근처는 맞췄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처럼 탄두가 아니라 로켓 몸통을 맞춘 것을 성공으로 봐야 할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가짜 탄두, 진짜만큼 강한가?

이와 관련된 또 하나의 쟁점은 모조 탄두의 견고함에 대한 의문 제기이다. MD 시험에서 피격용으로 사용된 모조 탄두가 실제 탄두처럼 강력한 외피로 둘러싸여 있느냐는 것이다. 중장거리 미사일에 탑재되는 탄두는 외기권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시 엄청난 열과 충격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두꺼운 외피로 싸여 있다.

이 문제에 대해 포스톨은 “모조 탄두는 실제 탄두에 비해 극도로 취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MDA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만약 포스톨의 주장처럼 시험에 사용된 모조 탄두의 강도가 실제 탄두보다 크게 떨어지면, 시험결과에 대한 재검토는 불가피해진다. 탄두의 강도 수준에 따라 요격미사일이 로켓 몸통을 맞추더라도 그 충격이 탄두에게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과학자들과 펜타곤 사이의 격론이 벌어지면서, 미국 의회 일각에서는 SM-3 성능에 대한 조사 착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원의 국가안보 감독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존 티어니(John F. Tierney) 민주당 의원은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국민은 SM-3의 실제 성능과 세금의 효과적인 사용 여부를 알 권리가 있다”며 의회 차원의 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만약 의회가 조사에 착수해 SM-3의 중대한 결함이 발견된다면, 그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우선 ‘지상배치 중간단계방어(GMD)’에 기반을 둔 부시의 MD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SM-3을 앞세운 오바마의 새로운 MD 구상이 시작 단계부터 삐거덕거리게 될 것이다.

SM-3를 앞세워 동맹국의 참여를 요청해온 ‘MD 세일즈 외교’에도 노란불이 켜질 것이다. 최근 들어 수그러들었던 미국 내의 MD 논쟁도 격화되고, 핵무기를 감축하면서 그 공백을 MD로 메우겠다는 오바마의 군사안보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이다.

SM-3 논쟁 중심에 있는 포스톨 교수는 1991년 걸프전 직후 ‘패트리어트 미사일 성능이 과장됐다’며 패트리어트 논쟁에 불을 지폈고, 미국 의회는 자체적으로 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착수해 포스톨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는 펜타곤의 비밀주의와 군산복합체의 영향력을 뚫고, 민간 전문가들과 의회가 손을 잡고 국방정책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2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 포스톨은 ‘SM-3’를 겨냥하고 나섰고, 펜타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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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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