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3파전 만들 수 있을까?
    2010년 05월 07일 12:2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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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선거는 ‘미니 대선’으로 불리며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권후보를 노리는 무게감 있는 후보들이 다수 출마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서는 김문수 도지사가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되며 재선을 노리고 있고, 민주당은 당권파인 김진표 최고위원을 내세웠으며, 국민참여당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진보신당은 심상정 전 대표를, 민주노동당은 안동섭 경기도당 위원장을 내세웠다.

경기도는 대체로 후보군의 구도가 형성된 타 지역과는 달리 여전히 야권 후보단일화 논의가 주를 이루며 구도형성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13일까지 김진표-유시민 후보 간 단일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심상정 후보도 안동섭 후보와의 진보후보 단일화를 모색하고 있어 이경우, 김문수-구여권-진보후보의 3파전 구도 형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경기도는 ‘한나라당 천하’

앞서 경기도는 몇 번의 선거를 통해 ‘한나라당 천하’를 유지해왔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김문수 지사가 당시 진대제 열린우리당 후보를 크게 앞지르고 당선되었으며 31개 경기도 기초단체장 중 27곳을 차지한 바 있다. 17대 대선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이 51.8%를 득표했으며, 18대 총선에서는 51석 중 32석이 한나라당이었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한나라당이 앞서고 있다. 특히 경기도지사 선거의 경우 김문수 후보는 4~50%에 이르며 압도적인 우위를 과시하고 있다. 반면 김진표-유시민 후보가 10~20%대, 심상정 후보가 3~5%, 안동섭 후보가 1~3%의 지지율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 8~9일 <OBS>와 <경인일보>의 합동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후보는 42.7%를 기록했고, 유시민 후보가 15.8%, 김진표 후보가 13%, 심상정 후보가 5.3%, 안동섭 후보가 2.1% 순으로 조사되었다.

현재 후보들 간 단일화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구여권 후보와 진보진영 후보가 단일화를 이루더라도 김문수 지사의 아성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야권후보 단일화를 가정하고 지지율 조사를 벌인 결과 김문수 대 유시민의 구도에서는 44% 대 29.6%, 김문수 대 김진표가 46.9% 대 27.5%, 김문수 대 심상정은 51.5% 대 17.1%정도였다.

결국 경기도지사 선거는 ‘야권단일화’ 만으로 김문수 후보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미 보수진영의 표심을 김문수 지사가 모두 확보한 상황에서 반보수진영의 표심을 공략해야 하지만, 심상정 후보를 제외한 타 야당 후보들은 지속적으로 오로지 ‘단일화 성사’만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야권 단일화로도 힘겨워

특히 경기도는 김문수 지사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무상급식’ 예산 전쟁이 펼쳐지는 등, 전국적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무상급식 논쟁의 진앙지이지만 이에 대한 이슈파이팅은 물론, 각 후보별로 ‘이렇다 할’ 정책공약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심상정 진보신당 예비후보는 “단일화 프레임에 갇혀버려 김문수 지사를 너무 내버려 두고 있다”며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 있게 김문수 지사에 대한 공격을 가하는 것은 심상정뿐인데, 야권부터 언론까지 오로지 단일화에만 매달려 있다”고 쓴 소리를 한 바 있다.

하지만 막상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질 경우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보인다. 비록 단일후보에 비해서도 김문수 후보가 크게 앞서고 있지만, 선거가 다가올수록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을 수 있는데다, ‘단일화 시너지 효과’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진보진영에 있어서는 특히 심상정 후보의 경우에도 구여권 단일화는 주요한 변수가 된다. 구여권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향후 선거전략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김진표 후보가 다소 유리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유 후보가, 단일화 방식에 대해 사실상 거의 대부분을 김 후보 측이 주장한 안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유시민 후보가 “김진표에겐 일말의 불안, 유시민에겐 일말의 희망”이라고 단일화 방안을 설명한 것도 이와 같은 연장선이다. 여론조사 50%, 도민참여경선 50%가 단일화 방안인데, 양 후보 간 여론조사 차이는 크게 나지 않는 반면, 조직력이 동원되는 ‘도민참여경선’에서는, 양 당의 조직률이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큼 민주당이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 후보 측은 내심 ‘유풍’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김희숙 유시민 후보 측 대변인은 “온라인을 통해 동력을 끌어 모을 수밖에 없지만 우리 당 조직이 8,000명 뿐인데 비해 30만의 민주당과는 사실 조직 싸움이 불가능하다”면서도 “6일 공지영 작가가 유 후보에게 트위터로 응원에 나섰다”며 기대의 여지를 남겼다.

심상정-안동섭 사이 아직은 가시적 진전 없어

구여권 후보단일화에 밀려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심상정 예비후보의 경우 ‘진보후보 단일화’를 통해 3파전의 동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심 후보는 3일 안동섭 후보에게 ‘진보후보 단일화’를 제안했으며, 4일 안동섭 후보와 오찬 회동을 가졌지만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이다.

심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안동섭 후보를 만나 상호간의 입장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말했지만 “다음 약속을 특별하게 잡은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심 후보 측은 “그래도 진정성을 갖고 안 후보를 설득하려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지사 선거의 핵심은 1차적으로 김문수 지사와 구여권 단일후보, 진보단일후보의 형성으로 보인다. 이후 구여권 단일후보와 진보단일후보의 2차 단일화가 남은 상황이지만, 김문수 도지사와의 격차가 심각하게 벌어질 경우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 심 후보가 “승리하는 단일화”를 강조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후보단일화의 열망이 높은데다 만약 유시민 후보로 구여권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질 경우, 유 후보와 지지층에서 상당히 겹치는 심 후보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진보신당과 당의 대표선수인 심 후보로서는 지방선거에서 3% 정도의 득표율로는 향후 정치적 동력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진표 후보로의 단일화가 이루어질 경우 유시민 후보가 보유하던 진보적 성향의 표를 심 후보가 상당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김문수 지사의 당선을 막지 못할 경우 민주당은 물론 심 후보의 정치력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독배가 심상정 후보에 앞에 놓인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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