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 학생, 타워크레인 고공시위
By mywank
    2010년 04월 08일 10:30 오전

Print Friendly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학생 노영수 씨가 8일 오전 학교 측의 구조조정 방침에 반발하며, 타워크레인에 올라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노 씨는 이날 오전 5시 50분 경 중앙대 흑석캠퍼스 정문 부근 약대 R&D 센터 공사현장에 있는 타워크레인 위로 올라갔으며, 대학생이 학내문제로 타워크레인 시위에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태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 김창인 씨(철학과)와 표석 씨(국어국문학과) 등 중앙대 학생 2명도 서울 한강대교 아치 구조물 위에 올라 중앙대의 구조조정 방침에 반대하는 펼침막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으며, 이들은 현재 용산경찰서로 연행됐다. 

기업식 구조조정 반대

중앙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이사회를 열고, 18개 단과대학, 77개 학과를 10개 단과대, 46개 학과·학부로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안을 최종 확정한다. 이번 구조조정안은 교육과학기술부 인가를 거쳐, 2011학년도 신입생 선발 시부터 적용된다. 그동안 중앙대 학생들과 교수들은 비인기학과를 통폐합하는 학교 측의 ‘기업식 구조조정’ 행태에 반발해왔다.

   
  ▲8일 오전 생수를 전달하기 위해 타워크레인 위에 올라온 소방관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사진.(사진=노영수 씨 제공)

노영수 씨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오늘 이사회에서 구조조정안이 확정되는데, 대학에서 기업식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점을 사회에 환기시키기 위해 두산건설 크레인에 오르게 되었다”라며 “일단 이사회 개최에 강력히 항의하는 차원에서 올라온 것이다. 이사회가 끝나는 대로 내려갈 생각이다. 학교 측의 처벌은 예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노영수 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심경을 밝힌 글에서 “구조조정 최종안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인문학 영역에 대하여 취업률이라는 천편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민 것과 평과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것 등 문제가 많았다”라며 “대학본부의 인문학을 바라보는 관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학생들이 이처럼 고공농성, 한강다리 농성 등 격렬한 저항을 보이는 것은, 중앙대를 재벌 계열사 정도로 여기는 두산에 대한 강력한 문제 제기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의 중앙대 인수 이후 박용성 이사장은 "이제 대학은 직업교육소이고, 교양은 스스로 쌓아야지 대학에서 왜 해주냐"며 "자본의 논리가 통하지 않는 곳이 없다"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낸 바 있다. (박 이사장은 전 공공연맹 양경규 위원장과 전 금속연맹 전재환 위원장이 각각 대한상의 노조와 두산중공업 노조 위원장 시절, 두 사람을 해고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박 이사장의 교육관이 대다수 학생들의 침묵 또는 동의 속에 관철되고 있는 데 대한 저항이 이처럼 강도 높게 표출되고 있는 셈이다. 중앙대생들의 이번 투쟁은, 최근 고대를 다니던 김예슬씨가 학교를 그만 두면서, 이화여고 이형빈 교사가 교직을 사퇴하면서 던진 메시지와 유사하다. 

‘기업사회’에서 예외로 남지 못하고 침몰해 가는 학교 현장에서 터져나오는 간절한 절규 또는 치열한 저저항의 목소리, "교육은 시장의 상품이 아니며, 학생은 기업의 부품이 아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