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적어서,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2010년 04월 05일 12: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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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글에서 필자는 우리나라 조세제도의 핵심 문제가 작은 총직접세에 있다고 주장했다. 오늘은 어떻게 총직접세를 확대할 것인지를 살펴보겠다. 아마도 재정방안을 다루는 이번 글의 내용에 대해선 독자들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열린’ 토론을 기대한다.

한국, 간접세가 많은 것이 아니라 직접세가 작다

필자가 조세관련 강연에서 우리나라 조세제도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높은 간접세’라고 대답한다. 틀린 대답은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한국의 간접세 비중이 그리 높은 것은 아니다. <표 1>을 보면, 1970년에 간접세 비중이 국세 기준으로 61.5%, 조세 기준으로 56.5%로 직접세에 비해 더 많았다. 그러나 이후 간접세 비중은 점차 작아져 2008년 국세 기준 49.0%, 조세 기준 41.8%로 오히려 직접세보다 작다.

<표 1> 한국의 직접세․간접세 비중 

세목

세목별

1970

1992

1995

1997

1999

2001

2003

2005

2006

2007

2008

국세

직접세

38.5

45.3

46.9

41.4

40.5

40.7

43.7

46.9

49.0

51.9

51.0

간접세

61.5

54.7

53.1

58.6

59.5

59.3

56.3

53.1

51.0

48.1

49.0

조세

직접세

43.5

52.8

54.7

50.7

49.5

50.4

53.1

55.2

57.3

58.7

58.2

간접세

56.5

47.2

45.3

49.3

50.5

49.6

46.9

44.8

42.7

41.3

41.8

– 출처: ‘KOSIS 국가통계포럼’과 국회예산정책처(2009)의 [통계로 보는 재정 2009] 재구성

특히 이 두 수치 중에서 핵심 기준은 지방세까지 포함된 전체 조세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조세 기준으로 직접세 비중이 더 높았으며 2008년에는 58.2%에 달한다.

절대적 세수 크기를 보더라도, 우리나라 간접세 비중이 외국과 비교해 높은 편이 아니다. 지난호 글 “한국 조세, 총직접세가 문제다”의 <표 2>를 보면, 한국의 간접세 비중은 GDP 9.0%로 OECD평균 11.0%에 비해 오히려 낮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간접세 비중이 외국에 비해 다소 높게 보이는 것은 그 비교 대상인 직접세 수입이 절대적으로 작아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2007년 GDP 대비 한국의 직접세 비중은 OECD 평균보다 3.5% 포인트가 작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직접세에서 어느 세목의 세입이 작은 것일까? 우선 드는 생각은, 한국정부의 기업친화적인 성격을 생각할 때, 법인세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그럴까?

우리나라 법인세는 OECD 평균 수준, 소득세는 무려 50조원 부족

<표 2>를 보면, 우리나라 법인세 비중은 GDP 4.0%로 OECD 평균 3.9%와 거의 비슷하다. 예상과 달리 외국보다 높지 않다. 반면 우리나라 소득세 비중은 GDP 4.4%로 OECD 평균 9.4%에 비해 무려 5%포인트, 금액으로 약 50조원이나 적다. 우리나라 직접세 부족의 결정적 원인이 낮은 소득세 수입에 있는 것이다.

<표 2> OECD 국가의 주요 직접세 비교 (단위: GDP %, 2007)

 

 

 

소득세

법인세

사회보장기여금

고용주

피고용자

기타

미국

10.8

3.1

3.3

2.9

0.4

6.6

일본

5.5

4.8

4.7

4.5

1.1

10.3

한국

4.4

4.0

2.4

3.1

0.0

5.5

이태리

11.1

3.8

8.9

2.3

1.8

13.0

독일

9.1

2.2

6.3

5.8

1.1

13.2

스웨덴

14.9

3.8

9.8

2.6

0.2

12.6

영국

10.9

3.4

3.7

2.7

0.2

6.6

OECD

9.4

3.9

5.4

3.1

0.6

9.1

– 한국 지역가입자 보험료는 피고용자에 포함. 기타 사회보장기여금은 장애보험료, 부모보험료, 유족연금료 등.

– 출처: OECD(2009) Revenue Statistics 1965-2008 (2009 Edition).

각국의 법인세와 소득세 비중 추이를 보면 주목할만한 사실이 발견된다. 각국의 법인세 세수 규모는 주요국가들에서 대부분 GDP 2~5% 안에 있다. 반면 소득세 수입은 GDP 4~15%에 걸쳐 차이가 크다. 법인세가 국제적 경제환경에 영향을 받는 경제적 세금으로 나라마다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반면, 소득세는 국내 계급적 관계에 따라 좌우되는 정치적 세금으로 각국마다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득세 수입이 적은 것은 그만큼 증세세력(복지세력)의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직접세 인하의 원조는 김대중, 노무현정부

지난 10년 이른바 개혁정부에서 직접세는 어떠한 길을 밟아 왔을까? 근래 이명박정부의 감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만, 사실 직접세 감세는 김대중정부, 노무현정부부터 이어져 온 일이다.

우선 소득세율을 보자. 김대중정부는 집권 당시 소득구간별로 10~40%로 유지되던 소득세율을 9~36%로 인하했고, 노무현정부는 다시 8~35%로 더 낮추었다. 그리고 이명박정부가 2008년 감세로 소득세율을 현재의 6~33%로 크게 인하했다. 과세표준 금액으로 연봉이 8,800만원을 넘는 고소득계층의 경우 자신에게 적용되는 소득세율이 40%에서 33%로 낮아진 것이다(33% 세율은 2012년부터 적용).

<표 3> 소득세율 변화 현황

과세표준

1996

2002

2005

2009

2010

1,000만원 이하(1,200)

10

9

8

6

6

1,000만원 초과 ~ 4천만원

(1,200~4,600)

20

18

17

16

15

4,000만원 초과 ~ 8천만원(4,600~8,800)

30

27

26

25

24

8천만원 초과(8,800)

40

36

35

35

35(33)

– 2009년부터는 괄호안 금액이 과세표준. 33% 세율은 2012년부터 적용.

법인세도 소득세와 비슷한 길을 밟아 왔다. 1990년대 초반 법인세율은 법인이윤 1억원 이상 기업의 경우 32%였다. 그러나 김영상정부에서 28%, 김대중정부에서 27%, 노무현정부에서 25%로 낮아졌고, 이명박정부에서 20%로 크게 인하되었다(20% 세율은 2012년부터 적용). 1994년까지 32%였던 법인세율 최고세율이 이제 20% 낮아진 것이다.

<표 4> 법인세율 변화 현황

과세표준

1994

1995

1996

2002

2005

2008

2009

2010

1억(2억) 이하

18

18

16

15

13

11

11

10

1억(2억) 초과

32

30

28

27

25

25

22

22(20)

– 2008년부터는 괄호안 금액이 과세표준. 20% 세율은 2012년부터 적용.

물론 가장 대규모로 부자감세를 행한 정부는 이명박정부이다. 사실상 한국의 직접세에서 더 이상 인하할 여지가 사실상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는 소득세,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상속증여세, 개별소비세(구 특별소비세) 등 상위계층에게 혜택을 주는 세목들을 중심으로 감세를 감행했다. 이러한 세율 인하는 이후에도 항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이명박정부 임기 동안 초래되는 감세규모만 약 90조원에 달한다.

<표 5> 2008년 세제개편안 세수감소 효과 (단위: 조원)

 

 

 

2008

2009

2010

2011

2012

합계

전년 대비방식

5.5

10.5

13.3

3.8

0.4

33.5

기준년 대비방식

5.5

12.4

23.2

24.6

24.4

90.2

– 출처: 이영환․신영임(2009), [2008년 이후 세제개편의 세수효과] (국회예산정책처 경제현안분석 제41호).

– 2010년 시행 예정이었던 소득세율 최고구간 인하(35%->33%), 법인세율 상위구간 인하(22%->20%)는 2012년으로 유예되어 2010~2011년 동안 약 3.7조원의 세수가 덜 줄어들 것.

국민연금 보험료율, 한국은 9% OECD 평균 21%

필자는 지난 글에서 사회보험료도 재분배효과를 지니는 직접세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사회보장기여금 비중은 GDP 5.5%로 OECD 평균 9.1%에 비해 3.6%포인트 작다. 직접세뿐만 아니라 사회보장기여금도 상당히 작은 것이다. 사회보장기여금을 고용주와 피고용주 몫으로 나누어 살펴보자.

앞의 <표 2>를 다시 보면, 우리나라 피고용자 보험료 비중은 GDP 3.1%로 OECD 평균과 동일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이 수치를 읽는 데 주의가 요구된다. 우리나라 통계치엔 지역가입자가 피고용자로 포함된 것이어서 이를 공제하면 우리나라 직장가입자들이 내는 사회보장기여금은 약 GDP 2%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반면 고용주의 사회보장기여금 비중은 2.4%로 OECD 평균 고용주 비중 5.4%에 비해 무려 3.0%포인트가 낮다. 우리나라에선 특히 고용주들의 사회보장기여금 몫이 외국에 비해 크게 적다.

그러면 사회보험 중 규모가 큰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보험료율을 비교해 보자. 보통 사회보험료 부담이 크다는 원성이 많지만, 실제 한국의 사회보험료율은 외국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다.

<표 6> 주요국가 공적연금 보험료율·규모 비교 (2007) (단위: %)

 

 

 

이태리

스페인

프랑스

독일

스웨덴

일본

미국

한국

OECD평균

보험료율

32.7

28.3

24.0

19.5

18.9

14.6

12.4

9.0

21.0

규모

(GDP)

고용주

7.3

6.6

2.7

3.6

2.9

2.3

1.0

2.9

피고용자

2.2

1.3

2.6

2.5

2.9

2.3

1.6

1.8

9.4

8.5

5.8

6.2

5.9

4.6

2.6

5.0

– 주: 보험료규모 GDP 비중의 합계가 사용자, 피용자 비중 합계와 일부 차이가 있는 경우는 기타수입 때문. 한국의 지역가입자 보험료는 피고용자에 포함.

– 출처: OECD(2009c), [Pension at a Glance 2009].

<표 6>은 주요 국가의 공적연금 보험료율을 비교한 자료이다. 한국의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소득의 9%로 OECD 평균 21%에 크게 못 미친다. 한편 한국의 국민연금 급여율은 얼마전까지 OECD 평균 수준에 비해 그리 낮지 않았다. 지금 국민연금에 가입해 있는 가입자들은 이후 자신이 납부한 보험료에 비해 후한 연금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

지난 2007년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급여율이 2008년 60%에서 50%로 낮아졌고, 이후 2028년까지 40%로 낮아질 예정이다. 하지만 이것을 감안해도 우리나라 현재 보험료율은 급여율에 비해 여전히 낮은 편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매우 크고, 많은 사람들이 불안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사연금에 의존하고 있다. 2008년 국민연금 보험료 수입이 23조인데 반해 생명보험사들이 거둔 보험료 수입은 무려 88조원에 이른다. 어느 나라든 노후 대비 자금을 준비하기 마련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연금 대신 사보험이 이 역할을 주요하게 맡고 있는 것이다.

건강보험료율, 서구의 1/3~1/4에 불과

건강보험료율은 어떠할까? <표 7>을 보면, 우리나라 건강보험료율도 상당히 낮다. 올해 건강보험료율은 소득의 5.33%인데, 이는 22%에 육박하는 영국의 1/4에 불과하고 대만이나 일본의 8~9%보다도 낮다.

<표 7> 주요국가 건강보험료율 비교

 

 

 

영국

프랑스

독일

대만

일본

한국

고용주

11.9

13.1

7.0

4.55

4.25

2.665

피고용자

10.0

6.2

7.0

4.55

4.25

2.665

21.9

19.3

14.0

9.10

8.50

5.33

– 출처: 건강보험정책연구원(2009), “외국의 건강보험제도”(http://www.nhic.or.kr). 한국은 2010년 보험료율.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 건강보험료가 작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만큼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현재 전체 진료비 중 건강보험이 해결해 주는 몫이 62%에 불과하다. 입원치료를 받아야하는 중병에 걸릴 경우 가계가 휘청거리는 이유이다.

이에 우리나라 가구의 80%가 질병에 따른 비용에 대비하고자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해 있다. 여기에 내는 보험료만 월 평균 10만원에 이르고 전체 보험료 납부액도 매년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최근 부상하기 시작한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의 팽창 속도를 감안하면 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심상치 않다.

사회보험료율, 점진적으로 상향되어 갈 것

사회보장기여금은, 앞에서 살펴본 소득세, 법인세율과 달리,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회보장기여금 비중은 2000년 GDP 4.0%에서 2006년 5.6%로 늘어났고, 현재는 약 6%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의 경우 직장가입자의 보험료율은 1998년부터 지금까지 9%를 유지하고 있으나, 지역가입자의 보험료율은 2000년 4%에서 매년 1%씩 상향되어 2005년에 현재의 9%에 이르렀다. 건강보험의 보험료율도 꾸준히 인상되어 2000년 2%대에서 현재는 5%대에 있다.
 
앞으로도 사회보험료율은 점진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에 따라 의료비 지출이 증가함에 따라 건강보험료율은 앞으로 꾸준히 인상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가장 보험료율이 높은 국민연금도 미래 재정 부족을 감안하면 다음 정권에서 인상 논의가 다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간계층이 공공재정 확충에 ‘지렛대’ 역할 해야

필자는 한국 조세의 핵심 문제로 ‘적은 총직접세 수입’을 꼽았다. 이제 시민·노동운동이 실질적인 총직접세 증세운동에 나서야 한다.

특히 필자는 중간계층 이상이 직접세 증세에 참여하는 ‘지렛대’ 실천을 강조한다. 부유계층의 책임을 요구하는 ‘부유세’ 중심의 증세운동도 중요하지만, 이들을 실질적으로 압박하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나라에 부족한 110조원의 복지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중간계층들도 재정확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과거 민주노동당이 제안했던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사업’(일명 사회연대전략)도 정규직 노동자의 일부 재정 참여로 사용자, 정부의 책임을 강화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동일한 문제의식을 지닌 것이었다(이는 국민연금 제도 혜택을 받을 예정인 정규직 노동자들이 4조원을 맡으면서 정부에게 6조원, 기업/상위계층에게 7조원을 요구해 총 17조원의 재정을 마련하는 사업이었다).

사회복지세 도입하고, 건강보험료 인상하자

다음 연재글에서 구체적으로 다루겠지만, 필자는 총직접세 확대 방안으로 세금에선 사회복지세 도입, 사회보험에선 건강보험료율 인상을 제안한다.

앞에서 보았듯이, 우리나라에서 직접세에서 결정적으로 부족한 세금은 소득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 정서를 감안할 때, 지금 소득세율 인상을 공론화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사회복지세라는 우회로를 통해 동일한 목표를 거두고자 한다. 사회복지세는 세입과 세출을 연계한 세목으로서 정부의 재정지출에 대해 불신이 깊은 우리나라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세금이라고 판단한다. 이는 소득세, 법인세 등 직접세와 개별소비세 등에 누진적으로 부가될 것이다.

또한 건강보험의 재정을 늘리는 데도 적극 나서야 한다. 지금까지 진보운동이 제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은 ‘국고지원 확대’였다. 하지만 필자는 국고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일반복지와 달리 보험방식 복지의 경우 이제는 가입자들이 보험료를 더 내서 보장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때라고 생각한다.

실제 건강보험료는 상당한 재분배효과를 낳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 현행 건강보험의 재정은 가입자의 건강보험료, 사용자 몫, 정부 몫으로 구성된다. 가입자가 100원을 내면 자동적으로 총 190원이 만들어지는 구조이다. 더 중요한 것은 건강보험료는 소득에 따라 정률로 모아지고, 급여서비스는 아픈 만큼 지급된다는 점이다. ‘능력대로 내고 필요만큼 받는’ 사회연대원리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가입자들, 특히 직장가입자를 대표한 노동계는 건강보험료 인상에 저항해 왔다. 만약 민주노총이 생각을 바꾸어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자고 주장하면 어떨까? 그래서 민간의료보험 대신 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진료비를 해결하자고 제안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실제 지금 이 제안이 시민·노동단체 내부에서 쟁점으로 논의되고 있다. 다음 글에서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다루겠다.)

소득세, 사회보험료 낮아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우리나라 소득세, 사회보험료가 낮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가? 노동운동은 계속 사회보험료 인상에 반대할 것인가?

이제 다르게 생각하자. 지금 월급명세서의 공제액이 작다면, 그만큼 상위계층 책임도 가벼워지고 국가재정이 취약해져 공공복지도 허약해진다. 하지만 의료없이, 연금없이는 살 수 없기에, 많은 사람들이 소득세나 사회보험료 대신 높은 본인부담금과 사보험료를 내며 시장상품을 사고 있다. 심지어 저소득계층들도 노후, 질병에 대한 불안으로 사보험에 상당히 가입해 있는 게 현실이다.

어차피 지출해야 할 필수 비용이라면, 시장서비스가 아니라 공공서비스로 구현하는 게 좋다. 당상 월급명세서에서 소득세, 사회보험료 공제분이 조금 늘더라도 총직접세를 확대해 공공재정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 이것이 서민들의 의료, 노후 등의 불안을 해소하는 실질적인 방안이다.

언제까지 공공재정 확충을 ‘강건너 일’로 놔둘 것인가?

앞으로 진보운동에서 공공재정 확충방안을 두고 본격적인 논의가 벌어지길 소망한다. 아쉽게도 최근 사회복지세를 발의한 진보신당도 과세대상을 상위 5%로 한정했다. 기존 프레임을 바꿀 만큼 용감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건강보험료를 인상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도 일부 사회단체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높다.

그렇다. 중간계층까지 과세하는 것으로 설계한다면 사회복지세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 내야 하는 건강보험료 인상도 모두 부담스러운 제안들이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공공재정 확충을 ‘강건너 일’로 놔둘 것인가? 진보운동이 공공재정 확충방안에 대해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는 동안 지금 사보험이 세상을 장악해가고 있는데 말이다.

(지금가지 20회에 걸쳐 우리나라 국가재정의 기본체계와 특징, 주요 논점 등을 살펴보았다. 앞으로 연재 마무리 글로서 ‘진보운동의 대안재정전략’이 두 차례에 걸쳐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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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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