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배제 넘어, 연대-조화정치로
    2010년 03월 25일 10:3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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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야4당 선거연대의 상황

   
  ▲정창윤 대변인. 

진보신당 울산시당은 3월 23일 잠정 중단했던 야4당 선거연대 논의를 재개하면서 양보와 타협의 미덕을 통해 야4당의 후보단일화를 이루어내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협상을 재개하기 전에 민주노동당의 실무라인을 만나 우리의 뜻을 전했고, 어렵지만 민주노동당 내부에서 논의를 거쳐 야4당 선거연대에서 논의하자는 답변을 들었었다.

그러나 협상재개를 선언하자마자 갑자기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국민참여당이 시장선거에서 경합하고 있는 진보신당의 시장후보를 배제한 채 야3당 단일후보로 민주노동당 김창현 후보를 추대하는 기자회견을 하였다.

어떠한 이유인지 알 수는 없지만 선거연대의 상대 후보를 배제한 채 특정한 후보를 합의 추대한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납득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치도의를 저버리는 행위이며, 선거연대를 통한 후보 단일화에 희망을 기대하고 있는 울산 유권자들의 웃음거리를 만들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진보신당 울산시당은 야4당 선거연대의 정신(한나라당 심판, 울산시정 혁신, 선거승리)과 4월 말까지 무조건 후보단일화를 이루어내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하면서 필자는 대결의 정치, 배제의 정치를 청산하고 연대와 조화의 정치를 제안하고자 한다.

울산 야4당 선거연대 제안 배경

2004년 총선 이후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위원장을 엮임했던 필자는 분당의 아픔과 고통으로 2년간 정치현장을 떠나 생활현장에서 진보의 분열과 실패를 곱씹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은 한 뿌리에서 시작하였으나 결국은 분당이 되었고, 이 분당의 결과는 다른 어떤 지역보다 진보정치를 사랑해온 울산의 노동자들과 진보적 유권자들에게는 정치적 냉소와 불만을 가중시켜 왔음을 부정하기 어려웠다.

이에 필자 또한 분당의 책임있는 한 당사자로서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졌으며 다시 진보진영의 연대와 연합을 이루고자 스스로 진보신당 울산시당의 대외협력위원장이라는 소임을 자청하였다.

분당 과정에서 빚어진 상처와 아픔 그리고 지난해 북구의 재선거시 진보양당 간의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빚어진 극도의 감정 대립은 지역노동계 전체가 진보정치를 외면토록 하거나 싸늘한 시선을 만들어 왔음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 책임의 향방이 누구에게 있었건 상관없이 2년마다 찾아오는 공직선거 때마다 진보양당 간의 골 깊은 갈등의 양상만 보여준다는 것은, 20년 노동자들의 투쟁의 결과로 이룩한 울산의 진보정치를 회복할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필자는 진보신당의 당원이지만 진보신당의 새로운 진보와 생활진보의 구호가 울산을 비롯한 영남지역에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민주노동당의 패권성은 비판하지만 진보신당의 분당은 대중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웠다는 것을 생활의 현장에서부터 많은 비판을 들어왔으며 상대의 패권성을 탓하기 전에 우리만 옳다는 아집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반성하고 있었다.

이러한 성찰은 지난 분당과정을 논란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진보정치를 지지해준 지역의 노동자 서민들에게 어떻게 새로운 희망의 가능성을 보일 것인가를 생각하면, 더 이상 진보 양당 간의 해묵은 감정대립과 골 깊은 갈등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다시 진보정치의 현장으로 복귀하였다.

진보신당 내부로부터 많은 비판과 회의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우리 당 후보로의 단일화보다 더 우선해야 하는 것이 진보의 미래를 위해서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야4당 선거연대를 제안하고 지금까지 진행시켜 온 것이다.

   
  ▲진보신당 기자회견 모습. 

울산 야4당 선거연대 협상과정과 소회

그러나 2월 8일 첫 야4당 선거연대 합의를 시작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오늘(3월 24일) 야3당 간의 특정후보 지지 회견이라는 웃기는 상황을 직면한 필자는 그 동안 협상과정의 사소한 의견 차이를 자제하고 서로간의 정치공방을 피하고자 했던 우리의 진정성이 여지없이 묵살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제는 협상 시작부터 오늘의 상황에 이르기 까지 전 내용을 공개하고자 한다.

쟁점의 핵심 내용은 선거인단 방식과 여론조사 그리고 시민배심원제였다. 시민배심원제는 고양 무지개연대를 참조하여 진보신당이 제기한 안이지만 야3당의 반대와 시민단체들의 부담스러워 하는 반응 때문에 고집하지 않았었다.

나머지 쟁점은 방식은 선거인단과 여론조사였으며 여론조사 방식은 복잡한 문제가 아니어서 선거인단 방식을 놓고 실무적인 점검을 하였다.

선거인단 방식이 대중의 역동적인 참여를 보장한다는 긍정적인 점에도 불구하고 같은 정당이 아닌 다른 정당끼리 자신을 지지하는 대중들을 동원하는 방식의 투표 행위는 온갖 부작용과 과열 양상을 만들 수 있다는 실무적 점검이 있었다.

10만 명 규모의 유권자들이 참여한다면 온갖 실무적인 어려움과 부정시비에도 불구하고 수용할 수 있지만 후보도 내지 않은 두 야당(민주당, 국민참여당)이 있는 상황에서 동원 가능한 선거인단의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이 진보신당의 판단이었다.

사실 왜곡과 뒤통수치기

처음에는 10만 규모를 이야기 하다가 현실적으로 점검해 보니 민주노동당을 제외한 3당은 5천 규모조차 쉽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자 선거인단의 모집의 상한선을 설정할 것인지가 논의 되었다. 선거인단의 규모가 작아지거나 상한선을 정하는 경우 후보가 없는 정당의 선거인단을 노린 서로간의 담합의 가능성 문제가 제기되었다.

선거인단의 규모가 작아지고 선거인단 명부의 숫자는 많아도 이들이 적극적으로 오프라인 투표에 참여하는 규모가 10%도 되지 않는다면 대중 참여라는 긍정적인 취지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검과 평가를 공유한 바 있었다.

선거인단의 조직규모가 크지 않고 적극적인 투표참여가 쉽지 않자 이번에는 선거인단에 민주노총이 관리하는 노동자 총투표를 포함하는 문제를 제기하였다.

민주노총 총투표가 가지는 위력적인 점은 인정하지만 진보양당도 아닌 야4당 후보단일화를 하는데 배타적 지지 방침이 문제가 되자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야4당 선거연대의 단일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총투표를 할 수 있되 민주노동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한다는 방침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하였다.

이에 필자는 민주노총을 방문하여 진보대연합의 가능성을 열어가고 민주노총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실의에 빠진 조합원들에게 진보진영의 단결을 높이는 방향으로 행해지는 노동계 총투표라면 유불리의 문제를 따지지 않고 적극 고려하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진보신당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어떠한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배타적 지지 방침이 있음에도 총투표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 있자마자, 마치 진보신당이 민주당과 국민참여당도 인정하는 노동계 총투표를 진보신당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처럼 주장하였다.

정치공방을 자제했던 이유

이러한 상황이 발생된 것은 필자의 순진함이지만 필자가 그토록 주장한 당의 이익보다 대의를 앞세우려는 진정성이 짓밟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아무리 정치행위를 하는 정당이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을 들러리로 세워 진보신당을 몰아세우는 방식의 단일화 협상을 수용하기가 어려웠다.

이러한 방식의 협상이 보고되자 진보신당 내부에서 이 협상을 계속 한다는 것은 결국 조직력을 앞세운 민주노동당의 패권성에 또 휘말리는 것이라는 비판이 있었고, 중앙당에서도 5+4회의의 철수를 선언한 마당에 우리도 철수하자는 의견이 팽배하였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중앙과 울산의 상황을 공유하고 협상에 대한 책임 있는 입장을 제출하기 위하여 협상의 잠정 중단을 선언하고 야3당의 양해를 구하였다.

협상 중단 기간(1주일) 동안 야3당의 어떠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협상과정에서 있었던 문제를 가지고 서로를 반박하는 정치공방을 자제하여 왔었다.

야3당에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협상의 잠정중단을 선언한 것은 비난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였고, 마치 우리 당이 협상을 파기한 것이라는 비난에도 맞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유는 진보양당간의 정치공방이 진행된다는 것은 가뜩이나 대중적 관심을 모아가지 못하고 있는 야4당 선거연대를 더욱 어렵게 하다는 판단과 대중적인 냉소를 피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야3당은 진보신당의 이러한 처지를 감안하지 않고 협상 불참으로 비판하면서도 협상장으로 돌아오기를 촉구하였던 것이다. 협상 중단으로 인해 진보신당 울산시당은 지역 유권자들의 따가운 비판을 감내하면서도 보다 책임 있는 선거연대를 이루고자 하는 진정성을 이해받지 못하였다. 오히려 이러한 진정성을 정치적 유불리의 문제로만 접근하여 정치공세를 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에 참으로 유감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기성정치 닮아버린 진보진영

이러한 협상 난항의 배경은 필자가 생각하기에 진보진영도 어느새 기성정치를 닮아가고 있으며 기성정치를 대중들이 냉담하게 보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배제의 정치, 대결의 정치이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연대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이 냉혹한 정치의 세계에서는 결국 정치 아마츄어의 순진한 생각으로 치부될 수밖에 없는 것인가 하는 자책감마저 든다.

중앙에서 진행되는 5+4회의가 결렬의 상황을 맞은 것 또한 경쟁적 방식의 후보단일화에 있었다고 진단한다. 이명박 정부가 막가파식으로 국민들의 피땀으로 이룩한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진보의 토대를 허물어뜨리는 것을 막아보자고 시작한 것이 선거연대인 만큼 서로의 이해관계의 다툼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중요함에도 힘과 조직력을 앞세워 대결과 배제의 정치를 한다면 진보신당처럼 신생정당들은 그 존립을 위협받게 되는 것이다.

진보신당 중앙당이 철수를 선언한 것은 보기에 따라 상당히 까칠하다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분명히 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지금 조직 동원에 기초한 선거인단 방식의 후보단일화를 고집하는 민주당의 패권성은 결과적으로 4+4회의마저도 무산시키는 행위이며 대결과 배제의 정치의 산물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대규모 선거인단을 조직하고 동원하는 것은 조직력이 큰 정당으로서는 유리할지 몰라도 그러한 방식의 후보단일화가 반MB 전선을 튼튼히 하기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갖 잡음과 시비로 인해 균열의 틈만 키우는 것이며 향후 진보개혁진영간의 연대를 더욱 어렵게 할 뿐이다.

울산에서 그 동안 경쟁적 방식의 단일화 과정이 몇 차례 있어왔다. 2002년 시장후보 경선과정 그리고 2006년 시장후보 경선과정, 2009년 북구 재선거 경선과정이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성과에 비해 후유증이 더 크며, 그 결과가 울산에서 진보진영의 분열을 가속화 하여왔으며 노동계까지 분열로 몰아간 측면이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의 패권적 행태

그 방식이 선거인단이든 여론조사이든 노동자들의 총투표 방식이든 상관없이 대중의 자발적 참여보다 조직 동원방식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거대한 여당에 맞서 야당간의 정책과 가치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선거연대가 필요한 것은 유권자들의 바람이 있기 때문이며 선거연대의 핵심은 후보를 단일화하는 것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선거 시기에 후보단일화 문제는 결선투표제가 없는 한국적 현실에서는 군소정당으로서는 심각한 존립의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서로간의 경쟁이 불가피 한 점은 인정할 수 있지만 경쟁적 방식의 대결과 배제의 정치는 이제 유권자들에게 어떠한 감동도 연대의 기운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야권선거연대의 오늘의 현실이 웅변적으로 말해주고 있다고 본다.

울산의 선거연대가 위기에 좌초하고 있는 것이 특정 정당만의 잘못일 수는 없지만 서울에서 민주당과 같은 패권성이 울산에서는 민주노동당이 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울산에서 진보신당이 제기한 양보와 타협에 기초한 정치협상 제안의 배경은 다름 아닌 조화와 연대의 정치를 펼쳐보자고 하는 것이다.

같은 진보정당끼리 양보와 타협의 미덕을 나눠먹기라고 비난하는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도 아닌 정당들과의 시장후보를 합의 추대한 행위와 그 대가로 진행되는 기초 단체장 후보(울주군수, 중구청장) 양보는 뭐라고 해야 하는지 할 말이 없다.

이번 태도는 정말 아니다

지금 비록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으로 서로가 서있는 위치는 다르지만 김창현 후보는 울산의 민주노동당을 함께 일으켜 세웠던 ‘선배’로 생각하였다. 필자는 주변에서 김창현 후보를 두고 너무나 정치적이어서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격렬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감각과 나름대로 대의를 지키려하는 대중정치인으로 인정해 왔었다.

하지만 오늘 진보신당이 협상을 복귀하자마자 무엇이 그리도 급하셨는지 상대후보를 배제한 채 야3당의 후보로 추대를 받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으며 너무도 김창현 후보답지 않은 행동이었다고 평가한다.

야4당 선거연대를 실질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분이 진보신당이 좀 까칠하게 굴었다고 치더라도 오늘 같은 태도는 정말로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진보정당끼리 양보와 타협은 나눠먹기이고 보수에 가까운 정당들로부터 받은 후보 추대는 자신의 정치력으로 미화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진보신당 울산시당이 제안한 양보와 타협의 정치협상을 수용하고 협상에 진지하게 응하기를 정중히 요청하고자 한다. 이것이 대결과 배제의 정치를 연대와 조화의 정치로 승화시킬 수 있는 길임을 다시 한 번 역설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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