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알바, 움직이면 정권붕괴 순식간
    2010년 03월 24일 11:4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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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청년 유니온이 생겨날 조짐이다. 그런데 정부가 ‘신고제’로 되어있는 청년 유니온의 노조 등록을 ‘거부’했다. 이건 사건이다. 유니온이 생기는 것도 사건이지만, 등록 거부를 한 것은 ‘대사건’이다. 피하고 싶다면 피하고 싶겠지만, 이건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최근 일본과 한국이 같은 구조 속에서 유사한 사건을 겪는 조짐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일 양국의 공동 뇌관, 알바 문제

한국에서는 20대 비정규직 문제가 큰 질문이라면, 지난 2년 동안 일본에서는 30대 파견노동 문제가 큰 질문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일본의 파견노동은 지난 한 해 일본 정국을 뒤흔들었고, 결국 자민당의 장기 집권마저도 해체하게 되었다. 그리고 양쪽 모두 폭탄의 뇌관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 비정규직, 파견도 뛰어넘는 알바 문제이다.

자국 노동시장의 이원화 혹은 삼원화 등으로 부를 수 있는, 이런 ‘불완전 고용’의 문제는 덮는다고 덮어질 성격의 것이 아니다. 결국 일본 민주당은 이런 알바 문제에 대한 공약으로 최저임금제 상승을 내걸었고, 그렇게 정권을 바뀌게 되었다.

   
  ▲ 아마미아 카린(왼쪽 사진 여성)과 유아사 마코토

일본의 ‘알바 문제’는 우리나라에도 알려져 있는 아마미아 카린이라는 영웅을 탄생시켰다. 유명 가수를 그만 두고, 가수보다도 훨씬 유명한 저자로서, 그리고 한국의 <시사인>과 아주 유사한 위상을 가지고 있는 <주간 금요일>의 편집위원으로, 그는 맹활약 중이다.

일본의 청년 유니온에는 작은 영웅들이 아주 많다. 연전에 그들이 총리 공관에 총리 면담을 하러 갔다가 체포당한 일이 있다고 건네 들었다. 파견 노동 문제로 유아사 마코토라는, ‘반빈곤 네트워크’의 사무총장도 영웅이 되었다. 그는 도요타 등 파견노동자들이 2008년 금융위기 사태로 집단 해고되었을 때, ‘파견 마을’ 농성을 총지휘했다. 그리고 새로 만든 정부에 그야말로 ‘정책전문가’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은 우리나라에서도 생겨날 것이다. 일본의 청년 유니온은 거대한 단체가 아니라 작은 동네 노조 혹은 편의점 노조들의 네트워크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하나의 단체가 되는 게 나을지, 아니면 작은 노조들의 네트워크가 나을지는, 아직 나는 그건 잘 모르겠다.

정부 여당도 대답해야 할 순간이 왔다

어쨌든 일본은 네트워크 조직을 선택한 것인데, 가네가와 네트워크 등 일본의 시민단체들은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이런 네트워크 조직을 더욱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나 한국은 환경운동연합의 경우에서 보듯이, 중앙형 조직을 조금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건 뭐가 좋고 나쁘고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 나라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 같다.

청년 실업, 알바 문제, 이런 건 없으면 좋겠지만, 일본 자본주의와 한국 자본주의의 특성상,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패했고, 언제나 문제가 있으면 그렇듯이, 2010년, 질문의 핵심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청년이라고 질문하는 방법도 있고, 알바라고 질문하는 방법도 있다. 질문의 방식에 따라서 해법이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어쨌든 이 문제에 대해서 정부와 한나라당도 이제는 대답을 해야하는 순간이 왔다.

‘반값 등록금’을 대선 때 당시 이명박 후보가 내걸었던 적이 있다. 물론, 그리고 뭉갰다. 747 공약으로, 강만수가 해결할 수 있다고 나섰지만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고, 점점 더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눈이 있으면 가까운 주유소에 가보시기 바란다. 반값 등록금 공약을 내걸 때, 우리는 청소년들을 주유소에서 보았다. 이제는 고령화 문제의 등장과 함께 노인들로 바뀌고 있다. 그렇다면 그 청소년들은 지금 어디에 가 있을까? 딱 고만큼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 것이다.

이건 개별적 의지의 문제도, 언제나 주류 언론에서 떠드는 ‘희망’의 문제도 아니다. 사람은 굶어죽게 되면 죽지 않으려고 뭐라도 하려고 한다. 그 외침들이 나오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시민단체나 노조를 만드는 게 한 방식이고, 인터넷에서 외치다가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아 지치면 다시 광장으로 나올 수도 있고, 어느날 마치 프랑스 대혁명이 그랬던 것처럼 우연한 장소에서 거대한 농성으로 튀어나올 수도 있다.

21세기 학생 대란, 알바 대란?

가장 강했던 루이 16세도 “바케트를 달라”는 엄마들의 행진에 무너지고 결국 형장의 이슬이 되었다. 한국에는 혁명의 역사가 없다고? 우린 그 대신 ‘난의 역사’가 있다. 조선조를 뒤흔들었던 민란의 역사가, 21세기에는 학생대란 혹은 알바대란의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알바들은 파업 못할까? 어차피 넘치는 게 알바 자리이고, 짤린다고 별 일 생기지도 않을 것이라서, 지금처럼 해법 없이 계속 내몰리면 알바 총파업 같은 게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 사진=청년유니온

청년 유니온의 노조 신청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우리들과 제발 대화 좀 하자.”

일본 정부는 이 대화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그래서 우리나라 법에도 나와 있듯이 “누구라도 2인 이상이면” 노조를 설립할 수 있게 해주었다. 지금 정부가 한 일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어딜 감히. 너희들과는 대화 안해.”

내가 보기에는 정부도 이제는 청년 실업자 그리고 알바 노동자들을 대화의 주체로 인정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래서 시스템 안으로 가지고 들어와서 법률과 절차에 따라서 제도를 진화시키는 것이 자본주의가 선택한 방식이다.

법률이 문제가 되면 법률을 바꾸면 되고, 제도가 없으면 만들면 되는 거 아닌가? 영국에서 처음 산업혁명할 때, 노동조합 같은 것부터 만들면서 한 거 아니다. 역사가 지나면서 필요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노조 등록 정도는 받아주셔야지

정부는 “피하고 싶다”고 대답을 했다. 피할 수 있다면 회피하는 것도 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이게 피한다고 피해지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신자유주의를 10년 정도 운용하다보면 당연히 생기는 문제이고, 복지제도로 문제를 보완해나가는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 일본이나 한국이 부딪히는 것처럼 ‘약한 고리’에서 생존권의 문제가 생겨나는 것이다.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정부의 이번 결정은 법률에 의거하지 않은 자의적 판단의 성격이 강하다. 신고제로 되어있는 노조에 대해서 당연히 등록하는 것인데, 거부를 한 것이다.

두 가지 해법이 있을 것이다. 법원의 행정소송을 통해서 결국 등록해주는 것과, 20대 혹은 알바들과 정권이 직접 맞부딪히면서 ‘힘 대 힘’으로 가는 법. 그러나 그보다는 그냥 노조를 인정하고, 이 새로운 21세기형 주체의 등장을 제도 틀 내에서 해소하는 법, 그게 부드러운 것 같은데, 정부는 그렇게 하기 싫은가보다.

20대와 알바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정권 넘어가는 건 순식간이다. 원래 사회 변혁은 그런 소용돌이 속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한국 자본주의의 근본 성격을 바꿀 정도의 대형 사건에 대해서 지금처럼 쫀쫀하게 일관하면, ‘명품 정당’이라고 자평하는 한나라당이 편의점 알바들의 등살에 무너지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어지간하시면, 노조 등록 정도는 받아주시기 바란다.
이게, 피한다고 피해질 성격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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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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