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 선거연대 정치협상 사실상 결렬
        2010년 03월 22일 01: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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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이 ‘5+4연석회의’를 빠져나간 상황에서, 지난 3월 16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등 야4당이 이른바 4+4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민주당 협상단이 당내 반발로 합의안을 당의 공식입장으로 채택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3.16 합의는 사실상 결렬됐다.

    경기지사 선출방식, 기초단체장 양보 문제 걸림돌

    희망과 대안 등 시민사회단체들과 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야권의 합의가 ‘결렬’, 혹은 ‘파국’에 이르렀다며, 그 책임을 민주당 쪽에 돌리고 있지만 민주당은 “아직 결렬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결렬의 결정적인 걸림돌은 경기도지사 경선 방식과 일부 지역의 민주당 기초단체장 후보 불출마 여부다. 경기도지사의 선출 방식은 현재 여론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 쪽이 여론 조사 중심의 경쟁방식을 주장하는데 반해 민주당은 국민참여경선 비중을 높이자는 의견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단체가 22일 공개한 3월 16일 합의문에 따르면 경기도지사 후보의 경우 ‘경쟁방식으로 단일화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구체적 방법과 계획은 적시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17일 최고위원회에서 이 점을 문제 삼아 "명확한 경쟁방식을 결정해야 한다"며 합의문을 추인하지 않았다. 

    기초단체장의 경우 당시 합의문을 통해 몇몇 지역에 대해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고  아닌 다른 당 후보에게 야권 단일후보를 ‘양보’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민주당이 양보 지역 출마예상자들의 반발 등을 이유로 협상단이 합의한 내용을 추인하지 않고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민주당이 양보할 의사를 보이지 않자 결국 시민단체와 타 야당들이 협상의 ‘결렬’ 또는 ‘파국’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22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지방선거에서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 달라는 국민적 여망을 안고 어렵게 시작됐던 ‘야5당 협상회의’가 결렬되었다”고 선언했다.

    민주-참여 "아직 최종 결렬 아니다"

    창조한국당 김서진 협상대표 역시 “합의는 실행되지 못하고 파국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참여당은 “연합 협상이 중단되었다”면서도 “이것이 결렬은 아니라고 보고 있으며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22일 최고위원회에서 김민석 최고위원의 발언을 통해 "협상이 결렬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야당은 한 목소리로 민주당의 행동에 대해 비난을 퍼부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이번 결렬은 16일 합의문을 최고위원회에서 추인하지 못한 민주당에 그 일차적 책임이 있다”며 “기득권에 집착하지 말고 제1야당답게 16일 합의문을 추인하고 추가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창조한국당 김서진 협상대표 역시 “16일 합의를 파기한 민주당 지도부의 태도에 우려와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반MB 선거연합의 좌초는 역사와 국민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임을 분명히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참여당도 “민주당 지도부가 거부하고, 비합리적이고 후퇴한 방안을 들고 나와 연합 협상을 중단시킨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무엇이 한나라당에 맞서 승리할 수 있는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결정하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안인지를 함께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신당이 빠져나온 상황에서 합의한 내용도 결국 무산된 것은 야권 선거연대의 현실적 어려움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상호 호혜에 입각해 기득권을 양보하고 조정해야 연합의 조건이 형성되는데 민주당은 지속적으로 자당에 유리한 방식을 채택하려 했다”고 지적하며 시민사회단체에 대해서도 "사실상 민주당의 입장 대변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재협상 전망도 불투명

    이 같은 ‘협상 결렬’ 상황은 야권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될 것이라는 점 때문에 합의를 위한 새로운 모색이 시도될 가능성은 있지만, 협상이 재개된다해도 전향적 합의가 가능할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우기 민주당의 경우 주요 지역의 당내 후보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도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대 쟁점인 경기도지사의 경우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가 지난 17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경쟁 방식을 다 받아들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참여당은 사실상 100% 여론조사를 강조하는 반면 민주당은 조직력에 유리한 국민참여경선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야권에 배분된 각 기초단체장의 경우도 조정이 난망하다. 민주노동당에 배분된 성동구의 경우 해당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에 나선 김영재 예비후보가 “민주노동당으로는 당선될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고, 당내 비주류로 평가되는 일부 계파에서 이번 합의안을 강하게 비판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 같은 당내 반발 때문에 불출마를 번복하고 ‘경쟁방식’ 선출을 다시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광역단체장을 포기한 채 사실상 기초단체장에 주력하고 있는 다른 야당들의 입장에서는 민주당의 이 같은 입장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미 16일 합의문을 이끌어 낸 만큼 이보다 더 후퇴한 안을 받아들인다면, 각 당에서 사실상 “민주당에 모든 것을 양보한다”는 당내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제2의 단일화 논의 시기 온다?

    민주노동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합의문에서 ‘보충’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뒤집는 것은 어렵지 않겠는가”라며 “이는 그야말로 신뢰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역시 본선이 시작된 이후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더 이상 ‘5+4합의체’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결국 ‘5+4협상회의’는 정치적, 실효적 의미를 급격하게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거일이 가까워오면서 후보 간의 경쟁 구도와 득표율 수준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야권 단일화 요구가 거세게 터져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경우 정당과 후보들 사이에 자신들이 벌어놓은 ‘지지율’이라는 지렛대를 가지고 ‘정치 협상’ 테이블에 임할 것이며, 중앙당 수준보다는 광역단위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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