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신문 '안상수 외압' 보도 소홀
        2010년 03월 22일 09:3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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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지난해 11월13일 오전 7시30분 프라자호텔 식당에서 자승 총무원장을 만나 ‘현 정권에 저렇게 비판적인 강남의 부자 절 주지를 그냥 놔둬서 되겠느냐’라고 한 얘기를 전해들었다. (봉은사 직영문제는) 이 연장선상에 있다"

    조계종 총무원이 추진한 서울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에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개입했다는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의 발언이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명진 스님은 21일 서울 삼성동 봉은사 법왕루에서 가진 일요법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의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결정에 안 원내대표가 압력을 행사했다고 밝히면서 감정이 북받쳤는지 눈물을 참지 못했다.

       
      ▲ 경향신문 3월22일자 1면  
     

    다음은 22일자 전국단위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들이다.

    경향신문 <봉은사 사태 ‘안상수 외압’ 논란>
    국민일보 <중국 사막화 가속 봄철 공습 잦을 듯>
    동아일보 <한국 첫 ‘골드라벨’ 서울국제마라톤서 국내대회 최고기록>
    서울신문 <장애인용 하이패스 더 비싸고 사고위험>
    세계일보 <"봉은사, 직영사찰로 전환 안상수 대표 압력 있었다">
    조선일보 <경제 노하우’ 수출하는 한국>
    중앙일보 <100년 만에…전국 ‘땅 지도’ 새로 만든다>
    한겨레 <"좌파주지 그냥 두면 되겠느냐 안상수 대표, 총무원장에 압력">
    한국일보 <‘떴다당’ 쏟아진다>

    한나라당의 불교계 압력…봉은사에선 무슨 일이

    명진 스님에 따르면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지난해 11월13일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을 만나 "현 정권에 저렇게 비판적인 강남의 부자 절 주지를 그냥 나둬서 되겠느냐"라는 불만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도 있었다.

       
      ▲ 경향신문 3월22일자 만평  
     

    이 같은 충격적인 발언은 이 자리에 배석했던 김영국 거사를 통해 명진 스님에게 전달됐다. 만약 이날 회동과 오고 갔던 말들이 사실이라면 현 정권이 교육계(전교조), 노동계(노조), 시민사회단체(촛불참여단체), 진보언론 등 정권에 비판적인 세력에 대한 탄압에 이어 종교계에까지 압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명진 스님은 "만약 내 말이 근거 없고 허황된 얘기라면 내 발로 봉은사를 나가 승적부에서 이름을 지울 것"이라며 "만일 안상수 대표가 이런 야합이나 밀통을 했다면 원내대표직을 내놓고 정계에서 은퇴해야 한다"고 배수진을 쳤다.

    명진 스님에게 이 사실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 김영국 거사(조계종 산하 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도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명진 스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맞다"고 부인하지 않았다.

    안상수 원내대표 "만났지만…압력 없었다"

    명진 스님의 주장에 대해 한나라당 안 원내대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안 원내대표는 지난해 11월 자승 총무원장을 만난 사실은 인정했다.

       
      ▲ 경향신문 3월22일자 3면  
     

    안 원내대표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그날 자승 스님이 좀 만나자고 해서 만났다. 고흥길 의원하고 나하고 세 사람이 앉아 식사를 했다"면서 자승 총무원장과의 만남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안 원내대표는 "(불교관련) 예산문제에 대한 부탁을 받고 아침에 밥 한 그릇 했을 뿐이다. 템플스테이 예산, 숙원사업을 설명하고 끝났다"며 "(압력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해명했다.

    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진 고흥길 위원장도 "여당에서 무슨 그런 얘기를 하겠는가"라며 "전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압력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자승 총무원장이 안 원내대표를 만나자고 먼저 제의했고 △안 원내대표와 고 위원장이 동석했으며 △만난 목적은 자승 총무원장이 템플스테이션 예산 등 불교관련 숙원사업 예산 등을 안 원내대표 등에게 부탁하는 자리였다는 얘기가 된다. 정부예산을 부탁하는 자리니 안 원내대표도 불교계에 뭔가를 요구했을 개연성이 크지만 관계자들이 부인하고 있어 향후 진실공방이 예상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또 지난해 8월 명진 스님이 용산참사 현장을 찾아 유가족에게 1억 원을 전달한 사실을 말하는 듯 "운동권에 돈 쓰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고, 이에 대해 자승 스님은 "신도들이 개인적으로 전한 돈을 3년간 모아 전달한 것을 총무원장이라고 해서 어쩔 수 있느냐"고 답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자승 총무원장, "귀신 씌인 것 같다" 아리송한 해명

    열쇠를 쥐고 있는 자승 총무원장의 해명도 불투명하다. 자승 스님은 봉은사 직영사찰 문제가 불거진 후 명진 스님과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 정권에 비판적 목소리를 낸다고 어디서 압력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럼 귀신이 씌었느냐’고 묻자 "그런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진 스님은 이에 대해 "자승 원장은 귀신의 이름 석자와 주소를 밝혀달라. 진실을 알아야 한다"며 "총무원의 종책이 ‘소통과 화합’인데, 이는 소통이 아닌 밀통, 화합이 아닌 야합"이라며 자승 원장에 진실규명을 요구했다.

    총무원 자주성 훼손…불교계, 정권퇴진 등 강한 반발 예상

    이번 명진 스님의 ‘정권의 불교계 압력’ 발언으로 불교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자승 총무원장 체제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이며 대정부 비판도 예상된다. 더군다나 자승 원장과 명진 스님은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운 사이였는데도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경향신문은 3면 <"정치권 종교개입, 사실이라면 헌법파괴 행위"> 기사에서 "명진 스님의 발언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종단의 자주성 문제가 크게 훼손되는 것은 물론 현 자승 총무원장 체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또, "안 대표의 압력이 확인되면 집권여당은 정교분리라는 원칙을 깨고 종교에 개입한 것이 된다. 현 정부로서는 ‘정권의 불교계 장악 의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셈"이라며 "특히 불교계와 현 정부가 종교편향 등을 놓고 그동안 불편한 관계를 지속해 왔다는 점에서 불교계의 정권퇴진 요구 등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한겨레 3월22일자 3면  
     

    스님들의 모임인 ‘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결사;의 진오 의장 스님은 "안상수 대표, 고흥길 위원장, 자승 총무원장 스님 등이 먼저 모두 해명해야 한다"며 "그 후 책임질 일이 있으면 누구나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불교재가연대’ 정웅기 사무총장도 "사실이라면 정치권의 종교개입으로 명백히 헌법을 파괴하는 행동"이라며 "헌법을 파괴하는 행동을 한 집권여당 대표는 당연히 물러나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안 대표의 압력이 사실이라면 한국 불교의 최대 종단인 조계종이 정권과 유착하고 결국 정권에 굴복한 것을 의미한다"며 "종단의 정권에 대한 독립성 논란과 더불어 현 자승 총무원장 체제가 출범 4개월째를 맞아 무너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겨레도 3면 <‘봉은사 대 총무원→불교 대 권력’ 갈등비화 가능성> 기사에서 신자들의 집단 반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또한 이번 사태가 ‘총무원 대 봉은사’의 갈등이 아니라 ‘정치권력 대 불교계의 갈등으로 비화할 경우,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향에 대한 불교계의 잠재된 분노가 다시 점화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세계일보는 3면 <안상수 대표 잇단 설화 ‘곤혹’> 기사에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설화’가 꼬리를 물고 있다. 좌파교육 발언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조계종 총무원의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압력설이 제기됐다"며 부적절한 처신을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게다가 안 원내대표는 부인으로 일관하지만 두 사건 모두 관련자 증언 등 여러 정황들도 상당히 구체적"이라며 "’왜곡됐다’ ‘황당하다’는 안 원내대표의 해명만으로는 설득력을 가질 수 없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 세계일보 3월22일자 3면  
     

    명진 스님은 "다음 주 법회(28일)에서는 안상수 원내대표와 자승 원장 스님의 관계를 말하겠다"고 밝혀 파장을 예고했다.

    보수신문, 또 침묵하나

    정부에 비판적인 사회현안 문제에 침묵해왔던 보수신문들은 이번에도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에 정치권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주요기사로 다루지 않거나 안 원내대표의 해명에 무게를 실어 진실게임으로 처리했다.

    동아일보는 6면에 관련기사를 1꼭지 보도했는데 명진 스님에게 당시 회동 내용을 전한 김영국 거사에 대해 "김영국 씨는 조계종 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으로 템플스테이 정책을 정부와 협의하는 업무를 맡은 계약직 직원"이라며 깎아내렸다.

    중앙일보도 6면에 기사 1꼭지를 실었으며 제목을 <명진 스님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정치권 압력" / 안상수 "불교계 잘 모르는데 그런 얘기 했겠나">, 소제목을 <"정권 압력으로 호도하는 건 종단 자주성 무시하는 주장" 총무원 대변인도 반박>으로 뽑아 진실공방으로 처리했다.

    조선일보는 12면에 기사를 실었고 <봉은사 주지 "한나라 원내대표 압력 때문" / 총무원 "근거없는 주장…종단 절차 따라>로 달았다.

    반면, 관련기사만 8꼭지를 다룬 경향신문은 사설 <충격적인 명진 스님의 ‘안상수 압력’ 폭로>에서 봉은사의 명진 스님은 3년 전 사찰 재정을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해 ‘청정 불교’를 실천하는 모범 사례로 신도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고, 지난해 8월에는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해 유족들을 위로하고 성금을 전달했다고 전하면서 ‘여권 인사들의 눈에는 눈엣가시로 여겨졌을 법도 하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여당 원내대표와 국회 문광위원장, 조계종 총무원장과의 만남은 공적인 자리이고 이들 사이에 오간 대화는 공언이라고 봐야 한다"며 "여당 원내대표의 헌법 파괴 발언 의혹이 제기된 이상 정치권과 불교계는 진상이 무엇인지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겨레도 사설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에도 권력 입김 작용했나>에서 "정치권력이 종교에 간섭하기 시작하면 이는 권력이 국민의 영적은 세계까지 장악하겠다는 것으로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정교분리에도 어긋날뿐더러 불교계로서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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