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노동연구원 노조 고사 작전?
    By 나난
        2010년 03월 19일 03: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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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체협약 해지 등 노사 갈등을 빚어온 한국노동연구원이 3개월 째 원장 공석 상태로 기관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여기에 노동부가 노동연구원에 용역 발주를 하지 않고 있어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어 연구원을 길들이고, 노조를 고사시키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연구원 길들이기, 노조 고사 의도

    노동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박기성 전 원장 사임 이후 3개월째 원장 공석 상태다.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경인사연)는 소관 연구기관인 노동연구원 원장 선임을 하지 않고 있다.

    통상적으로 경인사연은 소관 연구기관의 원장 선임 절차를 원장 임기종료 한 달 전에 진행한다. 현재 산업연구원 신임 원장 선임 절차가 현 원장 임기에 맞춰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비춰볼 때 3개월째 원장 공석 상태인 노동연구원의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외에도 경인사연은 파업 참가자 전원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의 형사 고발 조치와 노동연구원 예산에 대해 ‘가승인’ 결정을 내렸다. 여기에 지난달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노동연구원에 용역 발주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노동연구원이 수행해 오던 노동부 용역 과제는 한 건도 발주하지 않고 있다. 지속적으로 수행해오던 연구 과제의 향후 진행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노동부는 한국노동연구원 부설 고성과 작업장혁신센터(코윈센터)의 용역 발주를 타 기관에 내정하고, 이로 인해 한국노동연구원 사용자 측은 센터 청산 수순에 돌입했다. 일부 직원에 대해서는 강제 퇴직 조치도 시행할 예정이다. 직원 임금까지 체불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공공연구노조(위원장 이운복)는 “이명박 대통령이 청년실업 해소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지속적으로 얘기하면서 정부가 노동연구원 사태를 방관하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즉각적인 경영정상화”를 촉구했다.

    여당에서도 우려 목소리 나와

    한편 연구원 원장 장기 공석 상태와 예산 가승인 결정, 용역 발주 철회 등 정부의 노동연구원을 향한 탄압에 대해 “정부의 반노동정책에 기반한 국책기관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임 장관이 “노동부 연구용역은 경쟁 입찰을 통해 제일 잘하는 곳에 맡겨야 한다”며 “노동연구원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어도 연구를 잘 수행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책연구기관이어서 당연히 노동부에서 용역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

    공공연구노조는 “정부는 노동연구원에 행해진 일련의 조치들에 대해 어떠한 법적 근거나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위원장 장석춘) 역시 “노조가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했음에도 몇 달째 정상적인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의 반노동정책과 이에 기반한 국책기관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의혹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경제위기 여파가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 우리의 노사관계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일자리 창출 등 시급히 다뤄야 할 노동정책 과제와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 노동문제를 연구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해 온 노동연구원의 존폐마저 위협받고 있다”며 노동연구원의 경영 정상화를 촉구했다.

    노동연구원의 운영 차질이 장기화됨에 따라 여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0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부가 국책기관 손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괜한 오해를 받는 것은 좋지 않은 사례”라며 “경인사연은 하루 빨리 원장 공모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이어 “노동연구원은 국책연구기관임에도 행정기능이 완전히 마비돼 있다”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고급 두뇌가 모여 있는 국책연구기관의 정상화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연구원 노사는 박기성 전 원장 취임 이후 노사 갈등을 빚어오다 지난해 연구원 측의 일방적 단체협약 해지에 노조는 85일간의 파업을 벌여왔다. 이후 박 전 원장 사임 이후 조합원들은 모두 조건 없이 업무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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