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노조 여성대의원 폭증한 이유
    2010년 03월 03일 09:3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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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하철노동조합 대의원대회 현장입니다. 그런데 사진을 보면 고개를 약간 갸우뚱하게 됩니다. 여성 대의원이 아주 많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지하철 노동자들 대부분을 남성으로 알고있는 것과는 좀 차이가 나는 모습입니다. 왜 그럴까요?

노동조합 대의원의 임기는 1년이고 올해로 부산지하철 노동조합 23번째 대의원들이 뽑혔습니다. 23기 대의원은 지난 22기와는 다른 큰 차이점이 있는데 그게 바로 여성대의원의 숫자입니다. 22기에는 한 명도 없던 여성 대의원이 23기에는 14명(총 78명 중)으로 대폭 늘어났습니다.

   
  ▲ 사진=부산지하철 노조

여성 대의원 14명은 어떻게 해서 늘어나게 된 걸까요? 신입사원이 많이 들어온 걸까요? 지난해 부산지하철은 신입사원을 뽑지 않았습니다. 그럼 어떻게? 지난해 연말 부산지하철노동조합에 수백명의 여성조합원들이 대폭 가입했기 때문입니다. 23기 부산지하철노동조합 대의원 대회에 참여한 여성들은 그 증가한 조합원을 대표한 대의원들입니다.

지난해 부산지하철 노동조합은 대의원 대회에서 부산지하철노동조합 가입조건을 부산지하철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로 확대하는 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부산지하철에서 일하는 사람은 그 고용관계와 상관 없이 누구든지 부산지하철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 연말 미화 업무를 맡고 있는 여성 조합원들 수백명이 부산지하철노동조합에 가입하면서 기술, 역무, 차량, 승무의 4개 지부였던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은 새로 가입한 서비스지부를 합해서 5개 지부의 노동조합이 되었습니다.

멀리 보이는 여성이 새로 가입한 서비스지부의 조선자 지부장님(아래 오른쪽 사진)이십니다. 앞으로 서비스지부 대의원 14명과 함께 부산지하철노동조합 대의원대회에 참석해서 동일한 발언권과 투표권을 행사합니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 대의원 대회에 참여한 서비스지부 대의원들은 처음 조심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첫 대의원 대회가 열렸던 2월 10일 서비스지부 대의원들은 조용히 그러나 유심히 대의원 대회를 지켜봤습니다. 26일 열렸던 두번째 대의원 대회에는 좀 더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얼굴 익은 대의원들과 여기저기서 얘기를 나누며 가져온 음식을 나눠먹기도 했습니다. 한 서비스지부 대의원은 출석체크에 "예"하며 누구보다 크게 대답하여 한바탕 웃음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 사진=부산지하철 노조

서비스지부가 부산지하철노동조합에 가입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사건입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함께하는 노조도 찾아보기 힘들지만 이렇게 성별이나 세대 등의 차이가 있는 집단이 하나된 것도 그 사례를 찾기 드문 것 같습니다. 따라서 두 집단이 하나되는 과정,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통합, 중장년 여성 노조와 남성위주 노조의 통합 등을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양 집단이 서로를 받아들이면서 그들 자신 안에서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특히 사회적 발언과 대의의 기회가 없었던 여성 대의원들이 어떤 변화를 겪을지가 궁금증의 대상입니다.

서비스지부 측에서 달라진 변화 하나를 먼저 얘기해주었습니다. 서비스지부가 부산지하철노동조합에 가입한 후 사측의 대우가 달라졌다고 합니다. 사측이 조합원들에게 이전보다 조심스러워졌고 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들에겐 조합 가입을 말리면서 아양(?)을 떤다고 합니다. 사측의 부드러운 태도에 말려들어 조합가입을 꺼리는 일부 노동자들에겐 노조가 있으니까 그 대접받는 거라고 말해준다고 합니다.

앞으로 또 어떤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그리고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의 변화가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까요? 우리 사회 새로운 변화의 중심에 부산지하철노동조합 대의원 대회가 있습니다. 때때로 그 변화의 과정을 여러분께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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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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