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는 정치고, 정치는 문화다”
        2010년 02월 21일 12:3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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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그러므로 인간이 ‘문화’를 통해 모든 형벌을 면하고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는 연구자들은 잘못을 범하고 있다.”

       
      ▲ 책 표지.

    『정치, 문화, 인간을 움직이는 95개 테제』(앨피, 앤 노튼 지음, 15000원)에서 저자는 문화와 정치, 그리고 문화와 정치학 연구자들이 유념해야 할 95개의 테제를 제시하고, 이를 설명하고 있다. 

    앤 노튼이 제시한 95개 테제의 핵심은 ‘위계질서’와 ‘정통성’에 대한 예민한 인식에 있다. 저자는 후기에서 이 책이 “위계질서와 정통성에 대한 도전이자 지속적인 반대의 표명”이라고 못 박았다.

    위계질서와 정통성은 고정된 채 변화를 거부하고 특정한 가치를 고수한다. 이 책의 제목이자 목차를 구성하는 ‘95개 테제’가, 1517년 독일의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교회의 면죄부 판매에 반대하여 비텐베르크 성 정문에 못 박은 ‘95개 조 항의문’에서 나왔다는 점은 이 책이 지향하는 바가 어디에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 준다.

    루터가 못을 박은 대상이 중세 ‘종교계’였다면, 이 책의 저자 앨 톤노튼이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개혁하려는 대상은 “미국 중심의 학계”이다. 루터가 로마 교황청을 중심으로 타락한 중세 교회를 뒤로하고 ‘신앙 그 자체’로 되돌아갈 것을 권유했던 것처럼, 노튼은 미국 학계에 팽배해 있는 ‘사이비’ 문화 연구 행태를 버리고 ‘문화 그 자체’로 문화 연구의 방향을 바로잡으라고 권고한다.

    『정치, 문화, 인간을 움직이는 95개 테제』에서 저자는 “문화와 정치는 정말로 별개의 것인가?”라며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저자는 스스로 “문화는 단순한 ‘의미의 그물망’을 넘어, 그 의미들이 다각적인 관계를 맺고 굴절되는 ‘의미의 매트릭스’이다.<테제1> 그렇기 때문에 문화를 어떤 상황의 가변적 요인인 ‘변수’로 취급하는 것은 기만적이다.<테제2> 왜냐하면 우리 삶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정치는 문화에 속하고<테제3>, 우리의 지식과 신념·행위의 총체인 문화는 정치적이기 때문<테제4>”이라고 답한다.

    이어 그는 이 테제들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언어 속에 존재하는 문화<테제5>는 언제나 정치적이기 때문이다.<테제6> 그래서 문화적 기법은 정치적 전략의 직접적 판박이<테제11>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 * *

    저자 – 앤 노튼

    Anne Norton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정치학과 Alfred Cass 기금 교수이다. 지은 책으로『Blood Rites of the Poststructuralists: Word, Flesh, and Revolution』,『Republic of Signs: Liberal Theory and American Popular Culture』 등이 있다.

    역자 – 오문석

    옮긴이 오문석은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대학원 석·박사를 졸업하고 현재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백년의 연금술』,『근대시의 경계적 상상력』 등이 있고, 역서로는『바흐친의 산문학』(공역),『자크 데리다의 유령들』 등이 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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