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감동시킨 '7인 원정대'
        2010년 02월 02일 10:3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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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발레오 공조 2차 투쟁 원정단이 마지막 출근투쟁을 가졌다. 회사는 여전히 문을 굳게 닫았고, 직접 교섭 요구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순서대로 한명씩 발언을 하고 구호를 외칠 때, 이들은 한국에 두고 온 동지를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 굳게 닫힌 문 앞에서 출근투쟁 중인 원정단

    당장 공장 청산 철회 약속을 받아내는 것 등의 손에 쥐어진 결과물은 없다. 그러나 이날 사회를 맡은 발레오 김 현종노조원의 말처럼 어제보다 오늘이, 또 오늘보다 내일 더 진전하고 투사가 되어가는 자신들을 바라보면서 이 싸움의 희망찬 긍정을 가슴속에 아로새겼다.

    2차 투쟁의 값진 성과들

    그러나 이 원정투쟁의 긍정적 결과는 단지 원정단의 성장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프랑스 최대 노동조합 총연맹 CGT와 CFDT와의 연속적이고 상시적인 연대를 위한 틀을 마련한 것도 2차 투쟁의 큰 결실이며 이는 이후 이어질 3차투쟁, 4차투쟁의 진전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원정단이 보여준 절절한 투쟁의 과정이 현지 활동가에게 조용한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당 집권 시기를 거치면서 노동운동의 투쟁 결집지로서의 노총이기라기 보다는 행정, 관료자로서의 노총의 역할에 여러 가지 비판을 면하기 어려웠던 CGT는 오히려 발레오의 헌신적 노동운동에 놀라운 감동을 받는 듯 했다.

       
      ▲ 철야 농성장을 방문한 CGT

    각 지역 사업장에서 발레오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였으며, CGT 자동차분과위원장인 미셀 듀크레는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해 발레오 공조와 함께 투쟁을 끝까지 하겠음을 거듭 밝히며, 2월 말에 천안공장을 방문하여 직접 투쟁에 참여하며 연대사업을 현장에서 모색하기로 한 것도 발레오 원정단이 프랑스에서 몰고 온 조그만 바람의 한줄기이다.

    원정단 통해 이어진 연대의 끈

    25일 발레오 샤틀레호 공장을 방문한 원정단은 CGT 지역본부장, 샤틀레호노조대표등 지역 노조대표가 참석한 회의에서 CGT 자동차분과위에서 결의문을 채택했다. 회사 정상화와 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실제로 권한을 가진 발레오 그룹이 책임 있게 나서서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그들은 한국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할 것이며 이후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발레오를 압박하는 투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발레오 본사에 항의서한을 보냈다.

    다음날 이어지는 르노자동차 공장 방문에서도 어제와 비슷한 내용의 항의서한이 작성되고 본사에 전달하였으며, 오후 라수에즈에 위치한 발레오 공장 방문에서도 지역 노조 대표들과 함께 발레오의 정책을 바꾸기 위해 한국과 프랑스 노동자들이 함께 투쟁해야 한다는 것에 각 지역 발레오공장 노조 대표들과 공유하고 조합원들의 서명운동이 이어졌다.

       
      ▲ 서명운동 중인 원정단(왼쪽)과 현지 지역신문 1면에 소개된 원정단 소식

    흩어져 있던 지역 단위들이 발레오 공조 원정단이 하나로 역으며 움직여 나갔고 원정단을 중심으로 연대의 끈들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수에즈 지역 신문에서는 발레오 공조 의 한국 원정단 투쟁을 사진과 함께 1면에 싣기도 했다.

    엘리제궁 습격사건 될 뻔

    본사 출근투쟁도 하루도 쉼이 없었다. 비가 왔고, 눈이 내렸고 우박도 맞았다. 노란 투쟁조끼를 입고 새벽길을 헤치고 걷는 원정단은 길을 잘못 들어서 사르코지가 사는 엘리제궁 앞에 도착했고, 경비대는 저지에 나셨다. 영문을 몰랐던 원정단은 우리는 발레오 본사에 가는 중이라고 설명을 해도 투쟁단에 놀란 경비대는 길을 막고 버텼다. 자칫 발레오 투쟁단의 엘리제궁 습격사건이 될 뻔하였다.

    27일 출근투쟁은 CGT, CFDT, 반자본주의신당 NPA와 함께한 연합집회로 이어졌다. 집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경찰 호송차 6대, 전투경찰 차량 1대가 본사 앞에 진을 쳤다.

       
      ▲ 27일 본사 앞 집회 장면
       
      ▲ 27일 본사 앞 집회 장면

    그간 원정단이 각 지역을 방문하고 호소한 노력들이 이 날은 연대의 불로 올려졌다. CGT노총 산하 금속연맹의 쟝프랑스와 금속연맹 집행위원(르노차 출신)을 비롯하여 본사에서 300 km 이상의 거리에 떨어진 발레오 샤틀레호 공장에서 현장간부와 조합원, 460 km의 거리에 떨어진 발레오 이수아 공장에서 파브리스 (발레오 전국종업원평의회 공동 코디네이터), 르노 기안쿠르 기술연구소 노동자 등과 CFDT노총 산하 금속연맹 산하 발레오 노조 간부, 발레오 유럽 전역을 걸친 유럽종업원평의회 의장 로져 프랑스 동지들, Solidaire 솔리데 노총의 국제위원을 비롯해서 철도노동자, 프랑스 반자본주의신당 당원들, 한국의 유학생들이 함께 했다. 함성을 지르고 풍물을 울리며 진행된 시위에 프랑스 참가자들과 취재하러 온 기자들도 신기해했다.

    이날 원정단은 직접교섭을 거부하는 회사에 항의하기 위하여 시한부 철야농성을 선포하였다. 갑자기 내려간 기온에 모두들 걱정하는 마음이었으나 곧 한국에서의 투쟁이 승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지의 결의를 하였다.

    회사의 노골적인 대화거부

    밤이 깊어지자, 발레오 유럽 종업원 평의회 의장 로져가 지지 방문을 하여 ‘오늘 집회에서 한국노동자들의 분노와 눈빛으로 결의를 확인하였다.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투쟁 선언을 하였다. 그는 이어 최근 직접 교섭 문제로 발레오 그룹 고위관계자들을 만났는데, ‘한국노동자들은 너무 폭력적이고 대화가 되지 않는다. 이번 2차 원정투쟁에서 회사는 철저하게 회피할 것이다. 그래야 한국에서 농성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대오를 이탈시켜 이후 회사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 수 있다.’ 는 회사 측 이야기를 전해 주면서 유럽 평의회 차원에서 발레오 그룹에 대한 항의를 조직하겠음을 다짐하였다. CGT의 국제책임자인 크리스티안 필리코스키 또한 현장방문을 통해 원정단에게 힘을 북돋아 주었다.

       
      ▲ 함께 한 이웃주민들

    추위를 막을 텐트도, 바람막이도 하나 없이 다음날 밤늦게까지 이어진 철야농성은 이웃주민들도 함께 하였다. 사진작가의 부인이 원정단 투쟁사진을 들고 와 회사와 현 정부의 만행을 성토하고, 보온병에 커피를 끓여온 NPA의 대학생당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자 한 주민은 위스키 한 병을 들고 와서 몸을 녹여야한다고 일러주었다.

    철야농성을 하면 본사 경비대도 같이 고생을 하는데도, 그들은 오히려 새벽녘에 회사 돈이 아니라 자신의 돈으로 마련한 거라며 따뜻한 빵 한 아름과 스파게티를 가져다주며 자신들의 미안한 마음을 전해주었다. 출근길의 여직원도 초콜릿 한 상자를 건네며 힘내야 한다고 당부한다.

    원정단에 모아진 따뜻한 마음들

    본사 사장이 출근 할 때 원정단이 개발한 ‘엿먹어라’는 몸동작을 굳게 닫힌 유리 현관 너머의 안내데스크 예쁜 언니들도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같이 따라한다. 온 몸에 얼음이 박히는 듯한 추위에도 이들이 원정단의 마음에 따뜻한 불씨하나를 지펴주고 있었다.

    쏟아지는 겨울비를 맞으며 샹제리제에서 68혁명의 상징인 소르본대학광장까지 선전전을 한 날엔 달고 먹는 감기약 때문에 위장약까지 먹어야 할 지경인데도 본사는 계속 도망 다니고, 회피한다. 르몽드를 비롯해서 캐피탈, 라디오프랑스등 주요 언론매체뿐만 아니라 각종 독립매체들도 취재하고 보도해도 본사는 들은 척 만 척이다.

    그래도 이 투쟁은 이미 이긴 싸움이다. 7명 뿐인 원정단이 가는 곳곳마다 연대의 끈이 이어진다. 가는 곳곳마다 원정단의 모습은 감동적이고 희망적이다. 7명 내부에서도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책임을 다하며 또 즐겁게 투쟁한다. 프랑스의 노동자들이, 파리의 시민과 활동가들이 본 이들은 정말 한국의 멋진 노동자! 철의 노동자!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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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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