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삽질예산을 복지예산으로"
    2010년 01월 28일 03: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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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지방선거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가혹한 중간평가를 내리고 2012년 권력재편 시기에 현 집권세력을 교체할 수 있는 징검다리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진보적 지방자치의 선례를 남길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다.

최근 경기도의 김상곤 교육감이 보여준 무상급식정책과 학생인권 조례 제정사업 등은 지방의 교육 수장을 교체하면 이렇게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준 매우 적절한 사례로 우리에게 한줄기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중앙정부에 의존해야만 하는 지방정부 재정? 

우리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부터 복지국가를 향한 정책적 노력을 시작해야 할 것인 바, 가장 중요한 것은 지방재정과 예산 문제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가 매우 낮다고 알고 있다.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는 1년 동안 지방정부의 일반회계 예산에서 지방세와 지방정부의 세외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2009년 현재 전국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53.6%에 불과하다.

즉, 지방정부 예산의 절반 정도가 중앙정부의 지방교부예산으로 충당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이것은 평균치에 불과하고 실제 각 지자체별로 따지면 재정자립도의 편차는 지역별로 매우 크다. 서울특별시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90%가 넘고, 광역시들까지 합한 평균은 72.7%에 달한다, 하지만, 시 지역의 평균은 40.7%, 구 지역의 평균은 37.3%, 군 지역 평균은 17.8%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중앙정부의 예산을 얼마나 많이 따오느냐?’라는 기준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의 능력을 평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지방정부는 예산이 적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알고 있다. 지자체의 단체장들도 지방정부의 재정 부족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렇기만 할까?

이미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예산의 규모 면에서 엄청나게 비약했음을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수집, 정리한 자료에 의하면, 인구가 16만 7천 명인 경북 A시의 경우 전체 1년 예산은 추경을 포함하여 6,836억 원으로 어린아이와 노인인구 모두를 포함하여 인구 1인당 409만 3천 원의 예산이 배정되어 있다.

지방정부 돈 없어 일 못한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면 1년에 1,600만 원 이상의 예산이 한 가구에 배정되고 있는 것이다. 인구가 6만 명이 채 되지 않는 전북 B군의 경우 1년 예산이 3,206억 원으로 주민 1인당 1년에 534만 원(4인 가족 기준으로 가구 당 2,136만 원), 인구가 41만 명인 경기도 C시의 경우 1조 1,729억 원으로 주민 1인당 285.6만 원(4인 가족 기준으로 가구당 1,142.4만 원)의 예산이 지출되었다.

이런 통계에 기초해 일각에서는 공무원의 인건비와 상하수도 관리 등 필수예산을 빼고 나머지 예산은 차라리 집집마다 현금으로 나누어 주는 것이 훨씬 낫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이야기가 전혀 터무니없게만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통계는 지방정부가 돈이 없어서 필요한 일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전적으로 옳은 주장만은 아니라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늘어난 재정 여건 속에서 지방정부들이 과도한 건설 및 토목 관련 예산을 지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송 및 도로교통 예산, 국토 및 지역개발 예산, 그리고 지자체 장의 공약 사업비로 지출되는 기타 예산 등을 합할 경우, 앞에서 언급한 경북 A시의 경우 전체 예산의 32%, 전북 B군의 경우 24%, 그리고 경기도 C시의 경우 무려 46%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사회복지 예산의 비중이 전체 예산의 23%(1,265.1억 원)나 되어 상당히 높은 지자체에 속하는 경북 A시의 경우, 사회복지 예산은 기초생활보장(29%), 취약계층지원(18%), 노인과 청소년(32%), 보육․가족․여성(14%)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산지출 대부분이 건설 아니면 건축

이들 예산의 대부분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나 의료급여법, 그리고 영유아 보육 관련법에 따라 중앙정부의 예산에 대응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의무 분담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방정부의 자율권이 거의 없는 경직성 예산들이다. 지방정부에 따라서는, 주민들을 위한 복지를 강화한다는 예산들도 대부분 노인복지시설이나 장애인시설 등 실제적으로는 각종 건설 및 건축 관련 예산들로 집행되고 있다.

심하게는 하루에 차 몇 대 밖에 다니지 않는 도로를 포장하는 데 전체 지방정부 예산의 상당부분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현재 2차선인 지방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는 것을 몇 년 늦출 정도의 불편함을 주민들이 감수해 준다면, 매년 수백 또는 수천 억 원의 돈을 지역 주민들의 실질적인 생활 개선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과도하게 투입되고 있는 건설토목 예산으로 지역의 남아도는 다세대 주택 등을 구입하면 주민들을 위한 값싸고 시설 좋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해마다 연말에 부수고 새로 포장하는 보도블록 비용만 절감하여도 공부하는 데 필요한 각종 부교재와 준비물을 모두 무상으로 배급해 아침 등교하는 아이들과 엄마가 씨름하지 않아도 된다. 초․중․고등학교 아이들 모두에게 우리 농산물로 만든 질 좋은 급식을 학부모 부담 없이 무상으로 할 수도 있고, 신생아를 가진 가정에 육아지원 도우미와 보육교사를 파견할 수도 있다.

삽질예산을 복지예산으로

현재, 전체 지방정부 예산 중 건설 관련 예산의 30-50% 정도가 불필요하거나 우선순위가 낮은 도로와 건설․토목 관련 예산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지역 주민들에게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항목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하토야마 정권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과 같이 지역 주민들을 모아놓고 공무원들이 예산을 설명하고, 이들의 동의를 받지 못하는 예산은 삭감하는 방식의 ‘체육관 예산’ 심의를 통해, 주민들의 동의를 얻는 예산만 집행하고 나머지는 실질적인 복지예산으로 전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충분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제 복지국가 후보를 통해 기존의 삽질 예산을 주민생활 지원 예산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홍보해야 한다. 보편적 복지국가 세력이 집권하면 무상보육이 가능해지고, 어린이와 부모가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려나가고, 보편적 복지제도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사회임금을 확대하면 시장임금이 늘어나지 않더라도 가정의 가처분 소득이 매달 몇 십 만 원씩 증가할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투표로 세상을 바꾸고, 선거를 통해 나의 삶을 개선하는 방법은 보편적 복지국가 정책을 공약으로 내거는 후보를 뽑는 길이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지방정부 예산 구조의 변화를 통해 복지 개혁을 시도하는 후보들을 진정한 ‘복지국가 후보’라고 지칭할 것이다. 우리는 모든 ‘복지국가 후보’를 지원하는 대신, 모든 ‘토목국가 후보’를 거부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것이 우리 국민의 뜻이기 때문이다.

2010년 1월 28일
사단법인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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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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