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진보정당, 동시 겨냥"
    2010년 01월 26일 10:3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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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25일,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착수를 발표한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공노와 전교조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공공부문 노조탄압의 연장선이자 정상적인 노동조합활동을 기본권이 아닌 정권에 대한 저항으로 인식하는 정권의 태도를 여실없이 드러낸다.

정권과 경찰은 전공노가 지난해 조직통합에 이어 정권의 표적이 되어온 민주노총에 가입해 힘을 싦어 준 이래, 노동 기본권인 ‘단결권’을 무시당하고 전공노를 불법단체로 낙인찍고, 노조설립신고 직전인 지난 12월 1일 전격 사무실 압수수색 하기도 했다. 이번 경찰의 발표 역시 지난 압수수색 후 발견된 자료를 근간으로 한 것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별건수사 혹은 기획수사

그러나 경찰의 이러한 수사는 ‘별건수사’라는 지적이다. 경찰이 지난해 압수수색을 벌였던 것은 ‘시국선언’과 관련된 것인데, 시국선언이 무죄판결이 나온 이후, 이와 관계없는 간부들의 계좌와 e메일을 조사했다는 것이다. 즉 어떻게든 전공노와 전교조를 ‘불법’으로 낙인찍기 위한 ‘기획수사’라는 점이다.

   
  ▲ 사진=전공노

전공노와 전교조는 “시국선언과 관계없는 금융계좌 내역과 e메일 사용내역 등의 무차별적인 압수수색은 검찰총장 스스로가 금지하겠다고 선언한 ‘별건수사’를 기획한 것이며, 털어서 먼지 나는 놈을 잡고 보겠다는 ‘저인망식 기획수사’”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번 수사가 민주노동당과 관련이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브리핑에서 “간부급 조합원 290명이 민주노동당에 가입하거나 매월 일정금액을 정당 계좌로 내온 혐의가 있다”며 “이중 69명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공무원이나 교사가 선관위에 맡기는 이외 방법으로 후원금 등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정당에 가입하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명목으로 공무원 노조의 활동을 민주노총, 나아가 민주노동당과 엮어 색깔 공세를 펼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경찰 "민노당도 정치자금법 위반"

실제로 경찰은 향후 “민주노동당도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므로 회계 책임자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며 수사의 폭을 민주노동당으로까지 넓힐 것임을 밝혔다.

이에 대해 오병윤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은 “최근 드러난 정황들을 볼 때 (경찰이)전공노와 전교조를 시국선언만으로 탄압할 수 없으니 탄압의 강도를 더 높여보려는 것 아니냐”며 “이 기회를 놓고, 지방선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노동당까지 손을 보겠다는 의도가 명백하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노동당은 이와 관련, 대책 마련을 논의하고 있으며, 오병윤 사무총장은 “우리 당에 전교조나 전공노 조합원 당원은 없다”며 “강력히 대응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성희 중앙연수원장은 “전공노와 전교조에 대한 탄압과 진보정치에 대한 탄압을 동시에 추진하는 효과가 있고, 최근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대한 법원의 심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새로운 탈출구를 열려는 시도로도 보인다”며 “두 노조를 민주노동당과 연관시키며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려는 계획이지만, 국민들은 오히려 더 이상하게 볼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 "전교조-전공노 조합원 당원 없다"

정 원장은 이어 “공무원들은 정치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은 가입도 안 받고 있다”며 “다만 신분을 안 밝히고 가입하거나 후원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경찰이 어떻게 트집을 잡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차라리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을 인정하며 현행 악법을 뜯어고쳐야 한다”며 "두 노조와 진보정치가 힘을 합치고 공동대책을 모색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공노와 전교조도 “이명박 정부 들어 공무원노조와 전교조에 대해 가해지는 탄압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며 “이는 단순한 탄압의 차원을 넘어 그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양대 노조를 말살하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시국선언이 무죄로 결론이 나와 분위기도 안 좋은데 ‘건수’ 하나 잡은 것 아니겠냐?”며 “전공노, 전교조, 민노당, 진보신당 등 골치 아픈 존재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예전 민주노동당 시절에는 당우라는 제도로 전교조나 전공노 조합원들이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 정리된 상태”라며 “당에 가입해 적극적 당 활동을 하고 자기 지위를 이용해 선거활동을 하는 게 문제이지 소극적으로 소정의 후원금을 문제 삼기는 민망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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