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값등록금? 몰라…상한제? 안돼"
        2010년 01월 18일 09:2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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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이명박 대통령이 등록금 상한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요 대학의 총장들과 가진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정부가 등록금을 제한하는 것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며 “(대학이) 스스로 자율적으로 하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대선공약으로 채택하지 않았지만 한나라당의 ‘반값등록금’이 톡톡히 재미를 보면서 ‘MB=반값등록금’라는 인상이 강한 점에 비추어보면, 상반된 의견을 개진한 셈이다. 더구나 등록금 상한제가 여야 합의로 상임위를 통과한지 불과 하루 만에 나온 발언이어서, 정치적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본회의에서 대통령의 신호를 받은 한나라당이 후불제만 통과시키고 상한제는 부결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그 중 하나다.

    국회 처리가 어떻게 되든 간에, MB는 대학등록금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분명히 밝혀주었다. 여전히 ‘MB=반값등록금’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가격결정권(등록금)이 대학에 있다는 대통령의 생각도 여과없이 드러났다.

    하긴 시장논리에 입각한다면 그럴 수 있다. 공급과 수요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고 하지만, 일단 가격을 매기는 쪽은 공급자이지 않은가. 학교가 가격을 책정하고, 학생과 학부모인 소비자는 그 가격에 물건(교육)을 살 것인지 말 것인지만 정하면 된다. 이렇게 본다면, 시장을 중시하는 대통령이 왜 등록금 상한제에 반대하는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에서는 시장원리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작년 2009년은 등록금 자율화가 된지 20년이 되는 해였다. 사립대는 지난 1989년부터 등록금을 마음대로 책정해왔고, 국공립대는 2000년대 초반부터 그랬다. 대학(공급자)이 가격(등록금)을 자기 편하게 매긴지 오래된 것이다.

    그러면 지난 20년 동안 시장원리에 따라 가격이 등락을 거듭해왔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소비자)의 소비 패턴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오르고 다른 경우에는 떨어져야 했다. 아니면 어느 대학은 오르고 또 다른 대학은 ‘가격인하’나 ‘바겐세일’이 있어야 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그런 경우는 없었다. 등록금이 내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오직 오르기만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학생과 학부모이 볼 때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고려대의 등록금이 비싸면, 고려대를 사지 말아야 한다. 그 가격으로 다른 대학을 구매해야 한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학생과 학부모가 할 수 있는 건 ‘돈 만들어 등록금 내기’ 아니면 ‘대학 포기’ 뿐이다.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선택하는 시장의 그림이 우리의 대학에는 존재하지 않은 것이다. 그보다는 대학은 강자이고, 학생과 학부모가 약자인 모습만 있다. 그런데 MB는 ‘등록금은 대학 자율’이라고 말한다. 정부나 사회가 상한선을 정하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이건 강자인 대학에게만 자율을 주겠다는 의미다. 대학에게만 힘을 실어주는 행위다. 약자인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자율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MB에게는 학생과 학부모가 안중에도 없다. 이렇게 되면, 즉 MB가 발언한 대로 세상이 굴러가면 ‘등록금 폭탄’이나 ‘학자금 대출금 폭탄’만 여기저기 터진다.

    자율은 약자에게 주어야 한다. 강자에게는 규제를, 약자에게는 자율을 부여하여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대학등록금 문제에서 이러한 균형추는 등록금 인하나 최소한 등록금 상한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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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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