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재보궐 선거를 어떻게 해야 하나?
    2009년 12월 28일 07:4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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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진보신당 지방선거 후보자 선출 공고가 중앙당 홈페이지 등에 게시됐습니다. 서울시장을 선출하고 경기도 지사를 선출하는 지방선거 선출 공고가 드디어 난 것이죠. 이제 선거인 명부 작성 등을 거치고 나면 당장 1월 2일부터 후보자 등록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상황, 후보자 등록이 바로 눈앞에 다가온 이 상황에서 아직 안개 속을 거닐 듯이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사안이 있습니다. 바로 심상정 전 대표의 경기도지사 출마 여부입니다.

심상정, 어디로?

얼마 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심상정 전 대표가 밝혔듯이 현재 당내에는 심상정 전 대표에게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것과 은평 재선거에 대응할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심상정 전 대표도 이 두 가지 의견 중에서 고심하고 있고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다루면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심상정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에 출마하건, 은평 선거에 출마를 하건, 그것은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당이 책임 있게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공유하는 것이라고 봅니다.(물론 이 과정에서 심 전대표의 판단도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가 되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당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과 적절한 방식의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진지하게 이 문제를 검토하고 결정해야 되겠지요.

이미 심상정 전 대표는 지난 15일 전국 광역시도당 위원장들이 참석한 확대간부회의에서 자신의 출마 문제를 공론화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의 뜻을 수렴하고 있지만, 여전히 당내 논의가 그리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는 심상정 전 대표든 다른 사람이든, 후보를 먼저 상정해놓고 지방선거에 나갈지, 보궐선거에 나갈지를 결정하는 논의 방식이 아니라,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가 진보신당에 어떤 전략적 의미가 있는지, 당의 총력을 기울일 선거인지 아닌지 등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은평의 전략적 중요성을 먼저 생각해야

진보신당은 지방선거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연이어 실시되는 재보궐 선거에서 어떤 전략을 가지고 대응할지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2012년 총선으로 이어지는 이 두 개의 중요한 정치일정에서 당이 어떤 방침을 가지고 임해야, 당이 확대 강화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우리 앞에 와 있습니다.

사실 그 동안 심상정 전 대표의 경기도지사 후보 출마는 당내에서는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고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물론 경기도지사 출마의 필요성 또는 당위성을 단순히 “정치인이 지역구를 옮기면 안 된다”는 것에서 근거를 찾는 분위기에 대해서는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지만, 서울과 수도권에서 당의 대표적인 두 정치인이 출마를 하는 것이 현재 당이 취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전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심 전 대표의 경기도지사 후보 출마를 바라는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이미 진보진영이 승리를 했던 교육감 선거와 함께 진행되는 경기도지사 선거이기에 더욱 그랬고, 경기도에 출마하는 수많은 기초의원 후보들과 당원들의 열망을 외면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최근 이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고민을 했습니다. 심상정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한 공론화 과정의 하나로, 개인적인 결단의 문제로 놔두면 안 된다는 심정으로, 깊은 고민을 했습니다. 제 결론은 심상정 전 대표가 은평 재선거에 출마하는 것도 검토해 볼만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상정, 은평 출마 검토해볼 만하다

제가 이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것은 심상정 전 대표의 거취를 중심에 놓고 사고하지 않고, 은평을 선거가 진보신당에 던져주는 의미를 중심에 놓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심상정 전 대표의 은평 재선거 출마를 반대하는 다수는 심상정 전 대표에게 ‘헌신’을 요구합니다. 당과 진보정치를 위해 당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나서줘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경기도지사 출마가 ‘헌신’인 반면, 은평 선거에 출마는 ‘욕심’으로 치부되는 분위기도 없지 않습니다. 저는 이런 접근법으로는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은평 선거에 대한 어떠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할 것인지를 탐구하고, 지방선거와 은평 선거를 한 묶음으로 조망하면서 대응하기 위한 당의 전략을 찾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는 떨어질 수 없는 하나의 정치일정이며 당은 이 일정에 대해 사려 깊게 그리고 입체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6월 지방선거는, 바로 연이어 치러질 7월 재보궐 선거를 통해 ‘정치적’으로 마무리 된다고 생각합니다. 7월 재보궐 선거는 직전 지방선거에서 쓴 맛을 봤던 당은 만회를 하기 위해, 도약했던 당은 그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지지부진 했던 당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모두가 총력을 기울일 선거입니다.

특히 은평은 한나라당 차기 대통령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재오와 맞붙는 선거이며, 다른 주요 정당 역시 전략 후보를 내세울 것으로 전망돼 ‘미니 총선’이라기보다 ‘미니 대선’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의 선거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치적으로 중요하고, 대중적 관심을 끌어모을 것입니다.

은평, 미니 대선

아마도 민주당 역시 전략적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중앙당 차원의 대응을 할 것이고, 비중 있는 전략 후보를 은평에 출전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나라당을 이외의 다른 정당들은 현 정권의 과거를 심판하는 동시에 지방선거 이후 미래에 대한 정치적 신뢰를 묻는 매우 중요한 선거라는 의미에서 이재오 측의 “낙하산 공천이다. 은평에 연고가 없다”는 공격을 충분히 감수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을 포함해 모든 정당들이 최선의 역량을 은평으로 ‘파견’시켜 건곤일척 자웅을 겨루는 선거가 될 전망이니, 가히 2010년 한국판 ‘적벽대전’이라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진보신당이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얻었다고 한다면, 은평 선거는 그 성과를 등에 업고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상황에서 기존 정당들과 한판 승부를 펼칠 수가 있습니다.

만약 심상정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가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서울시장 선거시기부터 심상정 전 대표는 은평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직전에 있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대중적인 인기와 신망을 더한 노회찬 대표가 은평에 함께 가세해 대응한다면 충분히 진보정치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거꾸로 결코 원하는 일은 아니지만, 진보신당이 지방선거 결과가 그리 좋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 새로운 반전의 카드로 은평 재선거를 염두 해 둘 수도 있습니다. 당의 역량이 분산되지 않고 120% 은평에 집중시켜 선거를 치르게 되기 때문에 조직력에서도 다른 당에 비해 아쉬울 것이 없습니다.

은평 선거와 진보신당

또 앞서 말씀드렸듯이 당을 대표하는 두 정치인이 동시에 한 곳(은평)에 집중해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어찌 보면 앞으로도 이런 기회는 없을 유일한 선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혹여 지방선거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이유로 충분히 당의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로 은평 선거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은평 재보궐 선거의 정치적 중요성에 대해 동의를 한다 해도, 후보가 반드시 심상정 전 대표여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다른 시각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전국적 관심 지역이며, 정치적으로도 중요하다면, 진보신당은 노회찬-심상정을 제외한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서, 더 많은 대중적 정치인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시 강조해서 말씀드리지만, 저는 특정 후보를 앞세우는 접근이 아니라, 은평 선거의 중요성에 부합되는 후보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하는 고민이 우선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새로운 인물이 출마할 가능성도 충분히 열어놓고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그 전제는 제3의 인물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은평 선거가 ‘미니 대선’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중요한 수준에 걸맞는 토론 혹은 논쟁이 필요합니다.

은평 재선거를 바라보는 진보신당의 관점에 대한 논의를 하기에는 당면한 지방선거가 너무 버거웠을 수도 있지만 연이어 이어지는 이 두 선거는 결코 따로 떨어진 선거가 아니기에 동시에 고민하면서 수를 놓아야 할 것입니다.

촉박하지만, 공론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은 촉박합니다.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상상해야 하며, 고려해야 할 것 또한 많습니다. 경기도 당원들과 은평 당원들의 의견과 정서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고, 급박하게 돌아갈 정치상황도 고려해야 합니다.

저의 이 짧은 글이 지방선거와 7월 재보궐 선거, 특히 그 가운데 은평 선거에 대한 당 차원의 전략이 공론화되는 계기가 돼, 무엇이 우리 진보신당의 강화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중지가 모아지기를 희망해 봅니다. 촉박한 시간만큼 집중적인 논의 또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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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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