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합의, 오늘 조합원 찬반투표
    By 나난
        2009년 12월 23일 08:2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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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잠정 합의를 도출했다. 경제위기를 감안해 노사협상 역사상 처음으로 기본급 동결에 합의했으며, 파업 없이 잠정 타결한 것에 대해 많은 언론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요 현장조직들이 23일 실시될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운동을 벌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기본급 동결, 성과-격려금 대폭 지원

    현대차 노사가 21일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12시간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300%+200만 원, 2009년 경영 실적증진 격려금 200만 원, 단체교섭 관련 별도합의(무분규+임금동결) 100만 원과 무상주 40주에 합의했다.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성과급과 격려금 등 일시금을 대폭 지원받는 셈이다.

    또 단체협약에서는 고용보장 및 경쟁력 향상을 위한 확약서 체결, 3자녀 학자금 전액 지원, 자녀 출생 특별 휴가 3일 등 경조 및 특별휴가 개정, 건강 진단서 췌장암, 난소암 검사 추가를 비롯해 해고자 1명 복직도 합의했다.

    이경훈 현대차 지부장은 22일 소식지를 통해 “삼성, 포스코, 현대중공업, LG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위 상장그룹들이 많은 순이익을 남겼음에도 하나 같이 올해 임금을 동결했다”며 “이 점이 우리의 입장만을 가지고 쉽게 몰아갈 수 없는 부분이었다”며 기본급 동결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전 집행부의 사퇴로 중단된 교섭을 받아 안고 진행된 교섭이라 제 모든 것을 걸기에 한계가 있었다”며 “임금인상은 조합원의 고정 임금 확보라는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하지만 현실적인 선에서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임금동결은 백기투항"

    하지만 현대차가 사상 최대 실적(당기순이익 약3조원)을 올렸음에도 기본급을 동결한 것에 논란이 일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 일부 현장조직은 “임금동결은 정권과 자본에 백기투항한 것”이라며 23일 실시되는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 부결운동에 나섰다. 

    현장조직 중 하나인 전국현장노동자회는 성명서를 통해 “조합원을 기만하고 절망시킨 잠정합의안”이라며 “기본급 동결은 물가, 공공요금 등을 감안할 때 실질임금 삭감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는 대자보를 통해 “사측은 올해 순이익이 3조 원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 하며 4만5천 조합원의 요구를 묵살했다”며 “기본급은 한 번 동결하면 1년이 아니라 퇴직 때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임금삭감”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자회와 현장연대 역시 “3조 원이 넘는 순이익에도 임금동결을 하면 앞으로의 임금인상은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잠정합의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압도적 부결로 무너진 자존심을 지켜내자”며 잠정합의안 부결운동을 독려했다.

    기본급 동결을 둘러싼 현장조직의 이 같은 불만은 현대차의 임금구조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현대차의 임금구조는 기본급 비율이 전체의 임금 비율 중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높은 임금수준이지만 절반 이상이 수당과 상여금 등 변동 급여인 것.

    기본급 비율, 전체 임금비율 절반 못미쳐

    지난 2009년 현대차 지부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조합원들은 임금인상 시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부분으로 ‘기본급 확대’를 꼽은 바 있다. 또 지난 15일 이 지부장 역시 사측의 기본급 동결안에 대해 “임금동결은 오히려 임금삭감을 의미하며, 조합원의 피와 땀의 대가를 무시한 처사”라며 “진전된 안이 나오지 않으면 쟁의 절차를 밟아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 지부장은 “4만5천 조합원의 가장 큰 바람은 연내 타결”이라며 “그래서 다소 부족하고 미흡하더라도 이 시점에서 마무리하지 않으면 올해를 넘길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지부의 이번 기본급 동결은 민간기업 임금교섭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공기업 중심으로 진행된 이명박 정권의 임금동결 또는 삭감 방침이 내년에는 민간부문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현대차의 전례는 자본쪽의 좋은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지부의 잠정합의안과 관련해 금속노조 핵심 관계자는 “기본급 동결은 이명박 정부와 정몽준의 방침으로, 노조가 지불능력이 넘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측의 동결 요구에 동의한 것은 앞으로 더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될 경우 차기 임단협에서 기본급 인상 요구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속노조 또 다른 관계자는 “생활임금인 기본급 인상을 통해 조합원들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해야 함에도 ‘연내 타결’에 묶여 눈앞의 이익만 따졌다”며 “거꾸로 간 합의”라고 비판했다.

    15년만에 무파업 합의

    현대차 지부는 오는 23일 조합원총회에서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다. 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이 통과되면 지부는 15년만에 처음으로 임단협을 무분규로 마무리 짓게 된다. 기본급 동결과 관련해 현장 조합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4월 24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벌였으나 윤해모 전 노조위원장의 사퇴와 이경훈 집행부 선출 등으로 중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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