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총 탈퇴해, 휴대폰 요금 내줄게"
    By 나난
        2009년 12월 15일 02: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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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지하철노조(위원장 정연수)가 15일부터 3일간 ‘2009년도 임단협 타결안 인준’과 ‘민주노총 탈퇴 여부’ 등 2건에 대해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 사무국장이 ‘휴대전화 요금 지원’을 빌미로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공사 관리자들 개입"

       
      ▲휴대전화 메시지. 

    김용 서울지하철노조 기술지부 사무국장은 15일 각 지회장과 노조 간부들에게 “민노총 탈퇴 가결시 전 직원에게 휴대폰 기본요금 지원함(쭉~)”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서울지하철 차량지부지축정비지회 최병윤 대의원은 “장승완 사무국장의 지시에 따라 김용 기술지부 사무국장이 각 지회장들로 하여금 조합원들에게 민주노총 탈퇴 종용 문자메시지를 보낼 것을 지시했다”며 “공사가 민주노총 탈퇴에 목숨을 걸고 있는 상황으로, 이번 투표와 관련해 공사 관리자들이 많은 부분을 개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자메시지를 보낸 김용 사무국장은 <레디앙>과 통화에서 "바쁘다. 나중에 한가할 때 통화하자"며 사실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서울지하철 노사협력실 관계자 역시 “공사와 직접 이야기 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공사)고위층과 이야기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연수)위원장이  (민주노총 탈퇴가)가능하니까 책임지고 하겠다고 말한 것 정도만 안다”고 말했다.

    지하철 노조 주변에서는 휴대전화 요금 지원이 노동조합 차원에서 이뤄지기 어려운 것으로 회사쪽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대의원은 15일 오전 노조 정책부장으로부터 "휴대전화 요금 지원과 관련해 공사 예산에 반영된 걸로 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에 대해 “노사가 짜고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과급, 구조조정 협박도

    공사는 이외에는 성과급 지급을 빌미로 조합원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협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20일에 지급되는 성과급의 경우 예전 같으면 지금 정도에 지급율이 이미 정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사 관리자들은 ‘민주노총 탈퇴가 결정되면 (성과급 지급율이) 잘 나올 것이고, 부결되면 얼마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관리자들은 ‘민주노총 탈퇴가 부결될 경우 공사가 미뤄왔던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이라며 ‘기필코 민주노총 탈퇴를 가결시켜야 한다’는 말을 심심찮게 해 왔다”고 전했다.

    지하철 노조의 한 관계자는 매년 12월 30~31일 경 진행해 오던 부서별 송년회도 공사가 민주노총 탈퇴 투표시기에 맞춰 앞당겼다고 전했다. 그는 공사가 조합원 투표 전날인 ‘14일까지 직원 1인당 약 1만 원 정도를 책정해 전 부서 회식을 마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최 씨는 “조합원들 사이에서 원성이 자자하다”며 “‘돈 만 원에 영혼을 팔아버리느냐’며 항의하다 관리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체적으로 조합원들이 말을 아끼면서도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라며 “민주노총 탈퇴 투표는 부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연수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은 올해 초 취임 당시 “민주노총에 가입하지 않거나 탈퇴한 공공부문 노조를 엮어 제3노총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노총 탈퇴 투표 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노총의 대정부 정치 투쟁, 좌파이념 운동과 정치권에만 의존하는 한국노총을 모두 거부하겠다”며 “국민이 그들에게 실망하며 등을 돌린 만큼 우리는 국민의 지지를 받는 새 노동운동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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