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시대 정파운동 해체해야
        2009년 11월 10일 01: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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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3일 치러진 기아차 선거에서 ‘금속의 힘’ 김성락 후보가 당선됐다. 김성락 후보는 51.2%의 지지로 ‘가식적 정치파업 반대’와 ‘기업지부 해소 반대’를 내걸고, 회사와 보수언론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박홍귀 후보(47.5%)를 1,069표차로 누르고 간신히 당선됐다. 2003년 기아차노조 하상수 위원장이 사퇴한 이후 7년만에 좌파가 당선됐다.

    조합원의 불신과 어용의 약진

    그러나 현대차지부 이경훈 후보의 당선과 함께 박홍귀 후보가 선전한 것은 무엇보다 금속노조 정갑득 집행부와 기아차지부 김종석 지부장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신의 결과다. 주간연속 2교대와 고용안정, 생활임금 보장에 대한 조합원들의 간절한 열망을 외면하고, 단호한 투쟁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에 대한 분명한 평가다.

    1차 선거에서 22.6%밖에 얻지 못한 박홍귀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 수 있었던 것은 ‘기노회’ 후보들이 박홍귀 후보와 연합했기 때문이다. 광주지회는 기노회의 남철원 후보가 박홍귀 후보와 ‘가식적 정치파업 및 기업지부 해소 반대’를 내걸고 정책연대를 벌여 ‘금속의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으며, 소하공장에서도 기노회 회원들이 드러내놓고 박홍귀 선거운동을 벌였다.

    타락한 활동가들이 당선을 위해 회사파와 손을 잡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벌인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상급조직인 ‘전국회의’는 이를 방치하거나 모른 척 하고 있다. 민주와 어용이 헷갈리고, 짝퉁민주가 판을 치는 시대이기는 하지만, 전체 노동자의 이해를 위한 정치파업을 외면하고, 회사와 조중동이 노골적으로 미는 후보의 손을 잡았다는 것은 ‘민주’파이기를 포기한 행위다. 기노회는 스스로 해체하거나 전민투와 합쳐 ‘기민투’를 만드는 것이 낫다.

    반면 같은 날 치러진 현대차 사업부대표 및 대의원선거에서는 민주파 진영이 지난 선거 때보다 많이 당선됐다. 1공장 사업부 대표로 ‘현장투’의 백기홍 조합원이 당선됐고, 1~2공장에서는 비정규직과 연대해왔던 ‘현장노동자평의회’ 대의원들이 다수 당선됐다. 이경훈 지부장을 견제하라는 의미다. 이로 인해 현대차지부에 대한 현장의 압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 ‘금속민투위’ 후보들은 대부분 꼴등을 면치 못했다. 현대차지부 선거에서 사상 유례없는 ‘지부장 사퇴’로 쌍용차 투쟁에 찬물을 끼얹고, 주간 2교대와 비정규직 1사1조직 사업을 엎어버린 ‘민투위’에 대한 조합원들의 냉혹한 평가였던 것이다.

    현대차 조합원의 선택

    ‘민투위’가 조금이라도 잘못을 반성하고 운동을 새롭게 실천하려고 한다면 이번 선거에서 불출마를 선언했어야 하며, 현장에서부터 치열하게 노동하고 실천하면서 조합원들의 신뢰를 회복했어야 한다.

    현대차의 민투위와 기아차의 기노회 뿐만이 아니다. 현재 대공장의 대부분의 정파는 선거조직이다. 집행부를 ‘조지고’, 선거만 준비하는 구시대 정파이며 짝퉁 정파다. 올바른 정파라면 이념과 사상으로 무장하고, 매주 토론을 통해 정세를 파악하고, 실천을 통해 민주노조를 강화하고 사회변혁을 지향하는 것이다.

    대공장 활동가들은 20년 전 초심으로 돌아가 구시대 정파질서를 해체하고 새롭게 노동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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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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