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는 예술가에게, 공장은 노동자에게”
    By 나난
        2009년 11월 05일 11:3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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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전자기타 시장의 30%를 점유하는 탄탄한 중견기업인 ‘콜트콜텍’이 경영환경 악화를 이유로 노동자들을 부당해고 한 것은 지난 2007년 3월. 어느덧 1,000일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악기를 만들고 싶다”며 고압 송전탑까지 올라가 투쟁하던 노동자들이 지난 1일 일본으로 원정투쟁을 떠났다.

    요코하마 악기박람회에 투쟁소식 알리려

    원정단은 5일 퍼시피코에서 열리는 ‘요코하마 악기박람회’에서 콜트콜텍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행사장 앞에서 기자회견, 집회, 문화행동 등을 진행하고 오는 8일 귀국할 예정이다.

    ‘콜트콜텍 일본 원정투쟁단’(원정투쟁단)은 전자기타 속에 숨겨진 노동자들의 피와 눈물의 이야기를 5일 퍼시피코에서 열리는 ‘요코하마 악기박람회’를 통해 널리 알리기 위해 일본으로 원정 투쟁을 한 것. 이들은 일본에 도착한 1일부터 도쿄 고엔지 지역에서 일본 문화예술계 인사 및 노동조합원들과 함께 ‘한일합작 시위’를 벌여 도쿄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우크렐레와 바이올린을 연주하여 시민들의 호응을 받은 정소연(사진 왼쪽)과 홍석종.(사진=콜트콜텍 블로그)

    콜트콜텍이 기타를 만들던 회사인 만큼 이들은 다양한 악기를 이용해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부당해고를 알리는 거리선전전을 펼쳤다. 콜트콜텍 노동자들이 펼침막을 든 채 거리 한 복판에 서 꾸준히 구호를 외치는 동안, 다른 이들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가하면 방울과 북, 볼링핀을 닮은 타악기 등을 연주하기도 했다. 

    시민들의 관심도 많이 받았다. 뉴욕 한인사회단체 ‘노둣돌’의 활동가이자 이번 원정투쟁단 참가자인 홍석종은 바이올린을 연주해 행인들의 눈과 발을 붙잡았고, 대안공간인 ‘Room 12’에서 예술행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예술가 김강 씨도 참가해 소형메가폰을 입에 붙인 채 고엔지 거리를 함께 누비기도 했다.

    한일 노동자, 활동가 연대

    일본 노동넷, 프리타 유니언, 요코하마에서 활동하는 ‘노래노카이’(노래의 모임), 아시아미디어 활동가 네트워크 ‘짬뽕’ 등 일본의 활동가들도 콜트콜텍 노동자들과 함께했다. 여기에 연구목적으로 요코하마를 방문했다가 고엔지 지역 활동가들에게 초청된 ‘랩39’ 멤버들이 함께하며 콜트콜텍의 부당함을 알리는데 다국적 행동을 보여줬다.

       

      ▲다양한 한일 노동자, 예술가, 활동가들이 도쿄 고엔지 역 앞에서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들의 부당 해고 문제를 알리고 있다.(자료=콜트콜텍 블로그)

       
      ▲대안공간 ‘Room 12’에서 원정투쟁단을 위한 즉석 홍보물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자료=콜트콜텍 블로그)

    특히 원정투쟁에 연대한 일본 ‘노래노카이’ 회원들은 한국 민중가요인 ‘바위처럼’과 ‘철의 노동자’를 일본어와 한국어로 부르며 콜트콜텍 노동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한국의 대표적인 민중가수 ‘꽃다지’의 팬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정단에 따르면 원정투쟁에 참여한 이시이 요시오는 “나는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인데 콜트콜텍 사장은 돈을 벌기 위한 것만 생각하지 음악을 모르는 것 같다”며 “음악이란 것은 리듬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노동자를 간단히 해고시키는 것을 보면 리듬을 만들어 낼 의사가 없는 것”이라며 콜트콜텍 사측의 노동자 탄압을 비판했다고 한다.

    장석천 원정투쟁단장(민주노총 금속노조 콜텍지회 사무장)은 발언을 통해 “싸움을 시작한 지 벌써 3년이 됐다”며 “요코하마에서 열릴 악기박람회에서 바이어들을 상대로 콜트콜텍의 정체를 폭로하고 일본의 노동자, 문화예술가들과 연대하기 위해 왔다”고 일본 원정투쟁의 목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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