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심히 농사 지은 죄밖에 없다”
    By mywank
        2009년 10월 07일 04: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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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농촌지역 지방의원들이 쌀값 폭락사태를 방관하고 있는 정부에 항의하며, 7일 오후 2시 국회 본청 앞에서 삭발식을 단행했다.

    이들은 “전국 곳곳의 들판에는 수확을 위한 콤파인 소리가 아닌, 논을 갈아엎는 트랙터 소리만 가득할 뿐”이라고 하소연하면서 △즉각적인 대북 쌀지원 재개 및 대북지원 법제화 △정부 차원의 공공비축물량 2배 이상 확대 △쌀 목표가격 21만 원으로 인상을 촉구했다.

    대북 쌀지원 재개 등 요구

    하지만 지방의원들을 대표해 정우태 고송자 전남도의원이 삭발을 시도하자, 국회 경위들이 이를 제지하면서 양측의 크고 작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국회측의 방해로 인해, 정우태 도의원의 삭발식만 진행될 수 있었다.

       
      ▲정우태 민주노동당 전남도의원이 ‘쌀값 폭락사태’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삭발식 전 국회 경위들이 정우태 도의원 주위를 둘러싸면서, 민주노동당 관계자들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사진=손기영 기자)   

    참석자들은 ‘이명박 정부는 쌀 대란을 방관하는가’라는 제목의 결의문에서 “믿겨지지 않는 나락가격으로 농심은 무너졌고, 수확의 기쁨은 분노로 바뀌어 있다”며 “쌀 대란의 직접적인 원인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지원 중단과 대책 없는 식량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대북 쌀 지원은 남쪽에는 수급안정을 통해, 농민에게 희망을 주며, 북쪽에는 인도적 지원을 통한 식량난 해결 정책”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쌀 시장 개입정책으로 공공비축물량을 증가시키는 것은 농민에게는 소득안정, 국민에게는 먹거리의 안정적 공급을 실현시키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수확의 기쁨 분노로 바뀌고 있어"

    이들은 또 “쌀 목표가격은 농민들의 현실적인 생산비가 아닌 시장가격을 통해 결정됨으로 인해, 폭등하는 농업생산비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의 요구는 국민의 주식인 쌀 농업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 농민생존권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고송자 민주노동당 전남도의원은 “농민들은 뼈 빠지게 열심히 농사진 죄밖에 없다”며 “농민들은 이대로 물러날 수 없다. 이명박 정부가 쌀 문제까지 포기한다면, 우리는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박민웅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은 “지금 이명박 정부는 의도적으로 농업을 무시하고 있다”며 “오늘 지방의원들이 부모가 물려준 소중한 머리를 자르는 것은 단지 개인의 결의만이 아닌, 모든 농민들의 의지를 담은 행동”이라고 밝혔다.

    "정부, 의도적으로 농업 무시해"

    김경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쌀값이 떨어진 것은 이명박 정부가 (농업)정책을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1년 동안 애지중지 기른 벼를 갈아 엎는 등 농촌이 엉망진창으로 변해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연대사에서 “오늘 지방의원들이 삭발에 나선 것은 농민들의 심정을 끌어안겠다는 의지”라며 “이명박 정부는 당장 인도적으로 북한에 쌀을 지원해야 하고, 앞으로 다가올 ‘식량 대란’에 대비해, 저장고에 쌀을 비축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삭발식에는 고송자 정우태 전남도의원, 오은미 전북도의원, 임광웅 충남 아산시의원, 이보라미 전남 영암군의원, 김상일 전남 여수시의원 등 지방의원들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행사를 마친 뒤 청와대를 항의방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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