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개혁진영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2009년 10월 01일 10: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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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일부 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50%를 넘어섰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아질 마땅한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기류를 타는 것을 보면 중도·실용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서라도 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내 집 마련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보금자리 주택정책’이 그렇고,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 정책’이 또 다른 사례이며, 대통령 최측근 인사들이 발 벗고 나서고 있는 ‘사교육과의 전쟁’도 여기에 해당한다.

    이에 더해, 맞벌이 부부에 대한 보육지원제도 강화, 대기업의 슈퍼슈퍼마켓(SSM) 진출에 대한 사업조정제도의 활성화, 서민금융 사업을 위한 미소금융재단의 설립과 이를 뒷받침해 줄 전국 200~300개 서민금융지점 설립 등의 친서민 정책들이 연이어 발표되었다.

    또한 이러한 정책들은 카메라를 동반한 대통령의 서민 행보와 맞물리며 지지율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정운찬씨를 총리로 임명한 것도 중도·실용 분위기 정착에 한 몫을 했다.

    지지율 상승의 근본적 배경

    그렇다면 이렇게 이명박 정부가 중도·실용 노선을 내세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근본적인 배경은 무엇일까?

    첫째는 국민생활의 부담을 실제적으로 완화시켜 줄 것이라는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막연한 기대 심리 때문이다. 현 정부는 정권 출범 후 ‘어륀지’ 발언, ‘고소영’ ‘강부자’ 내각 파동 이후 지금까지 뭔가 제대로 보여준 게 없었다. 이명박 후보에게 표를 주었던 사람들이 기대하였던 ‘중도·실용’을 취임한 지 2년 만에 보고 있으니, 한 번 기대해 보겠다는 심리가 최근 지지율 상승세의 핵심이다.

    특히, 최근의 친 서민 정책들은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보육 부담, 대학 학자금 부담 완화,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어, 국민들의 동의와 기대를 일정하게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최근의 수도권의 아파트 값 상승으로 대변되는 수도권 중산층 중심의 ‘재산증식 포퓰리즘’이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상 유례 없는 저금리, 부자 감세와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수하는 재정확대 정책, 부동산 관련 규제의 해제, 수도권 곳곳에 벌여 놓은 뉴타운 개발 계획 등의 요인들은 아파트 가격 급등이 불가피한 상황과 여건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백년에 한번 있을 경제위기 상황에서 자기가 갖고 있는 유일한 재산인 아파트 값이 억 단위 이상 뛰는 데 싫어할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그러나 실물부분의 실질 성장이 없는 부동산 가격만의 무리한 상승은 거품의 붕괴와 더불어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충분히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기존의 정책을 지속하기 위해 저금리 기조의 유지와 아파트 신축을 통한 공급 확대 정책을 통해 대중의 이해를 자극하고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동시에 시장을 향해 ‘당신도 이제 빚을 내서라도 아파트를 사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그리고 강력하게 날리고 있다. 이것은 열정적 웅변가의 ‘정치 선동’만 없을 뿐, 포퓰리즘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문제는 이러한 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 노선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첫째, 현 정부는 중도·실용의 친 서민 정책을 지속할 재정 여력이 없다. 이미 부자 감세를 통해 임기 중 90조 원에 이르는 세수 감소를 예정해 놓고 있다. 이에 더해, 4대강 개발 등의 토목사업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기 시작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지출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중도·실용의 친 서민 정책을 지속할 수 있는 국가의 재정 여력이 없다.

    향후 4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의 부채 규모는 현 정부가 부자 감세 정책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친 서민 정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현 정부의 중도·실용 친 서민 정책은 근본적인 사상적, 철학적 한계가 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주장하는 역동적 복지는 보편적 복지(실체적 보편주의)가 달성될 수 있도록 대대적이고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통해 국민생활의 부담 완화와 가처분 소득의 증가 등으로 내수를 진작하고, 교육과 아동·여성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국가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이다.

    그러나 현 정부의 친 서민 중도·실용 정책은 취약계층 또는 일부의 국민만을 대상으로 하는 잔여주의 복지에 불과한 것이다. 이러한 사상과 철학에서의 근본적인 차이는 정책의 시행과정에서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정책의 대상과 규모의 한계가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즉, 중도·실용 정책의 대상이 너무 적고, 정책의 혜택이 다수의 국민들의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복지 확대로 인한 내수 진작 효과, 이전 지출 효과, 가처분 소득 증가 등의 정책 효과는 나타나지 못하고, 일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시혜적 복지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명박 노선의 역풍 

    더불어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문제는 철학적 기반 없는 인기정책으로서의 중도·실용 정책이 가져다 줄 폐해다. 현재 지속중인 세계 경제의 회복기조가 현 정부의 임기 말년까지 계속되어 별 부작용 없이 임기를 마무리 할 수 있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라면, 그는 상당한 낭패를 보게 될 것이며, 그의 어려움은 그 자신의 명예로운 퇴임을 보장하지 못하는 수준을 벗어나 국가적인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친 서민 중도·실용 정책으로 포장된 채, 현재의 부동산 투기를 중심으로 하는 주택정책과 경기 활성화 등의 정책 기조가 계속된다면, 향후에 반드시 다시 도래하게 될 인플레이션과 세계경제 더블딥에 따른 자산가치의 하락 여파다. 이것은 상상하기조차 싫은 시나리오다.

    또한, ‘신자유주의’ 이명박 정권이 써먹은 친 서민 중도·실용 정책이 국민들에게 ‘복지정책’에 대한 나쁜 기억을 가져다 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후, 앞으로 어떤 정권이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복지를 확대하는 정책이 국민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복지 반대자들에게는 좋은 ‘실패의 사례’로 인용될 자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또, 다음 정권은 현 정권이 초래한 GDP의 50%에 이를 정도의 엄청난 국가 부채와 구조적인 감세로 인해 가용할 수 있는 재정 수단이 매우 부실한 재정 상황을 물려받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어떠한 이름의 복지정책 추진에도 제동이 걸리게 될 것이다.

    국정감사 예산심의 적극 활용해야

    이러한 상황에서 진보개혁진영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올바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진보의 가치와 명분을 모두 빼앗긴 채, ‘학자금 졸업 후 상환제도’를 우리가 해냈다며 플랭카드를 내거는 식의 대응으로는 국민의 지지는 물론, 최소한의 관심조차도 이끌어낼 수 없다.

    진보세력은 우선 친 서민 정책의 실체에 대한 파악과 함께, 이의 한계를 분명히 드러내기 위해 ‘역동적 복지국가’ 정책의 시행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인 정책 대응을 시작해야 한다. 현 정부의 친 서민 중도·실용 노선과 ‘역동적 복지국가’ 정책의 차이가 무엇인지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책의 내용, 대상, 그리고 정책에 투입할 예산의 규모를 통해 국민들에게 분명하게 보여 주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와 예산심의는 매우 좋은 정치적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또한, 민주당은 단순한 반이명박 행보나 ‘신민주당 플랜’이라는 의미 없는 정치행태에서 벗어나, 보다 선명하고도 구체적인 민생정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세계 경제가 어떤 상황을 맞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적 위기를 조장할 수 있는 부동산 거품 키우기를 다시 재개하고, 대중의 욕망을 자극하여 표를 구걸하는 현 정부여당의 포퓰리즘 행보는 또 다른 파국을 부르는 위험천만한 것이며, 현 정부가 추진하는 중도·실용정책이 그 의도가 어디에 있든, 눈앞의 위험을 잠시 가려주는 가면과 같은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시기에, ‘아파트를 사기 위해 빚을 내는 이 땅의 불안한 보통 사람들’이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단단한 진보 정책과 믿음직한 정치행보를 보이는 길이 쉽지는 않겠지만 이 땅의 진보가 해야 할 역사적 임무다. 그 길은 다름 아닌 ’역동적 복지국가‘다.

    2009년 10월 1일
    사단법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http://www.welfarestat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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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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