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찬 총리, 따뜻이 맞이하겠다”
    By mywank
        2009년 09월 30일 03: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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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했을 때, 정운찬 씨의 눈물을 보았다. 그런데 ‘정치쇼’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진정한 마음에서 나온 눈물이라고 믿고 싶다. 이곳에 오시려면 형식적인 조문이 아니라, 용산참사 해결방안을 갖고 와야 한다.”

    30일 오전 용산참사 현장에서 만난 고 이성수 씨의 부인 권명숙 씨는 정운찬 국무총리의 이야기부터 꺼내며, 실낱 같은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오는 13일이면 입대하는 큰 아들 상흔이 생각에, 다시 얼굴이 어두워졌다.

    "정운찬의 눈물, 정치쇼 같진 않아"

    이번 추석 명절을 앞두고, 용산참사 유족들에게는 이런 저런 걱정들이 있었다. 하지만 사태 해결을 약속한 정운찬 총리의 방문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곧 장례를 치를 수 있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인지 용산참사 현장에는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다.

       
      ▲30일 오전 용산참사 유족들은 정운찬 총리 취임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날 오전 10시 용산참사 현장에서는 정운찬 총리 취임에 즈음한 유족들의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동안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온 정부에 대한 서운한 감정 대신, 유족들은 “정운찬 총리가 조문을 오면, 따뜻이 맞이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인들이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자상한 아버지, 선량한 국민이었다는 한 말씀 남겨주십시오. 고인들이 생전에 바했던 대로, 집 없고 돈 없는 철거민이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십시오. 그러면 저희 유족들은 눈물을 거두고 고인들을 보내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국무총리 사과 등 요구하기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 윤용헌 씨의 부인 유영숙 씨는 유족들의 입장을 전했다. ‘용산 범대위’와 유족들은 정운찬 총리가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하게 될 경우 △용산참사에 대한 정 총리의 사과 △용산4구역 철거민을 위한 임시시장, 임시상가 등 생계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류주형 범대위 대변인은 <레디앙> 기자와 만나 “정운찬 총리가 용산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면, 별도로 대통령의 사과는 요구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정 총리가 방문할 때 생계대책 마련 등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겠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이뤄지면, 장례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용산으로 와서 유족 앞에 사죄하라’ (사진=손기영 기자) 

    정운찬 총리는 30일자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참사현장 방문 문제와 관련 “시기는 상대 편의 사정도 있는 만큼, 총리실 직원들과 적절한 날짜를 고민 중”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홍석만 범대위 대변인은 “아직까지 총리실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각계 인사들도 정운찬 총리의 조속한 방문을 촉구했다. 범대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큰 기대는 아니지만, 지금 유족들의 마음이 조금 들떠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운찬 총리는 당장 용산으로 와서, 영령들을 뵙고 유족들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범대위 공동대표인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도 “그동안 정부는 용산참사를 철거민과 조합간의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어떠한 대화나 협상도 하지 않았지만, 정운찬 총리가 직접 유족들과 만나 사태해결을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는 용산참사가 ‘사인간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정부가 인정한 첫 번째 행보”라고 평가했다.

    한편 유족들은 이번 추석연휴 기간 동안에 참사 현장에 머무르는 한편, 다음달 3일 오전에는 남일당 건물 1층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간단한 음식을 올리는 ‘상식’으로 차례를 대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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