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산별 와해 음모 중단하라
        2009년 09월 25일 06:0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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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식 이하 장관들의 몰상식한 결론

    집단적 히스테리와 광기가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 때문이다. 표현도, 표정도 살벌하기만 하다. 투표 전부터 관계기관 장관 회의를 열어 온갖 공갈 협박을 하더니 다수 조합원이 ‘법과 원칙’에 따라 민주노총을 선택하자 그마저도 부정하고 있다.

    하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위장전입자들이 아무런 문제없이 총리나 장관이 될 수 있으니 그깟 장관회의 결론이야 보나마나 빤한 셈이다.

    현재의 공무원들의 노동3권은 완벽하지 않은 반쪽이다. 수년에 걸쳐 국제노동기구(ILO)에서 권고하고,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자 면피에 가까운 수준으로 인정한 데 불과하다. 그조차도 수천명이 징계라는 아픔을 거친 가운데 간신히 확보되었을 뿐이다.

    더구나 이번에 3개 조직이 통합한 가운데 가장 큰 조직이었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이미 민주노총 가입 조직이었다. 또 현재 한국노총에 가입되어 있는 공무원 조직도 있다. 그런데 새삼 민주노총 가입을 두고 ‘생난리’를 치는 이유가 무엇인가?

       
      ▲24일 정부 담화문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통합 공무원노조.(사진=전국공무원노조 홈페이지) 

    대공장과 공공부문의 노조를 무력화하라

    올해 들어 정부의 목표는 점점 분명해 지고 있다. 민주노총과 산별노조를 와해시키는 것이다. 최근 민주노총을 탈퇴하는 사업장을 대서특필하는 조·중·동은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집중하고 있는 것이 대공장노조와 공공부문의 노조다. 특히 공공부문에 대해서는 융단폭격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공세가 진행 중이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의 단협 개정 상황을 모니터링이라는 명목 아래 월 단위로 감시하는 중이다. 감사원 역시 노조 활동 지원 과다여부, 노조 전임자 과다 운용 및 전임자 수 등을 중점으로 ‘선진화 추진실태’를 점검 중이다. 정부는 공공부문의 ‘후진화’를 목표로 임금체계를 바꾸고(연봉제, 임금삭감, 임금피크제 등), 인력을 감축하고, 단체협약 개악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통합 공무원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쌍용자동차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를 정점으로 거의 다 된 밥에 통합공무원 노조가 ‘재를 뿌리는 행위’를 한 셈이다.

    올해 말까지 대공장노조와 공공부문 노조를 때려잡고, 내년도부터 4대강 사업과 지방선거에 집중해야 하는 데 턱 밑의 ‘실력 있는 내부 감시자’가 민주노총의 품 안에 들어간 것이다. 그게 미워서 온갖 악선동을 한다.

    정치투쟁꺼리 좀 만들지 마라

    “결국 세금이 민노총 투쟁자금 되는 꼴, 비난 확산” “공무원 노조, 월급 어디서 나오는데 민노총 갖다 바치나” 보수언론의 기사 내용이다. 그렇게 말하려면 민주노총에 가입해 있는 공공부문 종사자 전체를 싸잡아 말하는 게 옳다. 그들 역시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금은 그대로 공무원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노동력에 대한 대가로 받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 국민의 세금을 받는 것이 아닌 다음에야 노동자 스스로 처분권을 가진 급여 중의 일부를 조합비로 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가 된다는 말인가? ‘공무원 월급 사용에 관한 법률’이라도 하나 제정할 셈인가?

    또 20개에 달하는 민주노총의 강령 중에서 유독 ‘정치활동’에 대해 시비를 건다.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되지 않은 민주노총 소속 통합공무원노조가 정부 대화 상대로 적절한지에 대해 심각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행정안전부가 말하자 “공무원 정치활동 공개 선언한 셈”이라고 동아일보가 답한다. 그러나 진실은 통합 공무원 노조가 아직 정치적 중립성을 해치는 어떤 행동도 한 게 없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정치적 투쟁을 많이 해 온 게 사실이다. 앞으로도 더 많이 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이명박 정부 스스로가 수많은 정치적 과제를 발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가 그렇고, 4대강 죽이기가 그렇고, 수많은 집회 시위의 자유를 봉쇄하는 것도 그렇다.

    스스로 노동자 민중의 삶을 ‘정치적으로’ 파괴하면서, 조직된 노동자들에게 정치투쟁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앉아서 죽으란 소리나 마찬가지다. 통합공무원노조가 거기에 어떤 방식으로 같이 하게 될지는 민주노총 안에서 ‘민주적’으로 협의할 문제다. 그걸 예단하여 엄하게 다스리겠다는 것은 막말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결론을 내리자. 통합공무원노조가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민주노총을 택했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KT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하면 선이고, 통합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을 선택하면 악인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합공무원노조에 대한 정부와 보수언론의 공격은 노동자의 가장 기본적 권리에 대한 침해다. 따라서 말도 안되는 집요한 총공세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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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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