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수노조-전임자 임금, 불꽃 논쟁
    By 나난
        2009년 09월 18일 03: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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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조합 운동 지형에 지각 변동을 가져올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도입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제사회발전을위한노사정위원회를 비롯한 노동-경영계 주요 단체들이 18일 오전 10시부터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복수노조, 전임자 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를 놓고 열띤 토론회를 열었다.

    과반수 교섭대표제 노조 무력화 우려

    이날 토론회의 초점은 대체로 복수노조의 교섭창구 단일화 방안 등 ‘시행 이후 법제도 보완’에 맞춰졌다. 특히 교섭창구 단일화 방안과 관련해 노사정위원회가 제시한 ‘과반수 교섭대표제’에 대한 노측 반발이 거셌다.

    과반수 교섭대표제는 복수노조가 허용될 경우 ‘사업장 내 선거 등을 통해 다수 근로자의 지지를 받은 노조에만 교섭권을 부여하는 방안’이다.

    노조와 공익위원인 이철수 서울법대 교수 등은 이 경우 사측이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노조가 교섭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일종의 ‘공작’을 펼 가능성도 있고, 노동조합간의 과잉경쟁으로 노노갈등이 발생하는 등 사회적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2010년 복수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시행을 앞두고 노사정과 노사 주요 단체들이 18일 국회 대회의실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이은영 기자)

    한국노총 김종각 정책본부장은 과반수 교섭대표제에 대해 “소수노조의 단체교섭권을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미 현존하는 복수노조의 경우, 단체교섭권이 보장되고 있음에도, 교섭창구 단일화를 강제할 경우 기존 합법노조의 기득권을 박탈당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김태현 정책실장은 이 안이“산별지부가 있는 사업장에 친사용자적 노조가 등장하고 해당 노조가 과반수 노조의 지위를 득할 경우 산별교섭이 무력화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산별운동의 퇴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섭창구 단일화를 전제로 한 복수노조는 “산별노조의 대각선 교섭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산별노조 무력화 의도

    반면 최재황 한국경영자총연합회 이사는 “복수노조 허용은 혼란과 피해 최소화라는 명제에 맞게 투표 없는 과반수 대표제가 전제되어야 한다”며 조건부 찬성했다. 투표를 금지하려는 이유는 “잦은 투표로 인한 기업의 생산성 저하” 때문이라는 것. 박종남 대한상공회의소 상무 역시 “자율이 아닌 법률로 단일화를 강제하는 과반수 대표제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문제와 관련해서는 노측과 사측의 입장이 더욱 날카롭게 대립됐다. 발제를 맡은 이철수 교수는 “전임자 임금 지급은 원리적으로 바람직하지 않고 기업별 조합에서는 전임자가 종업원의 신분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에 산별조합의 경우와는 달리 파악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전임자 급여를 노조가 전담하거나 전임자 급여수준의 합리화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는 “노동계와 경영계 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노조 전임자제를 Time-off 제도로 전환하고 종업원 300인 미만의 영세사업장 노조에 대해 재정적 지원을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Time-off 제도는 근로자 고충처리와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활동, 노동위원회 출석과 같은 노사 공통의 관심사나 노무관리 차원의 활동을 한 경우에 한해서는 근무 시간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경총 "전임자 임금 지급 철저하게 금지돼야"

    그러나 경총 최재황 이사는 Time-off 제도에 대해 “지금의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관행을 인정하고 이로 인한 폐해를 방치하는 것”이라며 “노사관계의 현실을 감안해 노조전임자 급여 지급은 철저히 그리고 온전히 금지되어야만 문제와 폐해가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종남 대한상공의 상무도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을 강조했다.

    반면 민주노총 김태현 실장은 “노동조합의 전면 무력화로 이어지는 대표적 악법”이라며 “전임자 급여를 입법적으로 지불 금지시킨다면 노조활동이나 기본권에 대한 침해로 이어지며 노조 무력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전임자 임금은 노사자율로 결정해야 하며 지급금지 조항, 부당노동행위 규정 및 처벌규정을 모두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 김종각 본부장도 “노조전임자의 경우 사용자의 동의 내지 합의하에 노조업무 수행을 위해 본래의 근로제공 의무가 면제되고, 노조업무를 대신하는 상태로 해석될 수 있음으로, 이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과는 별개”라며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여부는 노사자율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대 노총은 여전히 13년 전 도입이 시도되었지만 번번이 시행하지 못했던 위와 같은 내용의 노동법 개정안의 한계를 지적하며 입법론적 문제 제기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현재 추진되는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가 서로 얽혀있어 ‘노조 무력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민주노총 김태현 정책실장은 “원칙적으로 복수노조 허용은 노동조합이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고 자주적 결정에 따라 노동조합을 설립할 권리에 따른 당연한 권리”라며 “이 기본권이 교섭창구 단일화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연동되었다는 태생적 한계를 짚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곧 “이 논의의 출발점이 교섭창구 단일화나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법규에 정해진 것으로서 당연히 따라야 할 규범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국제적 노동기본권의 원칙과 우리 헌법이나 판례 등에 비추어 무엇이 원칙이며 입법론적으로 제기되어야 할 방향성인지 우선 해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공익위원 합의안 참고

    한편, 이날 노동부 전운배 노사협력정책국장은 복수노조-전임자 문제와 관련해 “내년부터 법 시행이 돼야 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노사 의견 접근이 안 돼 유감스럽다”면서도 “유예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노사 합의가 안 돼 정부안을 입법한다면 공익위원들의 합의안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기본방침”이라며 “공익위원은 노동계, 경영계, 노사정위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사들로 구성된 만큼 합의안을 의미 있게 받아 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리적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논의하고 결단할 시간은 남아있다”면서 “합의만 된다면 시간과 관계없이 법 시행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노사정위 주관, 노동경제학회, 한국노동법학회, 한국노사관계학회, 한국노총, 민주노총, 한국경총, 대한상의, 노동부가 공동 주최하고 노사정위원회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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