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거울도 보지 않는가”
By mywank
    2009년 09월 11일 12:29 오후

Print Friendly

KBS(사장 이병순)가 오랜 숙원사업인 수신료 인상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2,500원인 수신료를 4,500~4,800원 수준으로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세간의 반응은 싸늘하다. 단순한 반발심리보다는 그간 KBS가 시청자들에게 보여준 모습을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쏟아지고 있어,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S는 지난 8일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텔레비전 수신료 현실화 공청회’를 시작으로, 수신료 인상을 위한 채비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KBS 측은 “방송수신료가 인상되면, KBS 2TV의 광고를 축소(전체 재원의 20% 수준)하고, 지상파DMB와 라디오의 광고를 폐지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내놓았다.

수신료 2,500원 → 4,000원 대

KBS는 오는 9월 말 이사회 심의․의결 및 10월 중 방통위의 검증절차를 거친 뒤, 수신료 인상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당이 수신료 인상을 명목으로 KBS 예결산의 국회승인을 의무화하는 공영방송법을 제정하려는데 야당들이 반대하고 있고, ‘수신료 인상은 조중동 방송에 광고 몰아주기’라는 의혹도 제기되는 등 앞으로 법안 추진의 발목을 잡을 요소들은 산적해 있다.

   
  ▲KBS 홈페이지에 수신료 인상에 관한 안내 페이지가 마련되어 있다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는 KBS의 수신료 인상 움직임에 대한 시청자들의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지난 8일에는 ‘쥘리앵’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네티즌이 ‘KBS 수신료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운동을 제안해, 11일 오전 현재 3,400여명이 동참하기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saiiiiiiii(닉네임)’은 아고라 게시글에서 “전 국민들에게 의무적으로 수신료를 받는 KBS가 진정한 국민의 방송인가 묻고 싶다”며 “광고로 먹고사는 MBC보다 훨씬 정부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방송”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수신료를 받으면서 국민이 주인 되는 방송이 되든지, 아니면 차라리 광고를 받고 수신료를 없애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광고 받는 MBC보다 자유롭지 못해" 

청원운동을 제안한 ‘줄리앵’은 “한 가구당 구성원 수는 다른데 수신료는 일률적이라는 점, 한전이 수신료를 걷는 것은 반강제적이고, 광고를 줄이고 수신료를 더 받는 것이 공영방송과는 별다른 관계가 없어 보이는 점 등 수신료 부과에 여러 문제점들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음 아고라에 KBS 수신료 폐지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KBS가 공청회 등을 개최하며 수신료 인상 준비에 박차를 가하자, 시민단체들도 잇달아 비판 논평을 발표하는 등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미디어행동은 논평에서 “KBS는 거울도 보지 않는지 묻고 싶다”며 “KBS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정권의 방송장악에 시종일관 휘둘려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특히 이병순 사장은 친정부 체제를 구축해 양심적인 구성원들을 징계하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며 “시민들은 KBS를 향해 냉대와 조소와 함께, 비판과 변화를 바라고 있다. 공영방송으로서 얼굴을 책임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전까지 KBS는 수신료의 ‘수’자도 입 밖으로 내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수신료 인상은 매를 버는 일"

민언련도 논평을 통해 “KBS의 급선무는 수신료 인상이 아니라 독립성 회복”이라며 “KBS는 지금 비정상이고 말 그대로 이명박 정권에게 장악되었다. 국민들에게 취재 거부를 당하는 지경에 이른 KBS가 수신료를 올려달라고 나서는 것은 매를 버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병순 KBS 사장과 그의 취임 이후 폐지된 ‘시사투나잇’의 제작진 모습 (사진=미디어오늘, 손기영 기자) 

보수성향의 민생경제경책연구소도 논평을 내고 “정말 중요한 쟁점은 KBS의 실제 수신료 매출이 29년간 그대로였냐는 것”이라며 “1990년대 2,000억원 정도인 수신료 수입은 1994년도 징수방법을 바꾸면서 70% 대폭 증가했고, 최근에도 2003년도 4,997억원이던 수신료 수입은 꾸준히 증가해서 2008년에는 5,468억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이 점에서 KBS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왜곡, 은폐하고 있다”며 “결국 KBS 수신료 수입은 29년간 엄청나게 늘어났으며, 공영방송인 KBS가 이런 사실을 의도적으로 ‘29년째’라는 표현으로 은폐하려 했다면 KBS 존립의 문제까지 거론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