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민노총 지도부에 쓴소리
    2009년 09월 09일 09:2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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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노조가 8일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완성차 노조의 탈퇴는 민노총 출범 이후 처음이다. 쌍용차는 민노총 탈퇴 찬반투표를 한 결과 투표율 75.3%에 찬성률 73.1%로 민노총 탈퇴가 가결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수공(물 공격) 징후는 없었다던 입장을 바꿔 북한이 사전 통보 없이 임진강 댐의 물을 방류한 것에 대해 사과를 공식 요구하고 수공(물 공격) 가능성도 언급하는 등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저자세 대응’이라는 여론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지난해 2계단 떨어진 데 이어 올해 6계단이나 하락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8일 발표한 ‘2009년 국가경쟁력 평가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이 국가경쟁력은 평가대상 133개국 가운데 19위를 기록, 지난해 13위에서 6계단 떨어졌다. 싱가포르(3위)나 대만(12위)보다 뒤쳐진 순위다.

다음은 9일자 전국단위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들이다.

경향신문 <4대강 결국 ‘개발사업’ 변질>
국민일보 <북 댐방류 군부 수공 가능성>
동아일보 <"아파하는 빙하의 눈물 보고 일회용 컵과 굿바이 했어요">
서울신문 <"북 황강·상류댐 균열징후 없어">
세계일보 <정부 "북 댐방류 군부 개입 가능성>
조선일보 <쌍용차 노조, 민노총을 ‘해고’하다>
중앙일보 <정부 "북한은 사과하라">
한겨레 <세종시 무력화나선 여권>
한국일보 <"댐방류 북에 사과 요구 고의성 여부 등 분석중">

‘민노총 탈퇴’만이 쌍용차 살길 이라는 조선일보

쌍용차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소식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인 신문은 조선일보였다. 9일 1면 머리기사로 민노총 탈퇴를 뽑은 것은 조선일보가 유일했다. 조선일보는 이 머리기사에 <쌍용차 노조, 민노총을 ‘해고’하다>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다. 쌍용차의 민노총 탈퇴를 바라보는 조선일보의 시각이 드러난 제목이다.

   
  ▲ 조선일보 9월9일자 1면  
 

조선일보는 8면 <민노총 리더십 또 타격…’탈퇴 도미노 관심’> 기사에서도 "현장의 이익 대신 정치투쟁에 매진하는 상급단체에 더 이상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공감대가 조합원들 사이에 형성됐다는 것"이라며 "민노총이 주도한 쌍용차 파업과 금호타이어 파업이 사실상 노조의 백기투항으로 마무리되면서 민노총의 지도력과 역할에 대한 회의가 현장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는 노동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쌍용차 노조 탈퇴를 계기로 향후 민노총을 탈퇴하려는 조직이 계속 늘어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사설 <쌍용차 노조의 민노총 탈퇴는 생존 위한 선택이다>를 통해서도 민노총을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이 사설에서 "민노총이 쌍용차의 생존을 절실하게 원했다면 화염병과 사제 볼트대포가 난무하는 극렬 투쟁으로 끌고 가진 않았을 것"이라며 "민노총 문제를 극복하지 않고선 대한민국 노동운동이 정상적인 길로 갈 수가 없다"고 민노총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조선일보는 심지어 국가경쟁력 하락의 책임도 민노총과 노조에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조선일보는 2면 <한국, 국가경쟁력 19위로 하락…강성노조·정치불안 악영향> 기사에서 "쌍용차 파업사태, 화물연대 죽창시위 같은 후진적 노사관계와 이로 인한 사회불안, 정치적 갈등이 주된 요인"이라고 보도했다.

평소 노조운동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온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조합원 권익보호보다는 정치투쟁에 골몰해온 민주노총으로서는 자업자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민노총은 겉으로는 ‘민주’라는 이름으로 위장했지만 그 행태는 민주와는 거리가 멀다. 민노총은 근로자의 복지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광우병 촛불시위를 사실상 주도했다"며 이번 사태와는 무관한 광우병 사태 책임까지 덧씌웠다.

경향신문, 회사 측 종용 속 이뤄진 ‘민노총 탈퇴’

그러나 이러한 신문들의 보도에는 기본적으로 노조를 파트너가 아닌 필요에 따라 구조조정이 가능한 소모품으로 인식하는 후진적 노사관이 깔려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기업은 선이고, 노조는 악이라는 이분법적 인식은 오히려 사회갈등을 유발할 뿐 해결책은 아니라는 게 노동전문가들의 인식이다.

더군다나 경향신문 관련 기사에는 앞의 신문들에는 언급되지 않은 쌍용차의 민노총 탈퇴 선거 배경이 나온다. 경향신문 2면 <"눈 밖에 나면 일자리 잃는다" 살벌> 기사에서 한 노조원은 쌍용차 파업이 마무리된 이후 공장 분위기가 완전히 달려졌고 무엇보다 ‘회사 눈 밖에 나면 일자리를 잃는다’는 불안감이 직원들 사이에 팽배하다고 전했다. "가급적 관리자들의 눈에 안 띄려고 조심한다. 눈을 마주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 경향신문 9월9일자 10면  
 

또 동료들과의 유대관계도 허물어졌다. 서로를 잠재적 경쟁자로 여기는 탓이다. 한 노동자는 "예전에는 형, 동생하면서 고민을 쉽게 얘기했는데 지금은 불가능하다. 동료가 나를 감시하고 있는 건 아닌지 서로가 눈치를 보며 지낸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노동강도는 훨씬 세졌고 잔업과 특근도 달라졌다. 종전에는 선택사항이었다면 이제는 필수항목이 됐다는 것이다. 공장에서 노조를 옹호하는 것도 금기사항이 됐다.

한겨레도 사설 <쌍용차 노조 민주노총 탈퇴의 의미>에서 "이번 결정을 쌍용차 파업 과정에서 나타난 민주노총의 노선에 대한 거부 측면에서만 부각시키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식의 해석은 쌍용차 사태를 극한으로 몰고 간 책임을 피할 수 없는 회사 쪽과 정부의 잘못은 감추고 노조의 문제만 부각시키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 한겨레 9월9일자 사설  
 

그러나 한겨레는 "많은 조합원이 지지한 결정을 대수롭지 않게 보는 것도 잘못"이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기존 노조에 극도로 불리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이번 결정의 의미는 진지하게 검토해 봐야 한다"며 "노동계 지도부는 왜 투쟁의 당사자인 조합원들로부터 불신과 비판을 받는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마땅하다"고 노동계에도 자성을 촉구했다.

한편, 민노총과 쌍용차지부는 규약과 규정이 정해진 총회 소집절차를 위반했다는 점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투표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했다. 

청와대, 여론에 밀려 ‘북 댐 방류’ 강경입장으로 급선회

청와대가 8일 황강댐 방류로 민간인 6명이 희생된 것과 관련해 북측에 충분한 설명과 함게 사과를 요구했다. 정부는 7일 저녁 북한으로부터 댐 수위 상승으로 긴급하게 방류했다는 연락을 받고 유감을 표명하는데 그쳤으나 하룻밤 사이에 사과요구로 돌아섰다.

정부의 대응수위가 한 단계 높아진 것은 비판적인 여론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간인이 희생됐는데도 당초부터 북측에 유감을 표명하는데 그치는 등 저자세로 나왔다는 비판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 서울신문 9월9일자 4면  
 

정부는 이 과정에서 북측의 방류가 수공인지 여부에 대해서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보고 있다"고 애매모호한 답변을 해 논란을 키웠다. 이는 사건 발생 뒤 자체 조사에서 북한의 수공으로 볼 만한 징후가 없다고 밝힌 국방부나 통일부 입장과 차이가 있는 것이다.

국민일보는 3면 <정부 갈수록 강경…’사과’ 싸고 줄다리기 예고> 기사에서 "남측이 북측에 사과를 요구하면서 수해 사태가 향후 남북관계의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대북 관계에서 신중한 접근을 요구해왔던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북쪽도 사과표명을 하는 성의를 보이고, 우리 정부도 대화를 중단하는 사태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모처럼 해빙분위기를 맡고 있는 남북관계 경색을 경계했다.

한겨레는 4면 <"북쪽은 유감표명을…남쪽은 대화 나서야">에서 "먼저 이번 사고의 원인 제공자인 북쪽의 진지하고도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며 "남북 당국간 회담을 통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겨레 9월9일자 4면  
 

반면, 조선일보는 1면 <"북 무단방류는 범죄…손해배상 청구해야"> 기사에서 "국제법적으로나 국내법적으로 모두 북한에 책임을 물어야 하는 사안이라는 게 법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라며 정부에 강경한 대응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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