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자에게 정의로운 환경대안 찾겠다”
        2009년 08월 26일 11:0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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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7일 창립 심포지움을 여는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의 구성원 중에 이진우 상임연구원이 있다. 이진우 연구원은 10년 가까이 일해온 환경단체를 떠나 무명의 에너지정치센터로 일터를 옮기더니, 이제는 에너지와 기후라는 약간은 생소한 문제를 다루는 연구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진우 연구원을 만나 국내 환경운동에 대한 솔직한 자기 비판, 에너지정치센터와 에너지기후연구소의 현황, 생태와 정의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 이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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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너지정치센터에서는 언제부터 일하고 있나?

    = 작년 센터 기획 단계에서부터 논의에 참여하다가, 금년 1월 1일부터 상근하고 있다. 원래는 센터 출범시부터 일하려 했지만, 일하고 있던 ‘환경정의’에서 조금 더 일해달라고 해서 1년 더 있었다.

    – 환경정의에서 나온 이유는 무엇인가?

    = 2001년부터 8년 동안 환경정의에서 일했다. 그러면서 기존 환경운동의 한계를 느꼈다. 그런 걸 스스로 느끼면서도 관습적으로 일했다. 장기적 비전 없이 현안 대응 위주로 일했는데, 잘 고쳐질 것 같지 않더라.

    그리고 기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환경정의는 토지 문제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녹색과 적색을 합쳐보자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도 환경정의에서 에너지정치센터로 옮기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장기적인 환경운동 이론적 토대 만들고 싶어”

    – ‘장기 비전 없고, 현안 대응 중심’이라는 건 다른 시민단체들이든 정당들이든 대개 비슷하지 않나?

    = 민간 진영에 기후에너지 싱크탱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려면 전문성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런 전문성은 선(善) 의지만 가지고는 안 되는 것이다. 기존 환경운동의 즉물적이고 가시적 성과 중심인 풍토에서는 전문성을 살릴 수 없었다. 현안에 빠질 수밖에 없는 환경운동단체들에게 이론적 토대를 만들어 주고 싶다.

    – 그래서, 전문적인 이론적 토대가 만들어지고 있나?

    = 아직 초창기이므로, 과연 그렇게 하고 있다는 큰 자신은 없다. 에너지정치센터의 활동이 아직은 환경단체들과 어울리는 연대운동이 주축이지만, 하반기에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가 자리잡으면 많이 개선될 것이다.

    – 연구 작업은 어떻게 하려 하나? 누구든지 계획을 세울 텐데, ‘잘하기’ 위한 토대나 조건은 갖추고 있나?

    = 싱크탱크도 역시 연대가 필요하다. 그런데 환경단체와 보조를 맞춰 이론적 토대를 제공할 수 있는 교수나 학계 인사가 드물다. 국책연구소 같은 곳에는 진보적인 인물이 극히 드물고. 그래서 ‘내가 전문가가 돼야겠다’고 결심했다.

    지금 당장은 국내학자네트워크는 별로 없고, 국제네트워크부터 만들 계획이다. 오는 27일에 CJN(기후정의), ITUC(국제노총) 등을 초청해서 기후변화와 노동, 사회문제에 대해 심포지움을 개최할 예정이다.

    “약자의 정의와 공공성 지키는 환경운동 하겠다”

    –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가 이전의 환경연구소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 이전의 환경단체들은 환경적 관점에서만 접근했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우리는 사회적 약자 입장에서 필요한 정책들을 내려고 한다.

    발전소 민영화 문제가 불거졌을 때 주요 환경단체들은 민영화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공기업이 방만한 경영을 하며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관점이었다. 그런데 저희는 발전 민영화에 반대한다. 에너지 낭비는 사회적 약자층이 하는 게 아니라, 온실가스의 60%를 쏟아내는 산업계가 하고 있는데, 민영화 되면 그 피해가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된다.

    이런 문제를 노동자들과 상의하고 피해를 막는 환경대안을 찾아야 한다. 기존 사회프레임을 바꿔야 환경적 대안 찾기가 가능하다.

    – 환경운동도 그렇고 시민운동 전반이 위기라 하는데, 왜 그럴까?

    = 아주 적나라하게 얘기하자면 김대중, 노무현 때 큰 수혜를 입으며 안주하고, 장기 비전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요즘 기업들은 장기 비전을 가지는데, 환경단체들은 사안을 쫓아다니며 ‘반대’했지만, ‘너희가 만들고 싶은 사회는 뭔데’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위기대처 능력도 자정 능력도 없었다. 특히 자정 능력이 문제였는데, 내부에서 문제제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의견이 무시되는 권위적 구조체제, 위계질서를 가지고 있었다. 나 개인도 1년 동안 문제제기하고 내부 논의해왔지만, 결국 바뀐 것은 없었다. 지금 단기적으로는, 환경단체들이 여전히 비전을 제시하지 못할 것이라 판단한다.

    어떤 환경부 출입기자는 ‘환경단체들 이대로는 안 된다. 4대강 사업 막는다고 뭐가 되겠나. 자신들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더라. 환경단체 일부는 과학적으로 전혀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하거나, 원칙을 저버릴 때도 있다. 자신들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자신감을 버려야 한다.

    – 예전에 관계하던 환경단체들과 에너지정치센터를 비교하면 무엇이 다른가?

    = 에너지, 기후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이고, 미래지향적이라 좋다. 운동에 탄력성도 있고. 큰 단체에서는 의견 조율 과정 때문에 좋은 의견이 사장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센터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 반면 ‘사람 적은 단체’라는 게 몸으로 느껴진다. 업무 부담이 장난 아니고, 외부에서 부탁하는 사업도 다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정의, 기후, 에너지’

       
      ▲ 이진우 연구원 캐리컬쳐

    – 새로 생길 연구소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 기후 정책 연구소’다. 8월 27일에 창립식 겸 심포지움을 개최할 예정이다.

    – 센터 부설인데, 센터와 연구소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나?

    = 지금 당장은 인원을 공유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센터는 환경단체로 연구소는 정책연구소 집중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서로 분리독립할 계획이다.

    – 지금 잡혀 있는 연구 계획이 있는가?

    = ‘1. 기후정의, 2. 대안에너지, 3. 기후변화와 노동, 4 지역에너지’로 네 가지 연구 방향을 잡았다.

    올해에는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COP15(기후변화협약 15차 당사국 총회)에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까지 2012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결정키로 돼있는데, 각국의 미래경제를 점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유럽은 이에 관련된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미국은 별 기술이 없다. 유럽은 기후변화협약을 통해 지구적 패권을 되찾고 싶고 하고, 거기에 반발하고 있다. 따라서 기후협약은, 환경협약으로서 뿐 아니라 경제협약으로서의 의미가 크고, 21세기 패권을 누가 쥐는가 하는 문제로까지 확대된다. 개발도상국들은 경제적 지원을 받는 자리로 활용하고 있다.

    엘빈 토플러는 산업혁명, IT혁명에 이어 기후혁명이 오고 있다고 말한다. 기후협약이 사회체제 자체를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미래 패권 가늠하게 될 코펜하겐 회의

    – 평소에 유독 ‘정의’를 강조하던데, 그 ‘정의’는 무엇인가?

    = 애초 환경정의에 들어간 것도 ‘정의’에 관심이 있어서였다. ‘정의’는 ‘평등’과 연관된 것이라 생각한다. 소외된 사회적 약자가 정당한 권익을 획득할 수 있도록 사회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바로 정의다.

    기후협약의 경우에도 가난한 사람들이나 토착민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있다. 제3세계 국가들이 열대우림을 지키면 선진국에서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는데, 얼핏 보면 환경과 경제 양자를 살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제3세계 국가들은 그 숲을 그린벨트로 만들고 원주민들을 쫓아낸다. 실제로는 사회적 약자를 소외시키는 잘못된 정책인 것이다.

    ‘정의’는 이런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약자의 권익을 보장하는 것이다.

    – 개인적 계획도 있을 텐데?

    = 일단, 연구소를 진정한 민간 싱크탱크로 끌어올리는 데 투자하겠다. 기후환경학 석사논문을 배출권 거래제와 탄소세로 쓰려 준비 중이다. 박사 과정에 들어가 동남아시아의 기후 부정의에 대해 연구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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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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