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회시위 무풍지대, 비정규직 노동자에 무너져
    By 나난
        2009년 08월 12일 01: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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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현대하이스코의 비정규직 노동자 26명이 사측의 방해와 용역업체 직원의 폭력에도 불구하고 만 36시간 만에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 집회신고를 냈다. 시위와 집회가 열리지 않기로 유명한 집회 시위 무풍지대인 재벌사 앞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의해 무너진 것.

    임금인상과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부분파업을 벌여오던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지회장 박정훈)는 지난 10일 밤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 집회 신고를 위해 서초경찰서로 향했다. 하지만 이미 그곳에는 현대기아차그룹(이하 현대차)과 삼성그룹의 관계자들이 집회신고를 위해 줄을 서 있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출현에 놀란 현대차 관계자는 11일 새벽 4시경 8명의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해 약 40분간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이는 전경 2개중대가 나타난 뒤에야 중단됐다.

    집회신고 막으려 용역 동원

    이후 현대차 사측은 14명으로 인원을 충원했고,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 역시 파업 중인 조합원 9명을 충원해 모두 26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집회신고를 위해 서초경찰서 앞을 지켰다. 이들은 태풍으로 인해 비바람이 부는데로 불구하고 바닥에 비닐을 깔고 앉아 집회신고를 위해 밤새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가 만 36시간만을 기다려 현대기아차본사 앞 집회신고를 냈다.(사진=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

    12일 새벽 4시30분경 용역업체 직원 40여 명이 또 한 차례 침탈을 시도했지만, 사측의 폭력 위협을 느낀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는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해 놓은 상태였다. 또한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 한승철 부지회장이 "지금부터 찍는 모든 사진은 방송사로 전송될 것이고, 폭력행위가 텔레비전에 방영될 것"이라고 경고해 용역업체 직원들의 폭력을 막았다.

    결국 새벽 5시경 현대차 사측 집회신고서와 금속노조 집회신고서를 받은 서초경찰서 정보과 담당 형사가 ‘이틀전부터 기다리고 있던 금속노조의 집회신고가 우선’이라고 확인을 함으로써 만 36시간의 사투(?)는 끝이 났다. 이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신고한 집회는 오는 9월 11일 일출부터 일몰까지 금속노조 주최로 양재동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열리게 될 ‘비정규직 고용보장을 위한 결의대회’다.

    9월 11일 비정규 결의대회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는 지난 3월 27일 노사 상견례 및 1차 교섭을 시작으로 주2회 교섭을 진행해왔으나, 사측은 정규직 노동자에게는 250%의 성과급과 상여금을 지급하는 데 반해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임금동결만을 강요해 왔다. 이에 이들은  △임금인상 △업체 변경폐업시 고용 단체협약 승계 △조합 활동으로 구속시 신분상 불이익 금지 △총고용 보장 △인원 충원 등을 요구하며 지난 10일 부분파업을 벌인 바 있다.

    한편,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는 지난달 26일에도 사측의 방해로 인해 본사 앞 집회를 포기해야 했다. 당시 집회신고를 위해 서초경찰서를 찾은 조합원들은 현대차 사측 관계자 3명이 집회신고를 위해 줄을 서 있는 것을 발견했고, 본사 앞 집회신고를 내기 위해서는 만 7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경찰의 말에 결국 현대차 본사 건너편에 집회신고를 낼 수밖에 없었다.

    금속노조는 "현대차의 지시를 받은 3팀이 서초경찰서에서 24시간씩 기다리면서 회사측 집회신고를 해 다른 사람들의 집회신고를 원천봉쇄한 것"이었다면서 "(집회 봉쇄는) 삼성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하청업체인 동우화인켐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 활동 보장을 요구하며 삼성전자 본관 앞 집회를 열었다. 당시 한 달 전부터 집회신고를 한 금속노조 동우화인켐 비정규직분회는 "(삼성전자 본관 앞 집회를 위해) 신고를 재차 연장하는 등 고생을 해야 했다"며 “집회 허가 얻기가 너무 어려워 한 곳에서 허가를 얻으면 다른 노조가 합세해 집회를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동우화인켐 비정규직분회는 최저임금과 비인격적 대우에 고통 받다 지난해 5월 노동조합을 결성했으나, 원청인 삼성그룹의 ‘무노조 경영’에 의해 사측이 노조를 인정하지 않자,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며 거리 선전전 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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