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우토로마을, 마침내 '주민등록' 등재
By 내막
    2009년 08월 06일 10:4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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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우토로 마을‘로 잘 알려진 서울시 강남구의 판자촌 ‘포이동 266번지’ 주민들의 숙원 중 하나였던 주민등록 등재가 드디어 이뤄졌다.

‘포이동 266번지’는 지난 1979년 도시빈민의 자활이라는 명목으로 거리의 넝마주이, 부랑자들을 자활근로대로 편성, 집단수용하고 통제하던 군부독재 정권이 1981년 이를 해산, 그 중 일부를 강제 이주시켜 형성된 판자촌.

이곳은 1989년 이래 행정구역을 변경하면서 강남구에 존재하지 않는 주소지가 되면서 주민들이 살고 있음에도 ‘유령 마을’로 취급되었고, 이로 인해 주민들은 주민등록을 등재하기 위해 인근 지인의 집이나 멀리 군포, 안양 등으로 ‘위장전입’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과금 납부, 예비군 훈련 통지서를 제대로 못 받아 피해를 보거나 투표 등 참정권을 제대로 보장받을 수 없었고, 더불어 자녀들도 인근 학교가 아닌 먼 곳으로 다녀야하면서 ‘유령 마을’에 사는 사람이라는 설움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포이동266번지 주민들과 함께 서울시청, 강남구청에 대한 항의와 국가인권위,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 대한 진정서 제출 등의 노력을 통해 지난 주 강남구청장으로부터 주민등록 등재를 보장받게 되었다고 한다.

이는 지난 6월 강남 수정마을, 서초 잔디마을, 과천 꿀벌마을 등 3개 지역 주민의 주민등록 전입신고 거부 취소 행정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승소 판결을 내리는 등 비닐하우스촌 등 무허가거주지 주민들의 주소지를 인정해야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잇따라 내려졌기 때문.

대법원은 "개발관련 권리나 다른 문제와 별개로 국민 누구나 거주를 목적으로 해당 거주지에 살고 있음이 확인되면 주민등록을 등재해야한다"고 판시, "판자집·천막·비닐하우스 등 불법가설물은 외형만 갖췄을 뿐 거주지 실체로 볼 수 없어 전입신고를 받아주면 안 된다"던 판례를 뒤집은 바 있다.

"대부분 지자체, 대법원 판결 무시"

이와 관련해 사회당은 6일 서울시당 성명서를 통해 "8월 3일부터 포이동266번지 주민들이 현 거주지(개포4동 1266번지)로 주민등록을 등재할 수 있게 되었다"며, "이번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하지만 아직 남은 과제가 있다"고 밝혔다.

사회당이 밝힌 ‘남은 과제’는 1990년부터 주민들이 사유지를 불법 점유하고 있다는 명목으로 가구당 수천만원에서 최대 2억원에 달하는 토지변상금이 부과되어 있는 것과 포이동외 다른 지역의 무허가거주민에 대한 주민등록 보장 문제 두 가지.

토지변상금 문제에 대해 사회당은 "주민들은 자의로 현재의 거주지에 정착한 게 아니라 강제 이주되었다"고 지적하고, "이에 대한 진상과, 자활근로대 운영 및 포이동266번지로의 강제 이주 후 수시로 진행된 인권유린에 대해서도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당은 특히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어서 소방도로, 야산, 비닐하우스 등 국공유지에서 살고 있는 국민들이 권리와 복지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며, "전체 무허가거주민 거주 실태를 조사하고 주민등록을 즉각 등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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