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난리 치던 구본홍, 왜 사퇴했나?
By mywank
    2009년 08월 03일 08: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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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YTN 지부의 끈질긴 투쟁에도 불구하고, 382일 동안 자리를 지켜온 구본홍 사장이 3일 사의를 표명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 사장은 "몸과 마음이 지쳐 이제는 쉬고 싶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지만, 노조나 사측 모두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결정인만큼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갑작스러운 사퇴…정권의 압력?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선임 작업과 맞물려, 노조에 밀려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구본홍 씨 대신 ‘제2의 인사’를 영입해, 다시 ‘내부 장악’에 나서기 위한 정권의 압력이 작용하지 않았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현재 구 사장은 자신이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노종면 YTN 지부장 등 조합원 4명과의 재판을 벌이고 있고 해고자 복직과 관련 노조 측이 제기한 ‘징계무효소송’도 예정되어, 남은 임기동안 첨예한 법정공방에 시달리며 ‘식물 사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았다.

   
  ▲3일 사의를 표명한 구본홍 YTN 사장 (사진=손기영 기자) 

언론노조 YTN 지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상황을 결코 ‘승리’라는 손쉬운 말로 규정하지 않겠다”며 “정권은 또 다시 ’낙하산‘을 투하할 가능성이 있다”며 차기 사장 선임을 앞두고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언론계 인사들도 3일 오후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스스로 내린 결정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하며, 구 사장 사의표명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세명대 교수)는 “지난해부터 청와대와 한나라당 쪽에서 ‘구본홍 사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기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YTN 노조에 밀리고 주도권을 빼앗기니까 ‘회사 정상화를 시켰다’는 모양새를 만들어주고, 사퇴를 요구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KBS 이병순 사장에게 본보기"

류성우 언론노조 정책실장은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겠지만, 그동안의 정황들로 보면 구본홍 씨가 혼자서 사퇴를 결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용도 폐기’된 것에 따른 사의표명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정대 미디어행동 사무처장은 “이번 구본홍 씨의 사퇴는 자진 사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더 이상 조직을 장악하지 못하는 구본홍 씨를 교체하려는 정권차원의 의도와 함께, 이병순 KBS 사장에게 우유부단하게 조직을 경영하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여주는 시도인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YTN 측은 구본홍 사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4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고 차기 사장 선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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