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통심의위, 비정규직 버려두고 신규 채용
    By 나난
        2009년 07월 27일 02: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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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간 ‘공정성 시비 논란’으로 진통을 겪어 온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가 이번엔 노사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공공서비스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지부장 이원모)가 단체교섭 결렬 및 비정규직 고용 안정 문제로 지난 20일부터 무기한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방통심의위가 대화를 거부한 채 신규인력 채용을 강행하고 있다.

    방통심의위가 단체교섭 기간 중이던 지난달 26일 신규직원 채용공고를 냈다. “내부계약직원을 우선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노동조합의 요구를 무시한 일방적 처사다. 이에 단체교섭은 결렬됐고, 노동조합은 파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노조에 따르면 방통심의위는 16명에 대해 합격여부를 개별 통보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이하 지부)는 “신규채용 업무와 같거나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계약직 직원 26명이 고용불안에 내몰리게 됐다”고 주장한다. “채용공고에 따라 전원 외부에서 정규직으로 들어오게 되면 내부 계약직은 정규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없어지고, 향후 계약기간의 종료에 따라 고용이 불안해진다”는 것.

    노조 요구, 관련 법률 무시하고 신규 채용

    기간제 및 단기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위하여 업체가 정규직을 새로 뽑을 때, 현재 근무하고 있는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하는 계약직을 우선 고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옛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비정규직 직원들은 정규직 전환을 보장받고 입사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방통심의위는 옛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직무와 옛 방송통신위원회의 일부 직무가 통합되며 정통윤리위 출신 계약직원들의 고용 규정은 승계되지 않았다.

       
      ▲ 공공서비스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는 단체교섭 결렬, 비정규직 고용 안정 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 20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

    한편, 이번 신규채용과 관련해 방통심의위는, 지난해 광고자율심의기구가 담당한 사전 광고심의가 폐지됨에 따라 후광고심의에 필요한 인력이 채용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과는 별개의 문제이며 예산확충 등 여건이 허락되면 정규직 전환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지부는 "방통심의위는 그간 비정규직법 개악 논의가 되고 있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고용안정 등은 법이 바뀐 이후 논의하자고 했다"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비정규직법 개악 시도가 개별 사업장 비정규직 문제와 노사관계에도 지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방통심의위는 그간 수 차례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왔다"며 "고용불안에 떨던 계약직 직원 20여 명이 회사를 떠나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방통심의위는, 비정규직 인사 문제는 경영권의 문제라며 노동조합이 관여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부는 또 구 윤리위 출신과 방송위 출신 간 임금격차도 문제 삼고 있다. “직제, 인사 등 제 규정을 출신기관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적용하고 양 기관 출신이 각 부서에 섞여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임금은 이원적인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현재 방통심의위는 통합에 따라 출신기관 별로 따로 임금교섭을 진행하고 있으며, 구 윤리위 출신 팀장이 팀 내의 구 방송위 팀원보다 임금이 더 적은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지부는 “동일노동 가치에 대한 동일임금 원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박명진 위원장 정치관 언론관 노동관 편파적"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박명진 위원장.(출처=네이버)

    한편, 방통심의위 박명진 위원장은 지난 2004년 ‘대통령 탄핵 관련 TV 방송내용 분석’ 보고서를 작성한 인물로, 당시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도 (탄핵 관련 방송은) 공정했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탄핵 반대 세력은 ‘억울한 약자’로 탄핵 찬성 세력은 ‘부당한 강자’로 나눠 전자를 두둔하는 방향으로 전체 프레임을 구성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지부는 “박명진 위원장은 탄핵 관련 방송에서 MBC와 KBS가 편파방송을 했다고 지적했지만 내부 노사관계에서 (본인이야 말로) 임금이나 비정규직 고용 문제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편파적으로 노사관계를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방통심의위는 심의위원의 편향된 정치적 성향이 문제시돼 왔다. 방통심의위는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8조(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설치 등) 3항에 따라 9명의 심의위원 가운데 6명을 대통령과 여당이 추천한 인사를 대통령이 위촉한다. 이에 “방통심의위는 독립기관이어야 함에도 정권의 통제를 받는 구조”라는 비판을 받아 온 바 있다.

    실제로 방통심의위는 지난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내 공정성과 균형성을 이유로 MBC <PD수첩> ‘광우병’ 편과 YTN노조의 ‘블랙투쟁’에 대해 시청자 사과 조치를, ‘YTN노조 투쟁 100일’을 보도한 YTN <뉴스오늘> 리포트와 MBC <뉴스데스크> ‘언론관련법’ 보도에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또 지난해 5월 인터넷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2MB’, ‘간사한 사람’ 등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언어순화 및 과장된 표현의 자제 권고’ 결정을 했으며, 7월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 관련한 게시물 58건에 대해 삭제를 결정했다.

    정부 비판 여론에 재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 이원모 지부장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고, 정보통신 매체의 건전한 문화를 창달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임에도 박명진 위원장 취임 이후 PD수첩이나 인터넷의 이명박 대통령 비판 여론에 위원회가 과도하게 개입했다”며 “언론의 자유나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위축하는 활동을 해 왔다”고 지적했다.

    현재 방통심의위는 지부와의 그 어떤 대화나 교섭도 거부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4차례의 본교섭과 25차례의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결국 교섭은 결렬로 정리됐다. 지부는 지난 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냈지만 지난 15일 이마저 최종 결렬됐다.

    지부는 “비정규직의 고용안정과 출신기관에 따라 발생되는 차별문제를 이번 파업을 통해 확실히 매듭짓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들은 지난 17일 임시총회를 열고 90%의 찬성율로 파업을 가결시켰으며, △구 윤리위와 구 방송위 출신 간 임금차별 해소 △계약직 정규직 전환 보장 △노동조합 활동 보장 쟁취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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