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중동 특혜법' 지우기 나선 조중동
        2009년 07월 23일 09:2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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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이 22일 방송법, 신문법, IPTV법을 일제히 표결처리한 뉴스가 일제히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을 장식했다.

    주목할 점은 신문사와 직접 관계된 언론법을 각 신문사가 어떻게 보도했는지다. 크게 조선·중앙·동아, 경향·한겨레, 국민·서울·세계·한국 등의 세 부류로 논조가 갈린다. 특히 가장 이해관계가 걸린 조중동의 경우 △5공 시절 규제 철폐 △통과된 언론법의 미비한 규제 완화 △여야 양비론 및 국회를 난장판으로 부각시키는 데 주요 지면을 할애했다. 오히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이 ‘누더기 법안’이라며 ‘화끈한’ 규제 완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통과된 법안 내용 중 숨겨진 의미가 무엇인지, 정치 혐오를 부각시키는 언론보도가 과연 적절한 것인지 곱씹어 볼 대목이다. 

    다음은 23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머리기사다.

    경향신문 <한나라, 날치기 처리…’불법 투표’ 논란>
    국민일보 <신문·대기업, 방송진출 길 열린다>
    동아일보 <신문-방송 칸막이 사라졌다>
    서울신문 <미디어법 아수라장 국회 통과>
    세계일보 <미디어법, 난투극 속 국회 통과>
    조선일보 <신문·대기업, 방송 진출 ‘제한적 허용’>
    중앙일보 <신문·방송 겸영금지 29년 만에 풀렸다>
    한겨레 <방송법 ‘변칙’ 재투표…야당 "원천무효">
    한국일보 <막장 국회…파국 치닫는 여야/여, 난투극속 미디어법·금융지주회사법 직권상정 처리>

    조중동 특혜논란 부인한 중앙

       
      ▲ 7월23일자 중앙일보 1면.  
     

    <신문·방송 겸영금지 29년 만에 풀렸다>라고 1면 제목을 정한 중앙일보는 아침신문 중 유일하게 이윤성 국회부의장이 아무런 제지 없이 의사봉을 두드리는 장면을 1면 사진으로 사용했다. 중앙일보는 5면 사진으로도 한나라당 정미경 박순자 김소남 의원 등이 단상으로 올라가 항의하는 민주당 최영희 김상희 의원의 손을 잡고 조용히 만류하는 모습을 전했다. 아수라장이었던 실제 상황을 왜곡해서 전달하고 있다.

    중앙은 3면 기사<산업 발전 막던 ‘방송 족쇄’ 철폐 … 미디어 빅뱅 시작>에서 "이제 KBS·MBC·SBS 수준에 버금가는 새로운 채널이 등장하고, 미디어 간 합종연횡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세계 시장을 겨냥한 한국형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출현도 기대되고 있다"며 "구직난에 시달리는 젊은 층의 미디어업계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안민호 교수), "법 통과로 한국 방송에 새로운 열기가 일어날 경우 제2의 한류 붐을 기대해봄 직하다"(한국콘텐트진흥원 강만석 박사)의 말을 전했다. 비판의 소리는 전달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중앙은 이번에 통과된 법안이 규제 완화를 일부만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앙은 위 기사에서 "크게 후퇴한 미디어법 개정안"이라며 "이날 국회에서 통과된 미디어법은 지난해 12월 한나라당이 제출했던 원안과는 크게 달랐다. 과잉 규제를 푼다는 명분이 무색하게 기존 법에 없던 새로운 규제들이 대거 등장했다"고 주장했다. 

    또 ‘조중동 특혜’ 논란도 부인했다. 중앙은 4면 기사<Q&A로 풀어 보는 미디어법의 진실>에서 "이번 법안은 메이저 신문 3사(중앙·조선·동아)에만 특혜를 주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어느 신문이든 방송 겸영을 시도할 수 있다. 지금 미디어법을 비판하는 신문 중 일부가 방송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는 상태다. 하지만 야당과 일부 방송은 유독 ‘조·중·동 방송’이란 용어를 써 가며 논란을 확대시켜 왔다.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사용된 ‘조·중·동’이란 용어로 편을 갈라 지지층의 반대를 쉽게 유도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4면 Q&A 기사는 야권에서 주장하는 것을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 상당수라 논란의 소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 사설 제목을 <퇴행적 민주당, 미숙한 한나라당>으로 꼽아 여야를 동시에 비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설에선 "미디어법은 선진화를 위한 대표적인 개혁법안인데 국회는 이를 가장 후진적인 방법으로 처리해야 했다. 제1 야당 민주당은 법안이 제출된 이래 7개월여 동안 상임위 토론과 협상을 위한 절차를 거의 모두 거부해왔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본회의 직권상정뿐인데 당은 이마저 물리적으로 방해해 어제의 소동을 빚고 말았다"며 민주당에 책임을 물었다. 중앙은 6면에 이윤성 부의장을 두고 <궂은 일 ‘총대’>라며 추켜세우기도 했다.

    동아일보도 1면 기사<신문 – 방송 칸막이 사라졌다>에서 "미디어법의 통과에 따라 1980년 신군부에 의해 만들어진 지상파 독과점 구조가 29년 만에 깨질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동아는 1면에 ‘열정과 냉정의 DNA 동아일보는 다릅니다’ 수습기자 모집 광고도 내 눈길을 끌었다.

    동아일보는 3면 기사<방송패러다임 어떻게 바뀌나>에서도 "22일 국회를 통과한 미디어관계법은 1980년 신군부가 언론 장악을 위해 만든 ‘방송 구체제’가 29년 만에 일대 전환기를 맞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뉴미디어의 융합이 이뤄지는 미디어 빅뱅 시대에 미디어 사업자 간 교차 소유와 겸영 금지라는 칸막이를 허물고 21세기 미디어 산업을 발전시킬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중앙은 이윤성, 동아는 안상수 추켜세워

    동아일보도 중앙처럼 현 법안이 규제 효과가 큰 것처럼 보도했다. 동아는 3면 기사 <신문 구독률 20% 이상땐 방송진출 불허>라고 전했고, 5면엔 황근 교수의 기고문 <"방송 진입장벽 낮췄지만 규제 되레 늘어 효과 의문">을 실었다. 황 교수는 한나라당 추천 미디어발전국민위원을 역임했다.

       
      ▲ 7월23일자 동아일보 4면.  
     

    그러나 동아는 향후 MBC 민영화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동아는 4면 기사 <‘신군부의 유물’ 지상파 독과점 구조 29년 만에 허물어져>에서 "MBC는 당장 큰 변화를 맞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내부 의견을 수렴해 공영과 민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중앙이 이윤성 부의장을 치켜세웠다면 동아는 안상수 원내대표에 주목했다. 동아는 6면 기사 <‘파워’ 재확인한 박근혜 ‘결속’ 이끌어낸 정세균>에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미디어법 처리를 성사시킨 공신으로 꼽힌다. 야당의 육탄 저지에 정면 돌파라는 강수를 둬 성과를 냈다"며 "미디어법 처리를 계기로 그는 강력한 원내사령탑으로 ‘여당다운 여당을 만들었다’는 평을 듣게 됐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도 사설 제목으로 <아수라장 국회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에서 "의원들이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고 욕설을 주고받는 모습은 익숙한 풍경이었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후진적이고 추한 ‘난장판 국회’를 지켜봐야 할까"라며 여야 양쪽을 문제 삼는 것처럼 보였지만 핵심은 민주당을 겨냥했다.

    동아는 "비록 정상적인 과정을 거치진 못했지만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한 처리도 엄연히 국회법에 정해진 절차이다.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도 자신들이 여당이던 17대 국회 때 직권상정을 통해 종합부동산세법안을 비롯한 수많은 법안을 처리한 바 있다"며 "다수당과 소수당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절충점을 찾는 것이 최선이긴 하지만 그것이 여의치 못할 땐 다수결로 처리하는 것이 대의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미디어법안만 하더라도 작년 12월 국회에 제출된 이후 지난 7개월간 국회 안팎에서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있었다. 더구나 민주당은 ‘여론 수렴 후 6월 국회에서 표결 처리한다’고 약속하고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조선, 노골적 규제완화 요구

    노골적으로 규제 완화를 요구한 신문은 조선일보였다. 조선은 1면 기사 <신문·대기업, 방송 진출 ‘제한적 허용’>에서 부제목으로 <5공(共) 신군부가 만든 방송체제 ’29년만의 수술’>로 꼽고 "1980년 신군부가 위압적이고 강제적인 언론통폐합, 신문·방송 겸영 금지 조치를 통해 만들어 낸 방송독과점 미디어 산업 구조가 일부나마 바뀔 수 있는 계기는 마련됐다는 평가"라며 "이 밖에도 구독률 20%를 넘는 신문은 방송 사업을 아예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여론 독과점을 막기 위한 여러 장치들을 규정했다"고 주장했다.

       
      ▲ 7월23일자 조선일보 4면.  
     

    조선은 4면 기사<‘방송 장벽’ 허물자던 취지 어디가고…’누더기 법안’ 됐다>에서 "작년 말 등장한 방송법 개정안은 대기업과 신문이 지상파 방송의 지분을 20%까지 가질 수 있도록 했었다. 그러나 정작 국회를 통과한 법률에서 그 상한선은 절반인 10%까지 떨어졌다"며 "지분 규제 자체가 진입장벽을 없애 방송산업을 활성화한다는 원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었지만, ‘정치 싸움’의 와중에서 규제가 원안보다 오히려 강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기사에서도 한나라당 추천 미디어위원인 황근 교수 최홍재 공정언론시민연대 사무처장의 주장이 주요하게 실렸다.

    조선은 사설<지상파 독과점 유지시킨 미디어법이 남긴 숙제>에서 "미디어법이 22일 국회를 통과했다. 작년 12월 시작돼 지루하게 이어져 온 미디어법 입법 공방은 막을 내렸으나 1980년 신군부가 도입했던 지상파 방송 독과점 체제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기득권을 유지하게 됐다"며 "여당 내에 이견이 속출하고 야당과 방송업계가 동맹을 맺어 미디어법 결사 저지에 나서자 지상파 신규 진입문호를 계속 좁히는 바람에 법이 반쪽짜리가 돼버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앞으로 지분 소유 등과 관련해 규제를 좀 더 풀라는 주장인 셈이다.

    SBS 윤세영 1인주주 지분 40% 확대가능도 주목

    특히 조선은 이번 법안의 최대 수혜자를 조중동이 아닌 SBS로 꼽기도 했다. 조선은 4면 기사<이번 최대 수혜자는 SBS 윤세영 회장?>에서 "이렇게 보는 이유는 미디어법이 신문·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지분 한도는 10%로 제한하면서도 기존 방송사의 1인 지분 한도는 30%에서 40%로 늘렸기 때문이다. 기존 방송사에서 ‘1인 지분’이 문제될 수 있는 사람은 사실상 유일 민영방송인 SBS의 1대 주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윤세영 회장뿐이다. 새 미디어법으로 보유 지분을 기존 30%에서 40%로 늘릴 수 있어 경영권을 더욱 공고하게 다질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라고 전했다. 또 "SBS는 지분 30%를 지닌 지주회사 SBS미디어홀딩스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고, SBS홀딩스는 다시 태영과 태영 사주 윤 회장의 가족이 63%를 소유한 형태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향과 한겨레는 조중동과 선명하게 논조가 대비됐다.

    날치기·대리투표·불법투표 논란 초점 둔 경향·한겨레

       
      ▲ 7월23일자 경향신문 1면.  
     

    경향은 1면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미디어법안’ 한나라, 날치기 처리… ‘불법 투표’ 논란>에서 "한나라당은 22일 국회 본회의장 국회의장석을 점거한 가운데 신문법, 방송법, IPTV법 개정안 등 ‘미디어 관련 3법’을 날치기 처리했다"며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의결정족수 충족을 위해 대리투표한 것이 사실상 확인되고 방송법 개정안의 경우 재투표까지 하는 이례적 상황이 발생, 무효 논란이 일고 있다"고 첫 문단에서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여 "로마軍처럼 막아라"… 군사작전하듯 속결>에서 "이 부의장은 ‘장내가 소란하므로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다. 심사보고나 제안설명은 회의록으로 대체하고, 질의와 토의도 실시하지 않겠다’고 하고 바로 표결에 부쳤다"며 이윤성 부의장을 치켜세운 중앙과 다른 논조를 보였다.

    경향은 ‘대리투표’ 의혹도 본격적으로 제기했다. 경향은 4면 기사<한나라당 사실상 ‘대리투표’>에서다.

    본회의 내내 이윤성 부의장 옆을 지키던 김모 의원의 경우, 국회 표결 기록에 신문법과 방송법에 모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돼 있다. 이 부의장도 “야, 나도 찬성 눌러라”라고 말하는 음성이 녹음됐다. 방송법 표결이 끝난 후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이모 의원은 방송법 표결 이전에 의결된 신문법 표결시 찬성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의원 측은 “신문법 표결시에는 본회의장에 있었고 잠시 나왔다 다시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봉균 의원은 신문법 표결 당시 직권상정 저지를 위해 몸싸움 중이었는데도 재석 버튼을 누른 것으로 표시됐다. 강 의원은 “한나라당 박모 의원이 내 자리에 가서 투표하는 것을 보고 항의했더니 찬성한 것을 지우고 재석으로 남겼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선 동아일보는 박모 의원을 박상은 의원으로 보도했다)

    왜 조중동 특혜법인지 짚은 경향

    경향은 왜 이번 법안이 ‘조중동 특혜법’인지 조목조목 지적하기도 했다.

    경향은 5면 기사<조중동의 신문·방송·통신 무제한 확장 길 터줘>에서 "최종안은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거대 족벌신문과 재벌의 방송장악을 용이하게 하고 여론 독과점을 강화하는 독소조항이 그대로 포함됐다"며 "’무늬만 바꾼’ 수정안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언론단체와 전문가들이 방송장악을 위한 ‘언론 악법’이라고 규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경향은 구독률 20%가 규제 효과가 큰 것처럼 보도한 것의 실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향은 5면 기사<‘구독률 20%’에 걸릴 신문은 없다>에서 "지난해 한국언론재단이 전국 성인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2008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종합일간지, 경제지, 지방지 등을 가리지 않고 신문을 하나 이상 보는 사람의 비율인 신문 정기구독률은 36.8%였다. 이 중 조선일보의 구독률이 11.9%였고, 중앙일보 9.1%, 동아일보 6.6% 순이었다. 조선일보는 현재의 구독자를 절반, 나머지 두 신문은 100% 더 늘려도 ‘20% 이상’ 조항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사실상 세 신문에 방송 진출을 ‘완전 개방’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경향은 이번 표결처리에 대해 6면 기사<靑 기획, 한나라 연출, 조중동 출신 의원들 ‘총대’>에서 "한나라당의 22일 미디어법 개정안 날치기 처리는 ‘당·정·청’에 국회의장까지 가세한 총력 합작품이었다.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여간 ‘청와대 기획, 한나라당 연출, 국회의장 주연’의 ‘강권 정치’ 드라마다. 여기에 여당 내 조선·중앙·동아일보 출신 의원들은 전위대로 ‘친정’의 이해에 봉사했다. ‘방송 장악’과 이를 통한 재집권 토대 마련이란 일치된 정략이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경향은 6면 기사로 <박근혜 ‘날치기 강행’ 동참>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 7월23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은 사설<언론자유와 민주주의 유린한 미디어법 날치기>에선 "신문 신뢰도의 추락 속에 방송 진출을 노려온 보수신문들이 TV채널을 차지한다고 해서 여론 다양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 반대로 철두철미 정권에 우호적이고 서로 구분조차 어려운 극우적 논조인 보수 족벌신문들의 방송 진출은 여론 다양성을 회복 불능 상태에 빠뜨릴 공산이 크다"며 "세 차례에 걸친 ‘미디어법 전쟁’을 통해 우리는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의 적이 누구인지 똑똑히 목격했다. 족벌신문들의 방송 진출을 허용해 장기집권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이명박 정권의 간계를 파악했다. 사악한 논리를 동원해 오로지 사익과 자본의 이익 추구에 골몰한 족벌신문들의 실체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경향은 "정권이 미디어법 개악 정도로 국민의 눈과 귀를 틀어막는 데 성공했다고 자축이라도 한다면 큰 착각이다. 이미 시민사회에서는 ‘제2의 민주항쟁’에 대한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정권 퇴진운동으로 비화할 폭발성마저 있다"고 주장했다.

    보수·재벌방송의 공론장 포섭 내다본 한겨레

    한겨레도 1면 기사<방송법 ‘변칙’ 재투표…야당 "원천무효">에서 "한나라당은 22일 방송법, 신문법, 아이피티브이(IPTV)법 등 3개 언론관련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을 강행처리했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당이 방송법 재투표를 일사부재의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투쟁을 예고해 논란이 예상된다"고 논란에 방점을 찍었다. 또 "앞으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독과점 신문사와 재벌의 방송 진출 길이 열렸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국회 상황과 함께 1면에 <"언론법 날치기, 민주주의 파괴 폭거">라는 제목, <언론노조·민노총 "정권퇴진운동 펼칠 것">라는 부제목의 기사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또 3면 기사<"투표종료"선언뒤 정족수 모자라자 ‘재투표’ 의장석 지킨 의원들 어떻게 투표했나 의문>에서 향후 벌어질 ‘대리투표’논란도 비중 있게 실었다.  

    ‘언론지형 어떻게 바뀔까’라는 궁금증을 풀어줄 기사도 배치했다. 한겨레 6면 기사<보수·재벌 방송이 ‘공론장 포섭’>에서다.

    "조중동이 방송을 갖게 되면 신문시장의 지배력이 방송으로 전이돼 언론 균형추가 보수 쪽으로 급히 기울게 된다. 여론 다양성 훼손 가능성이 크고,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도 위축될 게 뻔하다. 반면 자본력을 앞세운 새 사업자의 방송 진출은 기존 방송사업자들을 경영위기로 내몰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신문과 대기업이 지역 지상파 방송에 진출하면 기존 방송 인력의 대폭 감원과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조중동 방송’은 ‘다공영 1민영’을 ‘1공영 다민영’으로 뜯어고치는 대수술의 중심 메스이기도 하다. 8월 초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개편 및 이후 방송공사법 제정으로 강요될 문화방송 ‘정체성 찾기'(민영화) 시도에다 연말 민영미디어렙 도입까지 맞물리면, 한국방송을 제외한 지상파 방송과 유료 방송의 경계가 한꺼번에 무너진다."

    한겨레도 사설<‘조중동 권력’을 위한 반민주 악법>이라며 조중동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한겨레는 "무엇보다 이들 법은 법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조중동의 이익을 지키고 보장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중앙·지역의 지상파 텔레비전에서 케이블의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에 이르기까지 거대 신문이 큰 어려움 없이 방송에 진입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놓았다. 지분참여 상한을 몇 퍼센트 낮추고, 중앙 지상파의 소유는 인정하되 경영 참여만 2년 남짓 유보한 것 따위가 큰 장애가 되진 않을 것"이라며 "’조중동 방송’의 등장으로 방송 체제가 공영 위주에서 다민영으로 바뀌고 방송공사법 제정과 민영 미디어렙 도입까지 이어지면, 시장논리가 전체 방송시장을 휩쓸게 된다.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방송의 비판 기능은 위축되고 권력·자본에 순치될 위험이 커진다"라고 우려했다.

    국민·서울·세계·한국은 난장판 국회 양비론

    ‘난장판 국회’를 1면에 집중 부각시킨 국민 서울 세계 한국일보 등은 양비론적인 시각을 담은 기사 또는 칼럼이 적지 않았다. 

    서울신문은 사설<정국 파행 여야 모두가 가해자다>에서 "국민들에게 지금 여야는 민생을 팽개치고 정국의 안녕을 해친 가해자일 뿐이다. 한나라당은 미디어법을 살렸을지 모르나 정국 안정과 민생 도모라는 집권세력의 책무는 내던졌다. 미디어법 하나를 건지려 비정규직법안과 재래시장육성특별법 등 민생법안 수십건을 포기했다. 집권세력으로서의 국정 운영능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라며 "민주당의 비타협적 외곬 행태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들의 주장만 되풀이할 뿐 타협의 여지를 남겨 두지 않은 행태는 미디어법 저지의 목적이 대여투쟁을 위한 빌미 확보가 아니었는지 의심케 한다. 저잣거리 싸움패들의 행태를 반복하는 이들에게 국정을 맡긴 국민이 그저 안쓰럽기만 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는 사설<난투극 속에 국회 통과한 미디어법>에서 "여야 의원 모두에게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하고 싶은 게 국민들의 솔직한 속내일 것이다. 여야의 통렬한 자성을 촉구한다"며 "우여곡절 끝에 미디어관계법을 둘러싼 국회 내 논란이 종지부를 찍게 된 것은 일단 다행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대공세에 나서면서 정국은 더욱 얼어붙을 조짐이다. 정치권은 여전히 국민의 근심거리"라고 주장했다. 꼼꼼히 살펴보면 한나라당보다는 민주당에 좀 더 책임을 묻고 있다.

       
      ▲ 7월23일자 국민일보 3면.  
     

    국민일보는 3면 기사<박의 ‘훈수 정치’ 또 통했다>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여야 협상 고비 때마다 힘을 발휘해온 그의 ‘훈수 정치’는 이번 미디어법 개정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세계일보는 사설 <여야, 미디어법 득실 계산에 앞서 석고대죄해야>에서 "정치의 기본인 대국민 소통 능력도 개탄스럽다. 여야 공히 그렇다. 한나라당은 미디어산업 발전을 위한 필수적 전제라며 입법을 강행했다. 야당은 물론이거니와 전국 유권자가 얼마나 설득됐겠는가. ‘방송장악을 위한 포석’이라는 등의 반대론에 ‘근거 없고 허황하다’는 하나 마나 한 주장만 되풀이했다. 어제 변칙 처리의 책임 중 상당 부분은 집권여당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일보는 "민주당도 매한가지다"라며 "의회민주주의의 원칙을 앞장서 짓밟은 허물을 제쳐놓더라도 그렇다. 왜 기존 방송체제가 유지돼야 하는지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기보다는 ‘우리 편 방송 지키기’에 치중한 감이 짙다. ‘반대를 위한 반대’의 인상까지 줬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는 여권을 좀 더 두둔했다. 한국은 사설<결국 강행 처리되고 만 미디어법>에서 "미디어법과 아무런 이해관련이 없는 우리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노력한 흔적이 있다. 대기업과 신문사의 지상파 방송 겸영이 2012년 말까지 미뤄져 정치적 의혹이 희석됐고, 방송 분야별로 대기업과 신문사가 가질 수 있는 지분도 많이 낮아졌다. 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막바지에 제기한 사전ㆍ사후 규제도 도입됐다. 기술변화에 따른 방송산업 구조 재편의 필요성과 특정 신문사나 대기업의 ‘여론 독과점’ 제한 요구가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루었다"라고 주장했다.

    한국은 "논란의 장기화를 막아야 하는 것은 결국 정부의 책임이다. 현재 검토하고 있다는 내각과 청와대의 인적 쇄신을 최대한 앞당기고, 중도실용주의 노선을 한결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 착실한 실천만이 국민의 마음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한편, 국민일보, 세계일보 등의 경우 독자들이 사실로 오해할 수 있는 문구로 제목을 뽑기도 했다. 국민일보 1면 <신문·대기업, 방송진출 길 열린다>, 4면 기사 <신문·대기업 방송겸영 2012년까지 유예>와 세계일보 4면 기사<‘신·방 겸영’ 길 열렸다>다. 법 통과 이전에도 보도 채널을 제외한 신문·방송 겸영은 진행돼 왔고,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신문·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경영권만 2012년까지 유예되는 것이 ‘팩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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