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마디, 한나라당 ‘직권상정’ 급제동
    2009년 07월 20일 09:1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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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말 한마디로 한나라당의 ‘직권상정’ 카드에 급제동이 걸렸다. 박 전 대표가 19일 미디어법 단독처리를 위해 본회의가 열려 참석하게 된다면 “반대표를 행사하기 위해 참석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한나라당의 20일 미디어법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미디어법 저지를 위한 단식농성에 들어가며 이명박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제안했고 방송3사는 ‘언론악법 저지’를 위해 연대 총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박 대표의 발언이 나온 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막판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이날 아침신문은 중대 변수로 떠오른 박 전 대표에 주목하며 관련 내용을 전했다. 하지만 이날 아침신문 중 유일하게 중앙일보는 박 전 대표의 발언을 ‘소동’으로 처리해 1면이 아닌 5면에 실었다. 사설에서 “이번 사태는 집권당이 덩치만 공룡일 뿐 체질은 허약할 대로 허약해 국정 사안을 처리할 능력이 없는 불구의 상태임을 여실히 보여 줬다”고 중요하게 평가했음에도 말이다. 이날 표결처리도 강조했다.

다음은 20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제목이다.

경향신문 <박근혜 “미디어법 반대표 던질 것” 정세균 ‘단식 농성’ 영수회담 제의>
국민일보 <흔들리는 서민들 위기가구 급증세>
동아일보 <박 한마디에 여 오늘 처리계획 연기>
서울신문 <여야 미디어법 대치 새국면>
세계일보 <박근혜 “미디어법 반대표 행사”>
조선일보 <‘워킹푸어’ 300만…출구 없는 이웃>
중앙일보 <“미디어법 오늘 반드시 표결 처리”>
한겨레 <“언론법 일방처리는 민주주의 파괴행위”>
한국일보 <박근혜 “당장 직권상정 처리는 반대”>

여권 불협화음 무릅쓰고 강행 처리 할까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본회의장에 집결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언론관련법 처리 의지가 ‘단호하며 단결됐다’는 것을 강조하던 중 “박근혜 전 대표도 오늘 출석하지 않았지만 표결에는 참여한다는 전언을 받았다”고 밝힌 데 따른 반응이다. 한겨레 1면 <박근혜 “언론법 강행땐 반대표 행사”>는 “안 원내대표는 박 전 대표의 발언 뒤 추가 협상의사를 밝혔다”며 “이에 따라 한나라당이 여권 내부의 불협화음을 무릅쓰고 이번 주 언론관련법 처리를 강행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 한겨레 7월20일자 1면  
 

하지만 안 원내대표가 야당에 통보한 협상 시한은 이날 오전 10시다. 경향은 “이는 협상 불발시 국회법상 상임위 처리, 국회 법사위에서 자구 및 체계 심사, 본회의 처리 가운데 상임위·법사위 절차를 건너뛴 본회의 강행처리를 뜻”이라며 1면 머리기사 <박근혜 “미디어법 반대표 던질 것” 정세균 ‘단식 농성’ 영수회담 제의>를 통해 해석했다. 반면 동아는 “한나라당의 본호의 표결처리는 이번 주 중반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봤다.

조선 “‘주류에 대한 경고’ 혹은 ‘여야 합의 강조 위한 것’”

조선은 박 전 대표 발언의 진위 파악에 관심을 기울였다. 조선은 3면 <박근혜 “NO” 한마디에… 미디어법 ‘폭풍속으로’>에서 “현 상황에서 야당과의 타협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이고, 박 전 대표가 흡족해할 만한 수정안이 뭔지도 불투명한 상황을 감안하면 박 전 대표가 최종 처리 과정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관심”이라며 “주류 측은 신문·방송 겸영에 대해 부정적인 본심을 드러낸 첫 번째 입장이 진심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은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주류 측에 대한 경고’일수도 ‘여야 합의를 강조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봤다.

   
  ▲ 조선일보 7월20일자 3면  
 

한국 “여권의 접근법에 비판적인 생각은 분명”

한국은 3면 <미디어법 브레이크…시험대 오른 ‘박의 정치’>에서 “당장 박 전 대표의 진의가 무엇이냐를 놓고 설왕설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선 이명박 대통령이나 친이 진영과 분명한 선을 긋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이게 진의라면 여권 전체가 격렬한 내홍에 휩싸일 수 있다”고 봤다. 홍사덕 의원이 “20일 직권상정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이라고 톤을 낮췄지만 “박 전 대표가 미디어법에 대한 여권의 접근법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있음은 분명히 확인됐다”고 해석했다.

   
  ▲ 한국일보 7월20일자 3면  
 

한국은 “물론 한나라당이 직권상정 카드를 버린 것도 아니고 민주당 요구를 적극 수용할 가능성도 적어 현재로선 파국의 시한이 늦춰진 것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며 “박 전 대표의 부정적 의중이 드러난 만큼 미디어법의 강행 처리가 그렇게 쉽지 않게 된 것만은 분명하다”며 박 전 대표 힘에 무게를 뒀다.

경향 “미디어법 강행 처리 무리수, 청와대 ‘의지’ 때문”

경향은 1면 <여권, 국정운영 동력 상실 위기감>에 잇단 부정적 여론조사 결과들의 ‘경고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정국 파행까지 감내한 이 같은 ‘무리수’를 두는 이유를 분석했다. 경향은 “여권에서 꼽는 가장 큰 이유는 청와대의 ‘의지’”라고 봤다. 이후 국정운영과도 연결된 부분이기 때문에 청와대가 회기 내 처리하자는 입장이 확고하다는 것이다. 경향은 “특히 여기엔 “합의서를 쓴 것조차 못 넘긴다면 미디어법은 앞으로 절대 할 수 없다”는 ‘여권위기론’도 작동 중”이라며 “그러나 근본적 배경은 결국 ‘언론 지형’ 문제와 맞닿아 있다. 잇단 국정난맥으로 취약한 현 정권으로선 ‘언론장악-재집권 토대 마련’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의도가 궁극적 배경”이라고 말했다.

   
  ▲ 경향신문 7월20일자 1면  
 

“당면한 민생 법안이 아님에도 매번 국회 때마다 미디어법을 밀어붙인 것이나, 민주당 등 야당의 대안(지상파·보도 채널에 대한 신·방겸영 불허)을 일축하고 ‘보도’ 채널 문제에 집착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특히 ‘신·방겸영 허용’은 이어지는 공영방송법, 민영미디어렙 도입 등 ‘언론장악 3법’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복잡해진 표결처리 계산법, 친박 빠지면 법안 통과 장담 못해

‘박근혜 폭탄’으로 미디어법은 다시 고비를 맞고 있다. 한나라당은 무작정 표결 처리를 주장히기 힘들어졌고, 직권상정 카드를 만지작거리던 김형오 국회의장도 당분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다. 민주당이 사활을 걸고 나선 상황이라 한나라당 뜻대로 일사천리 해결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 한겨레 7월20일자 3면  
 

한겨레는 3면 <표결처리 ‘복잡해진’ 계산법>은 “만약 친박 의원들이 똘똘 뭉칠 경우엔, 국회의장이 언론법을 직권상정해 표결 처리를 한다고 해도 법안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며 “친박 의원들이 본격적으로 단결할 경우 폭발력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확실히 반대 전선을 긋는 민주당 84명, 진보신당 1명, 민주노동당 5명, 친박연대 5명, 창조한국당 2명에 친박 의원(40~60명)들을 보태면 130~150여석에 이르지만 반면, 한나라당 쪽은 친박 의원들이 빠져나갈 경우 110~130표 정도밖에 확보할 수 없다. 한겨레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온 자유선진당 18표의 향배는 아직 가늠하기 힘들지만, 한나라당이 분란에 빠진 상황에서 선뜻 한나라당 손을 들긴 어려워 보인다”고 계산했다.

동아도 이날 3면 <‘박근혜 반대’ 엎친데 ‘정세균 단식’ 덮쳐…>에서 “박 전 대표의 발언으로 50명 안팎인 친박계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본회의 표결에서 반대 또는 기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당 지도부는 친박계 단속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친박계 의원 중 21명 이상이 법안에 찬성하지 않으면 법안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앙 “박 전 대표의 태도, 책임감이 많이 결여”

중앙은 박 전 대표의 발언을 ‘소동’으로 보고 관련소식을 5면에 전했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을 크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169석’ 거대 여당의 힘에 힘을 보태는 여당 원로의 발언을 기사화했으며 한나라당에 ‘제가(齊家)’를 주문했다. 중앙은 사설 <한나라, 제가도 못하면서 무슨 치국인가>에서 “이번 사태는 집권당이 덩치만 공룡일 뿐 체질은 허약할 대로 허약해 국정 사안을 처리할 능력이 없는 불구의 상태임을 여실히 보여 줬다”며 “역대 집권당 중에서 국정의 고비마다 이토록 무책임하게 자중지란을 보인 전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중앙은 “쇄신의 요체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화합, 집권세력의 단결이라고 수차례 강조해왔다”며 “주류는 미디어법을 비롯한 강종 개혁 입법에 대해 박근혜 세력과 공감대를 이뤄 내는데 주력했어야 했다”고 훈수를 뒀다.

   
  ▲ 중앙일보 7월20일자 사설  
 

중앙은 “박 전 대표의 태도도 책임감이 많이 결여됐다고 본다”며 “그는 현실적으로 상당한 정치적 파워를 지닌 비주류수장이다. 주류가 땀을 뻘뻘 흘리며 야당과 씨름하는 건 방관하다가, 국정 운영이 막바지 고비에 이르렀을 때 당론에 제동을 거는 건 자신의 위상에 걸맞은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한나라당이 집권으로서의 능력이 없음을 만천하에 공포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런 집권당이라면 비정규직법이나 집시법 등 여러 민생·개혁법안의 운명도 어떻게 될지 능히 짐작이 간다”고 덧붙였다.

조선도 거들었다. 사설 <미디어법 처리 앞둔 여당 내의 황당한 일>에서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꼽히는 사람이다. 그런 위치에서 여야 대치가 막바지에 이를 때마다 여야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발언으로 정치권을 혼돈 속으로 밀어넣는 일을 되풀이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미디어법 같은 주요 현안에서 초기부터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여야 간 교착 상황을 타개하는 데 일조하는 것이 차기를 생각하는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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