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로소득세만으로 복지국가 가능하다
        2009년 07월 16일 01: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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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대학교 변창흠 교수가 흥미 있는 조사자료를 발표하였다. 변창흠 교수가 도시계획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1998~2007년 사이의 10년 동안 발생한 부동산 개발이익이 약 2,002조에 이른다고 한다(7월 9일자 한겨레신문 보도).

    변 교수는 “1998년 한국의 총 지가는 1,472조 원에서 2007년 3,171조 원으로 1,700조 원이 늘어났고 개발이익도 1998년 -114조 원에서 2007년 302조 원으로 늘어났다”며 “이 기간에 발생한 누계 개발이익은 2,002조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런데 변교수는 이 금액 중 양도소득세와 개발부담금을 통해 환수한 개발이익은 35조 원으로 2,002조의 1.7%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중 양도세를 제외한 순수한 개발부담금, 개발제한구역 훼손부담금 등은 7조 원으로 전체 개발이익의 0.4%에 불과했다. 개발이익 환수 총액에 취득세·보유세 등 토지 관련 세금을 모두 더한 금액도 116조 원으로 전체 개발이익의 5.8%에 그쳤다.

    부동산 개발이익 2,002조 원 어디로?

    결과적으로 지난 10년 동안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생긴 이익 2,002조 원 가운데 각종 세금과 부담금을 제외한 1,886조원이 모두 토지·주택 소유자들에게 불로소득으로 흘러간 셈이다.

    우리는 이러한 조사결과를 접하면서 두 가지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첫째는 이른바 민주정부로 규정되었던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엄청난 규모의 부동산 개발이익이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이것은 명확한 복지국가의 전략과 비전을 갖는 정치세력에 의해 권력이 창출되지 않는 한, 그것이 아무리 민주정부라 하더라도 그리고 아무리 10년 동안 집권을 했다 하더라도 결국 경제적으로는 명쾌한 자기 노선을 구현하지 못한 채 엄청난 불로소득만을 창출할 뿐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다는 것이다. 변 교수의 계산에 의하면, 불로소득에 대한 합리적 과세만으로도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한 재원 형성이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불로소득이란 말 그대로 아무런 노력 없이 가만히 앉아서 얻어지는 소득을 말한다. 이것은 대부분 자산가치의 상승을 통해 이뤄진다. 따라서 이러한 불로소득은 국가 혹은 사회가 거의 그대로 환수한다고 해도 크게 염려될 것이 없다. 자본주의적 효율성의 논리에 따르더라도 불로소득을 ‘사회화’ 하는 것은 혁신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혁신을 압박하는 결과를 빚게 된다. 즉 불로소득에 대한 압박은 성장을 지원한다.

    불로소득 압박은 성장을 지원

    물론, 정상적인 물가상승분을 고려해 주고 자산의 획득과정에 들어간 근로 가치를 일부 인정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최소한 절반 이상의 불로소득을 국가가 환수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미 2008년까지 시행된 양도세 하에서도 3주택 이상 소유분과 비사업용 토지의 양도소득세율은 60%로 정해져 있었다. 이것은 특정 불로소득의 경우 60% 이상을 국가가 환수하겠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재밌는 계산을 해 보고자 한다. 만약 10년간 2,002조원의 불로소득이 발생했다는 변 교수의 자료를 단순히 수평적으로 계산해 연평균 200조원 규모의 불로소득이 매해 발생한다고 가정한다면, 그리고 그 중에서 50%를 국가가 제대로 환수한다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연간 100조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이 돈을 만약 전액 복지예산으로 투입한다면? 이라는 질문이다. 연간 100조 원의 복지예산이 생긴다면 그것은 도대체 어느 정도의 액수일까? 단적인 예로, 200만 명의 대학생에게 연간 등록금 600만 원씩을 무상 지원해도 12조 원이면 해결 가능하다. 우리도 유럽의 다른 나라들처럼 돈 걱정 없이 대학을 다닐 수 있는 무상교육의 세상이 그리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6조 원이면 우리나라에 무상보육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7조원이면 300만 명의 절대빈곤층에게 빈곤탈출을 지원할 수 있다. 그러고도 또 10조 원이 있으면 500만 명의 노인들에게 월 15만 원씩 기초연금을 지급할 수 있다. 지금 나열한 복지제도들을 한 번에 몽땅 도입해도 30~40조 원이면 다 해결 할 수 있는 것이다.

    연간 100조 원의 복지예산 생긴다면?

    물론, 혹자는 이러한 계산법이 너무 단순하다고 비난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변교수의 조사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어쨌든 불로소득에 대한 합리적 과세만으로도 우리는 엄청난 잠재적 세수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도 이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한 거대한 물적 기반을 창출 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 우리 정부는 불로소득의 사회적 환수 보다는 새로운 불로소득을 창출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개발을 통해 엄청난 액수의 개발이익을 창출했고, 그것이 대부분 민간 영역으로 흘러들었던 것처럼, 새로이 시작될 4대강 개발도 결국 토지 소유주들과 건설업체, 그리고 부동산업자들의 이익으로 귀착되지 않을까, 우리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변 교수의 연구결과는 불로소득에 관한 합리적 과세만으로도 적지 않은 정부재정을 마련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 것이다. 지금까지 보수 정치세력뿐만 아니라 자유주의자들도 우리나라가 복지국가를 하기에는 정부재정이 부족하다는 현실 논리를 들이대면서 복지제도의 획기적 확충을 가로막아 왔다.

    불로소득에 정당하게 과세하는 등의 조세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 다음으로 소득세 중심의 누진조세를 강화하는 단계적 증세를 통해 정부재정을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의 평균수준으로 재빨리 끌어올려야 한다. 우리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이러한 공정하고 진보적인 조세 및 재정정책을 통해 보편적이고 적극적인 역동적인 복지국가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정부는 이제라도 소득의 기원을 따져 이를 차등 대우하는 새로운 조세 전략을 도입하고, 이를 통해 불로소득에 대한 엄격한 사회적 환수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정부가 불로소득세라는 새로운 세목을 창설해서라도 자산소득 환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그리고 이렇게 환수된 불로소득은 당연히 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한 예산으로 쓰여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 곧 민생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2009년 7월 16일

    사단법인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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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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