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동연구원, 20년만의 첫 파업
    MB정권 초대 원장 독단에 "못 참아"
    By 나난
        2009년 07월 14일 05: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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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동안 소통을 거부한 채 독단적 연구원 운영과 연구위원들에 대해 ‘사상 검증’에 가까운 뒷조사 의혹 등으로 물의를 빚어오던 박기성 원장 체제의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드디어 일이 터졌다.

    MB 정권 초대 원장 막가파 운영에 "못 참아" 

    노동조합은 지난 1989년 설립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 8일, 조합원 94.6% 찬성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면서 파업에 돌입했고, 박사급  연구위원들도 박 원장의 독단적 행태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14일 노조를 결성하고 나섰다. 한국노총까지 "박기성 원장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체 노동연구원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일까.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노동연구원지부는 지난 13일 5시간 경고파업에 들어간 이후 14~15일에도 5시간 경고파업에 들어간다. 노동연구원은 단체협약 일방 해지, 교섭 해태, 노사 참여 소통기구들의 일방적 해체 등 ‘안 좋은 노사관계’ 사례의 전시장이 돼버렸다는 것이 노조의 시각이다. 

    노동연구원지부에 따르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첫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인 박기성씨는 지난 2월 6일 “경영권 및 인사권 침해”를 이유로 노조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했으며, 이후 10차례에 걸쳐 진행된 실무교섭에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 사진=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노동연구원지부

    MB식, 소통거부 밀어붙이기

    연구원지부는 이에 대해 “인사위원회 등에 노조 참여를 보장한 기존 단체협약은 연구원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안전장치인데도 사용자 측이 지난 2월 일방적으로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했다”며 이는 “지식을 시녀화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연구원은 일방적 단체협약 해지가 “정당한 경영권 행사”라는 입장이다. “지난 4월 노동부가 실시한 8개 산하기간 단체협약 평가에서 ‘인사권 행사시 노조의 동의’ 등 노조활동 허용 등의 이유로 최하 점수를 얻었다”며 “잘못된 단협을 바꾸는 행위”라고 강변했다. 

    박 원장은 단협 일방 해지와 함께 연구위원과 원장 간의 의사소통 통로인 연구위원회까지 일방적으로 폐지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에서는 “내부 구성원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것은 연구원들에게 오로지 자신의 이데올로기만을 따를 것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겠다는 독선적이고 오만한 태도”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노조는 그간 연구원의 평가위원회, 인사위원회, 고용안정위원회 등에 참여해 왔으나, 이번 단체협약 해지 통보 이후 참여의 길이 봉쇄된 상태다. 노조는 “평가위원회 등에 노조가 참여하는 것은 연구원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안전장치”라며 “특히 다른 기관의 경우 최대 9개 항목에 불과한 징계 사유를 24개까지 늘리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20년 유지돼온 소통 기구 수개월만에 막혀

    한편, 노동연구원 박사급 연구위원 20여 명이 박기성 원장의 독단적 운영을 막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노조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기성 원장 취임 후 불과 수개월만에 20년간 유지돼온 소통채널이 일방적으로 단절되고, 협력적 노사관계 관행이 와해되면서 대안 부재의 상황으로 내몰렸다”며 노조 설립 배경을 밝혔다.

    이날 연구위원 노조는 위원장에 황덕순 선임연구위원을, 부위원장에는 조성대 연구위원, 회계감사에는 김정한 선임연구위원을 선출했다.

    노조는 이날 △자신의 편향된 입장을 연구자에게 강요하고, 연구 수행과 평가에 부당하게 개입한 점 △특정한 정치적 의견 그룹의 정책들이 노동연구원의 연구 결과물인 것처럼 포장한 점 등을 박 원장의 심각한 문제점으로 꼽았다.

    연구위원 노조는 이와 함께 “박 원장은 2월 6일 노무사에 교섭권을 위임하고 단체협약을 폐지하면서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이끌었다”며 “박 원장의 독단적인 방침이 공공부문의 노사관계까지 파행으로 이끈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 "원장 한 사람 때문에"

    한편 한국노동연구원 사태에 대해 한국노총은 “지난 20년간 연구원들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노동문제에 관한 국내 최고의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해 온 한국노동연구원의 명성이 원장 한사람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허물어지고 있다”며 박기성 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14일 성명서를 내고 “노사관계에 모범을 보이면서 올바른 노사문화와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뒷받침해야 할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부터 연구의 중립성을 둘러싼 논란과 노사 간의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모든 분란의 중심에 박기성 원장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또 박 원장이 “비정규직을 주제로 한 방송 토론회에 출연해서는 현행 비정규직법의 정규직 전환효과를 전면 부정하면서 사용기간을 폐지하는 법 개정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주장했다”며 “노사문제에 있어서 사용자측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강변해 왔다”고 성토했다.

    현재 연구원지부는 단체협약 해지 철회와 노사관계 정상화, 연구 자율성 보장을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향후 사태 진전이 없을시 21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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