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권 강남 남학생만 와라”
    By mywank
        2009년 07월 14일 03: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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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단체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교육청이 14일 ‘2010학년도 자율형사립고 심의 지정 결과’를 발표하고, 내년 자율형사립고로 전환을 신청한 학교 25곳 중 13개 학교를 자사고로 지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출되는 차기 서울교육감에게 권한이 있는 ‘2011학년도 자사고’를 미리 지정예고하는 ‘조급증’까지 보였다.

    이번에 자사고로 지정된 학교는 강남구의 중동고, 서초구의 세화고, 강동구의 배재고, 종로구의 중앙고와 동성고, 중구의 이화여고, 마포구의 숭문고, 서대문구의 이대부고, 양천구의 한가람고, 동대문구의 경희고, 성동구의 한대부고, 강북구의 신일고, 구로구의 우신고 등 총 13곳이다.

    자사고 지정학교, 13개 + 5개? 

    이와 함께 교육청은 재정여건 등을 개선한다는 조건으로, 신청학교 25곳 중 강남구의 현대고, 송파구의 보인고, 동작구의 경문고, 동대문구의 대광고, 은평구의 대성고 등 5개 학교를 오는 2011년 자사고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들 학교는 내년 ‘2011학년도 자사고 지정 심의’가 끝날 때까지 수익용 자산을 추가로 출연하거나 재단 전입금을 수업료와 입학금 총액의 5% 이상으로 늘리는 등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자사고는 정부가 사립학교에 지원하던 재정결함보조금 대신 등록금과 재단전입금에 의해서만 운영되는 학교다. 수업 일수는 법정 기준(220일)의 10% 범위에서 조절할 수 있고 필수적으로 배워야하는 국민공통 기본교육과정의 50%를 지키는 범위 안에서 나머지 교과과정은 자유롭게 편성할 수 있는 등 자율권이 확대된다.

       
      ▲지난 10일에 열린 ‘자사고 지정 반대’ 교육단체 대표자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이제 고교등록금 1천만원인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 정진후)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차기 교육감 권한 침해 △지역간 편차 심화 △지원자격 제한 △학생수급 불균형 △고액 등록금 △입시학원화 등 서울시교육청의 지정 결과과 자사고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지정과 관련, 전교조는 “현 교육감이 (2011년 전환될 자사고를) 미리 지정한다는 것은 명백한 권한남용”이라며 “내년 6월에 선출되는 차기 교육감이 지정 권한을 갖고 있는 ‘2011학년도 자사고 선정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차기 교육감의 지정권한 침해"

    이어 “교과부는 ‘올해 자사고 30개를 설립하겠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신청학교는 애초 예상했던 70~80개에 못 미친 39개에 불과했다”며 “신청학교의 재정여건 등을 볼 때도 30개를 지정하는 것이 어렵게 되자, 내년에 지정하겠다는 계획까지 미리 포함시키는 무리수를 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이번에 자사고로 지정된 18개 학교(2011년 포함)는 서울의 15개 자치구에만 있고, 금천구 성북구 도봉구 관악구 노원구 중랑구 용산구 강서구 광진구 영등포구 등 나머지 10개 자치구에는 한 곳도 없다”며 고 밝혔다.

    이어 “강남구 등 경제적으로 상위에 있는 자치구는 자사고가 무려 2개씩이나 지정되었지만, 상대적으로 가난한 강북 지역에는 자사고가 없는 자치구가 많다”며 “이는 지역간 학력 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사고 반대’를 요구하며 삭발한 변성호 전교조 서울지부장(왼쪽)과 김태정 평등교육학부모회 집행위원장의 모습 (사진= 손기영 기자)  

    전교조는 “자사고는 내신 성적 50%~100% 범위 내에서 학교별로 지원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생의 지원자격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며 “이 기준에 따라 자사고로 선정된 모든 학교는 상위 50%의 학생들에게만 지원자격을 줌으로써 성적이 좋은 학생들만 다닐 수 있는 학교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이번에 자사고로 지정된 18개 학교 중 13개가 남학교이고 여학교는 1개, 남녀공학이 4개교”라며 “전체 7,070명 중 남학생이 5,880명(85.6%), 여학생이 1,190명(14.4%)”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 지원인 자사고에서 이런 식의 학생선발을 할 경우, 후기 일반계고의 남여학생 불균형 문제는 심각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학생 85.6%, 여학생 14.4%

    자사고의 문제점에 대해 전교조는 “자사고는 기존 등록금의 3배에 이르는 등록금과 재단 전입금만으로 운영되지만, 등록금이 오르는 것에 비해 학생들의 교육여건은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서울교육청 자료만 보더라도 일반고와의 교육환경의 차이는 학급당 학생수가 2명 적은 것 이외에는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등록금은 중단된 정부의 재정결함보조금을 충당하는 데 사용될 것이며, 정부의 재정지원 중단으로 주기적으로 필요한 시설개선비 등은 재단의 막대한 투자 없이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나라 사립재단의 열악한 재정여건을 볼 때,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막대한 비용은 학부모의 주머니 속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자사고 지정 반대를 요구하며, 릴레이 단식농성에 동참한 김현주 전교조 수석부위원장 (사진=손기영 기자)  

    전교조는 “자사고는 교육과정 편성을 50%까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외고에 이은 새로운 ‘입시전문학교’를 출범시켰다”며 “자사고로 지정된 대부분의 학교들이 수능 과목을 중심으로 한 특성화 과정을 ‘교육과정 자율화’의 핵심계획으로 제출함으로써, 이를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교육청도 자사고 2곳 지정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서울교육청의 자사고 지정은 교육망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한 해 등록금이 수백만 원에 이르고, 상위권 학생을 중심으로 선발하는 자율고가 지정되면서 특목고와 자율고 일반고로 이어지는 고교 서열화의 막이 올랐고, 고교등급제 시대가 도래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부산시교육청도 이날 해운대고와 동래여고를 자사고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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