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쓰는 샴푸에서 독성물질 없애기
        2009년 06월 30일 01:19 오후

    Print Friendly
    국제적 기준으로 볼 때 발암물질은 400종 이상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56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찾아내지 않으면 막을 수도 없다. 정부는 소극적이다. 전문가들과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 등이 모여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발암물질 감시 운동의 중요성과 대책, 외국 사례, 현장과 결합된 활동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전문가의 글을 7차례 연재한다. 이 글은 주간 <변혁산별>에도 동시에 실린다. <편집자 주>

    연재순서

    1. 들어가며 : 한국에서 발암물질감시운동이 시작되다
    2. 유럽 신화학물질관리제도 (REACH) 도입배경과 경과
    3. 유럽 시민사회단체의 신화학물질관리제도에 대한 적극적 대응
    4. 유럽 노동조합의 신화학물질관리제도에 대한 적극적 대응
    5. 다시 한국에서, 문제는 무엇인가?
    6. 한국의 발암물질목록은 시민과 노동자의 공동작품이 되어야한다
    7. 마치며 : 발암물질감시운동, 현장에서부터 함께하자

       
      

    아이들까지 무방비로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현실

    석면이 함유된 탈크가 아기용 파우더에까지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생활주변에서 아이들이 심각한 발암물질에 대책 없이 노출되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아이들이 입고 다니는 비옷에는 납이 다량 함유된 것들도 있다. 학교 앞 문구점에서 팔고 있는 아이들 용 장난감 화장품에도 납, 니켈, 크롬 같은 중금속이 들어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많은 환경운동 및 소비자운동단체들은 문구점이나 의류용품, 화장품매장 등을 돌아다니면서 의심되는 상품들을 구매하여 유해물질 함유여부를 분석하고 발표하는 활동을 아주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화장품의 발암물질 문제는 적어도 2년에 한 번은 뉴스에 등장하는 단골메뉴이다. 지난번에 샴푸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되었으면, 이번엔 색조화장품에서 발암성 중금속이 검출되는 식이다. 제품 종류를 달리하면서 문제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얘기이다. 왜 그럴까?

    무질서한 시장, 개별 제품 고발로 절대 못 막아

    이유는 단순하다. 제품 하나 하나의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아이들의 장난감 화장품에서 납이 검출되고, 내일은 아이들의 비옷에서 검출되고, 모레는 아이들의 가방에서 납이 또 검출되는 식이다.

    오늘은 샴푸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되고, 내일은 로션에서 검출되고, 모레는 향수에서 검출될 수도 있다. 수많은 기업들이 수많은 화학물질을 사용하여 화장품과 유아용 의복과 장난감을 제조하고 있는데, 민간 운동이 수거해서 분석하여 감시하는 활동으로는 절대로 충분할 수가 없다. 물론, 이미 시장에 유통된 것을 사후에 관리한다는 것도 문제이다. 결국, 답은 한가지이다. 유해한 물질들의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다.

    화학물질의 사용제한, 가능성을 보여준 유럽의 시민사회운동

    지난 주에 유럽의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를 소개하였다. 이 제도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조직 중에 스웨덴에 있는 「국제화학사무국(Chemsec)」이 있다. 이 조직에는 각종 환경운동단체, 여성, 소비자운동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08년 9월에는 즉각 대체되어야 하는 유해물질 목록(SIN List)을 발표하였다. 발암물질, 생식독성물질, 변이원성물질, 생태계잔류물질 등 총 267종의 물질이 포함되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목록이 REACH의 고위험물질 목록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압력을 넣고 있다. REACH의 새로운 제도 하에서는, 고위험물질 목록에 들어가게 되면, 허가 없이는 시장에 진입할 수 없게 된다.

    한편, 이들은 유해화학물질을 금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기업네트워크를 가동하고 있다. 유해화학물질의 금지와 대체에 찬성하는 기업들을 조직하여, 실제로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이끌어낸 것이다.

    소니에릭슨, 델, 노키아 같이 우리에게도 익숙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자신의 상품 속에 절대로 사용하면 안 되는 금지목록을 작성하고 생산과정을 감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주로 국제화학사무국이 만든 SIN list를 참조하고 있다.  

       
      ▲ 사용금지물질을 소개하는 사라 리(Sara Lee)

    예를 들어 세제 및 샴푸 등 바디케어 용품을 생산하는 사라 리(Sara Lee)라는 기업에서는 프탈레이트나 트리클로산 같은 화학물질들이 들어가지 않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H&M이라는 패션산업체에서는 신발이나 의류에 유해물질이 함유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자신에게 화학물질 원료를 납품하는 업체까지 관리하고 있다.

    대체물질리스트(SIN List), 미래를 위한 약속

    국제화학사무국의 이러한 활동은 REACH라는 새로운 제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유해한 화학물질들의 목록을 시민사회와 기업이 공유하여 그러한 물질을 사용하지 않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성공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 밖에도 국제화학사무국에 참여하는 운동단체 중 하나인 「우리의 미래를 위한 유럽여성모임(WECF)」에서는 SIN list 중의 13가지 화학물질이 장난감 중에 함유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물질들의 사용을 금지하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하였다.

    2007년 REACH라는 새로운 유해화학물질관리제도가 유럽에서 시행되었다. 모든 화학물질의 독성을 평가하여 고위험물질은 시장에서 사용을 금지시키겠다는 것이 REACH의 핵심이념이다. 이 제도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수많은 기업들의 로비와 방해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시민사회운동은 REACH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꿋꿋이 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설득력있게 대안을 제시하면서 말이다. 다음 글에서는 유럽노동조합의 활동 사례를 소개하겠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