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평가 기준이 노조 무력화 정도?
By 내막
    2009년 06월 23일 01: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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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의원과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자회견’을 가졌다. (사진=김경탁 기자)

기획재정부가 지난 6월 19일 발표한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평가 및 기관장 평가결과에 대해 평가기준과 공정성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경영성과보다 노조 무력화작업을 얼마나 충실히 수행했는지가 기준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기재부는 19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통해 ‘선진화 방안’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 한국소비자원과 영화진흥위원회,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한국산재의료원 등 4개 기관장에 대해 해임건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등 17개 기관장에 경고조치를 결정한 바 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과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23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사회공공성 파괴·노동권 파괴·코드 평가·충성강요·헌법유린" 등의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규탄했다.

기관장 해임건의 대상에 포함된 산재의료원의 김자동 노조 지부장은 "산재의료원은 정부에서 실시한 경영평가에서 올해 C등급을 받았지만 이는 작년보다는 실적이 우수한 것"이라며, "경영평가가 나아졌으면 기관장 평가도 나아졌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의문이 들며, 기관장 해임건의안을 보면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장,  정부방침만 전달하다 ‘팽’ 당해"

마찬가지로 해임건의 대상에 포함된 소비자원의 이상근 노조 지부장도 "한국소비자원은 경영평가 결과 D 등급에서 B 등급으로 올라왔고, 이는 모든 구성원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이뤄낸 결과"라며, "소비자원을 ‘미흡’으로 평가한 기획재정부 브리핑을 보면 소비자원이 전반적으로 안 좋았다고 두루뭉실하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근 지부장은 "기관장이 해임될 정도라면 평가내용이 명확하게 밝혀야할 것이지만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당사자인 기관장에게는 소명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은 채 안팎으로 자진사퇴에 대한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부장은 "이번 평가의 기준인 선진화·효율화 등의 방침이 구체화된 것은 지난해 8월부터이고, 실제 평가지침이 나온 것은 12월에서 올해 초 사이"라며, "연말에 나온 평가지침을 가지고 이전 해 전체의 경영성과를 평가한 것은 도무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지부장은 특히 "노조에서도 어느 정도는 타협하고 수용하자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초임삭감, 정원축소, 청년인턴 채용 그리고 노조 전임자 감축 등을 내용으로 하는 노사관계 선진화까지 무엇하나 거부하거나 이행하지 않은 것이 없다"며, "그 기간동안 기관장이 한 일은 노조를 찾아와 정부 방침을 따라달라고 한 것뿐인데, 결국 해임 당했다"고 밝혔다.

이 지부장은 "이런 결과를 보면서 앞으로 예견되는 바는 노사관계 관련 압박이 굉장히 커질 것이라는 점"이라며, "허구적이고 비논리적인 평가틀이 드러낸 바는 노조가 강성이면 가차없이 치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번에 기관장 해임건의가 나온 4개 기관이 모두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이라고 덧붙였다.

"선진화와 상관없는 ‘충성서약 강요용’ 평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민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은 "이번 경영평가는 평가기준부터가 공공기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고, 평가의 공정성에 있어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결코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경영평가는 해당 공공기관의 설립 목적에 맞는 기준이 있어야 하고, 평가단 구성도 설립목적에 맞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포함되어야 하지만 이번 경영평가는 공공기관의 설립목적에 맞는 기준이 아닌 ‘선진화’와 ‘경영효율화’ 위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이른바 ‘선진화’와 경영효율화의 내용은 공공기관의 설립목적에 따른 공공성과는 아무 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정권의 ‘코드’와 긴밀하게 맞닿아 있는 것으로, 이번 결과가 공공부문 선진화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충성서약 강요용’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김 부위원장은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한 "일부 기관은 경영평가결과와 기관장평가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기관장 평가에서 가중치가 부여된 ‘선진화’와 ‘경영효율화’가 기관장 해임의 결정적인 이유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히고, 특히 "평가내용 중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3권을 파괴하는 기준이 제시돼 있다는 점은 크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해당 기관에 대해 이번 평가에서 지적된 내용들은 정원감축 미완료, 노조전임자 숫자, 징계위원회 노동조합 대표 참석, 초임 삭감 미이행, 단체협약이 노동조합에 유리한 조항이 있다는 점 등 노동3권 중 핵심적 권리인 단체교섭권을 통해 노사가 합의해 효력을 갖고 있는 단체협약 사항"이라며,  “이는 명백한 노조파괴 공작이자 헌법 유린”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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