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화세력이 박정희만 못하다"
    By 내막
        2009년 06월 06일 01:4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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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자유’가 사라진 듯한 2009년 대한민국에 우리가 처하고 있는 대부분 문제의 근원은 결국 ‘자유화’로 귀결된다고 분석한 책이 등장했다.

    인터넷에서는 ‘울지아나’라는 블로거로, 오프라인에서는 100분 토론 ‘디워’ 논쟁에 참여해서 ‘국산품 애용론’을 주장했다가 진중권에게 캐발린 논객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하재근의 『MB공화국 고맙습니다』(시대의창, 15,000원)이 바로 그 책으로, 부제는 ‘자유화, 세계화, 무한 경쟁의 나라에서 국민으로 살아가기’이다.

    "우리 민주화에는 중대한 결함이 있으며, 그것은 ‘자유화 파탄’이다. 지금의 민생파탄은 박정희가 아니라 민주화세력 탓이고, 민주화세력이 박정희보다 못하다"는 하재근의 평소 지론을 체계화한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MB공화국’과 ‘자유화’다.

       
    ▲ 『MB공화국, 고맙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MB공화국은 단순히 이명박 정부를 지칭하는 게 아니라, 김영삼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까지 집권기간 20년을 가리킨다. 그리고 자유화란 그 20년을 관통하는 기조다. 이 책은 바로 MB공화국이 지향하는 자유화가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국민의 삶을 파탄으로 몰고 갔는지 이야기한다.

    크게 두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1장에서는 자유화 기조의 출발점과 그 기조로 인해 발생한 한국 사회의 참담한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는 김영삼 정부에서 시작된 자유화 기조가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점점 강화되었고 이명박 정부 들어 공고해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유화의 최대 수혜자는 일반 서민들이 아니라 ‘그랜드서클’로 대표되는 상위 1퍼센트들인데, 그들은 그 수혜를 놓치고 싶지 않아 가진 자에게 유리하도록 교육제도를 바꾸고 각종 규제를 풀려 한다고 주장한다.

    ‘공정하고 자율적인’ 경쟁에서 일반 서민들은 상위 1퍼센트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규제가 풀린 자율적인 기업환경 속에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대기업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

    2장에서는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을 이야기한다. 우리 사회가 미국이나 중남미 국가들의 뒤를 밟게 될 것인지, 아니면 제조업의 강국 독일이나 일본 그리고 가장 인간다운 사회의 표본이 되고 있는 북유럽 국가들의 뒤를 밟게 될 것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는 국민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국민들이 자유로운 경쟁 속에서 나 혼자만 잘살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비로소 ‘MB공화국’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탐욕의 경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지역 간 성적 경쟁을 조장하지 않는 평준화, 지역 간 부동산 개발 경쟁을 벌이지 않도록 하는 부동산 규제정책, 지역 간 경제 집착증 경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국가 차원에서의 복지·고용·산업전략이 그것이다. 이러한 제도가 정비될 때 비로소 ‘MB공화국’이 아닌 진정한 ‘공화국’이 건국될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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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하재근

    문화평론가. <서프라이즈> <노하우21> 등에서 대표필진과 편집장을 맡았다. 지은 책으로는<중국의 역사와 문화>, <서울대학교 학생선발지침>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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