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옥외 집회 '신고제' 합헌 결정
By 나난
    2009년 05월 28일 04: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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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옥외집회 시 경찰에 미리 신고토록 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 조항에 대해 재판관 7대1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8일 새사회연대 이창수 대표가 “집시법이 집회 시위에 대해 과도한 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미신고시 형사 처벌하는 등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돼 표현의 자유 및 과잉 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며 낸 헌법소원을 기각했다.

이창수 대표가 지적한 조항은 구 집시법 2조1호, 6조1항, 19조2항 및 13조로, 이들 조항은 옥외집회 개최시 최소 48시간 전 관할 경찰서장에 신고서를 제출하고, 경찰서장이 이를 금지할 경우 집회를 개최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행 집시법 역시 조항을 달리해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재판부는 “일정한 신고절차만 밟으면 일반적·원칙적으로 옥외집회 및 시위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으므로 헌법상 사전허가금지 조항에 반하지 않는다”며 “집회개최자가 겪어야 하는 불편함 등이 신고로 인해 보장되는 공익과 비교했을 때 법익균형성 요건도 충족돼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미신고 옥외집회 주최의 경우 단순히 행정질서에 장해를 주는 정도를 벗어나 공익을 침해할 높은 개연성을 가진 행위이므로 행정형벌을 부과하도록 규정한 것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조대현 재판관은 “신고의무 대상이 되는 집회가 광범위하고, 사회질서를 해칠 개연성이 없는 집회나 긴급·우발 집회에 대해서까지 신고를 요구하는 것은 헌법 37조 2항에 반한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헌법재판소의 옥외집회 신고제 합헌 결정에 민주노동당 백성균 부대변인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기본권보장 취지와 거리가 먼 시대착오적 판결”이라며 “집회신고제는 이명박 정권 들어 사실상 허가제로 변질돼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권이 만신창이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재판부가 “일정한 신고절차만 밟으면 일반적 ․원칙적으로 옥외집회 및 시위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고 한 것에 대해 “재판부가 과연 동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인지 의문이 간다”며 “이미 실정법에 따라 신고한 집회들이 줄줄이 불허 통보를 받고 정권의 입맛에 따라 잘려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집시법 신고의 취지는 미신고 집회가 서로 충돌해 불상사가 일어나는 것을 막는 등 집회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도록 하는 게 본래 목적”이라며 “현재의 집시법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게 아니라 집회를 통제하는 것으로 그 목적이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헌재의 결정에 대해 “지난해 촛불집회 이후 과도한 공권력 남용으로 공안정국을 조성하는 데 이어 앞으로도 국민의 집회 결사 및 표현의 자유를 더욱 위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히 유감”이라며 “버스로 겹겹이 서울광장을 막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추모열기까지 통제하는 현 상황에서 내려진 판결이라 더욱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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