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기본권 제한, 헌법에 예정된 사항?"
By 내막
    2009년 05월 26일 05: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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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지난해 7월 『나쁜 사마리아인들』, 『대한민국사』, 『우리들의 하느님』 등 시판중인 책 23종을 ‘불온 도서’로 지정하고 영내 반입을 금지한 데 대해 당시 군법무관이었던 정아무개 전 중위 등 5명이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의 공개변론이 25일 열렸다.

국방부는 지난해 ‘군내 불온서적 차단대책(강구)’ 공문을 육해공군에 보내 △불온서적 취득 즉시 보고 및 기무부대 신고 △불온서적 반입 여부 일제 점검 △우편물 반입시 개봉 확인 등을 지시했고, 이에 대해 당시 군법무관 5명이 이런 조처가 알 권리와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가 국방부로부터 파면 등의 중징계를 당한 바 있다.

"우방국 지나친 비판도 불온 도서 해당"…재판부 질책

<한겨레>에 따르면 이날 청구인 쪽의 최강욱 변호사는 "국군이 목숨을 걸고 지킬 가치는 헌법이 정하고 있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며 "법률과 헌법에서 정하지 않은 ‘불온 서적’ 소지·취득을, 내부 규정을 이유로 징계하는 것은 과도한 기본권 침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방부 쪽 변호인은 "군인의 기본권 제한은 헌법에 예정된 사항"이라거나 "우방국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인 도서가 불온 도서에 해당할 수 있다"는 등의 해괴한 논리로 맞서다 재판부로부터 질책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국방부쪽 변호인은 군인의 기본권 제한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부잣집 아들이 걷기 귀찮다고 (영내로) 대형 승용차를 가져온다면 이를 제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가 재판부로부터 "지금 우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국방부는 앞서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서 "비주류, 혹은 익숙하지 않은 이념이나 사상, 역사 등의 주제를 다룬 책을 읽기를 원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의 보호 영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당 "군인들을 창살 없는 감옥에 가두겠다는 것"

공개변론에서 나타난 국방부의 괘변에 대해 민노당 백성균 부대변인은 "헌법 전문 어디에도 ‘군인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은 적시되어 있지 않다"며, "이명박 정권이 느닷없이 도심집회 불허를 들고 나오면서 헌법위배를 손바닥 뒤집듯 하고 있는 작태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백 부대변인은 "교도소 수감 죄수들도 책과 서신 등의 검열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의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에 대해 군인들만큼은 예외’라는 주장은 군인들을 창살 없는 감옥에 가두겠다는 반 인권적이며 초헌법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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